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in] '광주 맛' 알릴 브랜드, '무등' 넣고서야 완성

입력 2024.08.05. 14:54 이삼섭 기자
<3>김지태 무등F&B 대표
이름 고민했지만 ‘더할 나위 없다’ 뜻에 꽂혀
‘맛의 도시‘ 자부심 드러난 대표 브랜드 목표
“광주 시민들과 함께 성장해 갔으면…” 희망
김지태 무등F&B 대표는 '맛의 도시'를 대표할 브랜드를 통해 도시의 자부심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무등이 곧 광주이고, 광주가 곧 무등이다'는 말처럼 무등은 그 자체로도 광주의 브랜드입니다. 무등이란 이름으로 무등산의 아랫자락에서 시작된 이 도시에서 무등은 '상징' 그 이상의 무언가로 시민 일상과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광주에서 무등을 상호명으로 쓰는 기관, 법인, 단체가 300여개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이들에게 무등일보가 묻습니다. 왜 무등인가요?

편집자주.

"어릴 때부터 무등산에 많이 올라가 개구리 잡고 놀았고, 무등경기장도 다녔고…. 온라인 게임에서 쓰는 닉네임도 무등이에요."

무등왕돈까스, 무등숯불갈비를 산하 브랜드로 둔 무등F&B.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김지태 대표(42)의 '무등'에 대한 진심은 의심할 여지 없이 드러난다. 광주에서 태어나 누구보다 광주를 사랑하는 김 씨에게 무등이란 이름보다 '더할 나위 없는' 단어는 없었다.

그렇기에 김 씨는 '맛의 고장' 광주를 대표할 돈가스 브랜드를 만들 때 어떤 이름으로 할지에 1시간도 채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씨는 "사명을 지을 때 당연히 많이 고민했고 또 여러 좋은 이름을 붙여봤지만, 무등이란 이름을 넣고 나서야 비로소 완성됐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무등의 사전적 의미가 명사로는 등급이 없다, 부사로는 더할 나위 없다는 뜻이 있는데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좋은 말들뿐이었다"면서 "우리 가게에 오는 사람들 간에는 등급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우리 집 음식을 먹고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지태 무등F&B 대표가 광주 수완동에서 운영하는 무등숯불갈비 간판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그 무엇보다 광주 사람들이 '무등'에 대한 친숙함과 애정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김 씨는 "사실 음식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상호가 눈에 먼저 띄어야 하고 사람들이 부르기에 입에 딱딱 맞아야 한다"면서 "광주 사람들에게 무등은 부르기에도 쉽고, 기억하기도 쉽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토록 무등이란 이름을 광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씨는 "광주시민들의 어떤 시민 의식 같은 게 투여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밝혔다.

그는 "광주는 민주화운동의 성지이고 모두 그것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런 정신의 뿌리가 어떻게 보면 무등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등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등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게 무등산이다 보니 고객들이 종종 무등왕돈까스를 무등산왕돈까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김 씨는 "무등과 무등산은 같기 때문에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다"고 했다.

너무도 광주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보니 전국에 브랜드를 확산하는 데 걸림돌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에, 그는 단호히 "아니다"고 답했다. 오히려 미향(味鄕)을 상징하는 단어로 전국에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씨는 "전세계에서 K-푸드 열풍이듯 수도권에서는 전라도 음식이 열풍이다"며 "무등이라는 상호를 가지고 있을 때 이득이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에서 시작한 브랜드나 식당들을 더 많이 사랑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며 "더 열심히 해서 전국 곳곳에 무등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무등F&B 브랜드인 무등숯불갈비 외부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그런 점에서 그는 광주의 식문화 수준을 더 높이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 씨는 "광주가 맛과 멋의 도시이기 때문에 식문화 수준을 더 높여 광주라는 도시가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노력할 테니 시민들도 함께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덧붙이는 글: 기획 연재 '당신의 무등' 인터뷰는 오는 9월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광주 파빌리온관에서 전시됩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광주 파빌리온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주제로 시민들과 호흡합니다. 공동체, 연대, 포용, 인권 등의 단어로 대표되는 무등(無等) 개념을 다양한 방식과 협업으로 확장합니다. 5·18민주화운동 '비경험 세대' 가 주축이 된 여러 작가들이 광주정신의 예술적 계승 방식을 탐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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