■신경구의 포용도시
지난 18일 광주 자매도시인 미국 샌안토니오시 청소년 방문단 26명이 3박4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이 방문행사를 주관한 광주국제교류센터는 광주 청소년 10명을 선발해서 사전 교육을 거친 뒤 두 도시의 젊은이들이 함께 모든 일정을 같이 하게 했다.
이 캠프에 참여한 양 도시의 36명 청소년들은 광주의 역사를 함께 배우고, 광주향교, 광주전통문화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등을 방문하고 5·18국립묘지 참배도 했다. 또 전국 최대 규모인 조선대학교 e스포츠경기장에서 친선 교류활동도 진행했다. 일부 학생들은 무등육아원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상호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고, 모든 참여자들이 그룹으로 나눠져서 송정역 시장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보통 외국에서 단체 손님이 오는 경우 환영식을 마치고 나면 외국인들만을 위한 교육 또는 투어가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 손님들 뿐 아니라 광주 시민 역시 서로 인맥을 맺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오랫동안 광주국제교류센터와 전남대에서 국제교류 관련 일을 하면서 세운 원칙이 있다. 모든 사업에는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부 위탁사업인 경우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외국인만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또 실무자들은 추가로 사람을 뽑아야 하고 사전교육을 해야 할뿐 아니라 관리해야 할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업무도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과 광주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사업을 진행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세계 시민교육 과정을 제공했다. 세계시민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는 하지만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외국인과 함께 체험하고 공부하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쉽지 않다.
참가자들은 교실에서 배운 외국어로 외국인 친구와 실제로 필요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이렇게 며칠 동안 같이 활동하면서 외국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는 경험은 참가자의 영어 능력을 키우는 데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처음 만난 외국인들과 활동을 하는 것은 영어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일반 의사 소통 능력을 키우는 데에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참가자 스스로 의식하지는 못 했겠지만, 일정 동안 가벼운 대화로 시작해서 더 진지한 대화까지 끌고 가는 중요한 대화 훈련을 했을 것이다.
광주 참가자들은 외국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광주의 문화적인 가치를 다시 해석하게 되었다. 필자는 외국인들과 함께 5·18 항쟁에 대한 소개를 받는 광주 참가자들이 외국인들 못지 않게 깊은 감동을 받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광주 청소년들은 외국인 친구를 갖게 된 것을 매우 행복하게 생각했다. 젊은이들은 단순한 행사와 활동을 통해서 쉽게 친구도 되고 평생 지속되는 인맥을 만들기도 한다. 통계낼 수는 없지만 광주의 국제화 정도는 광주시민들의 국제 인맥 숫자에 비례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실제로 청소년 참가자들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광주의 전통과 문화를 알려주면서 나도 다시 공부했고, 외국과의 차이점도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광주를 소개한다는 자부심과 사명감도 있었으며 외국 친구들과 우정도 쌓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 "광주에 살면서도 잘 몰랐던 여러 곳을 탐방하면서 배워 광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샌안토니오 청소년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고 그 시의 문화에 대해서 알게 됐다" "영어로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과 문화를 나누고 또 광주의 역사를 알려주면서 영어에 자신감도 생기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전해오기도 했다.
신경구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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