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참맛을 아시나요 ⑩영광특산물] 영광하면 굴비? 장어가 섭하죠

입력 2021.05.24. 16:00 선정태 기자
[코로나시대 남도특산물을 찾아서]
'밥도둑' 굴비는 너무너무 잘 아실테고
항생제 하나도 안쓰는 웰빙식 민물장어
전국 유일 보리특구서 잘자란 찰보리
9대 특산물 외 9개 특화 작목도 육성
염장한 영광 굴비를 건조하는 모습.

영광군은 굴비로 유명하다. 굴비 하면 영광이고, 영광하면 굴비가 떠오른다. 이렇게 전국적인 인기를 끄는 특산물 때문에 영광의 다른 농특산물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장어와 모싯잎 송편, 찰보리가 대표적이다. 지리적표시 인증을 받은 모싯잎 송편은 그 역사가 오래됐고, 영광의 양만장도 그 수가 엄청나다. 찰보리는 전국 유일의 산업 특구로 지정될 정도다. 보리를 많이 키우면서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싹보리 제품들도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광 굴비

◆국민 '밥도둑' 영광 굴비

'밥도둑' 굴비는 염장, 건조 과정 중 생성되는 독특한 풍미와 조직감이 특징이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어온 전통 수산가공 식품 중에 으뜸으로 손꼽힌다. 영광군의 청정 해풍을 받고 자연 건조된 영광굴비는 단백질 함량이 많으며, 굴비의 정미성분인 아미노산 함량이 많아 맛이 담백하고 감칠맛이 풍부한 특성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영광군의 굴비는 몸길이 17㎝ 이상의 국내산 참조기만 이용해 굴비를 생산하고 있는데, 원료조기 조달에서부터 염장·엮기·건조·세척·건조·냉동보관·포장·출하 등의 일련의 엄격한 과정을 거쳐 출하하고 있다.

굴비는 염장굴비와 마른 굴비로 나누어지는데, 염장굴비는 장마철과 여름철을 제외한 3~6월에 제조·가공하며 약 90% 정도 차지하고, 마른굴비는 11월~이듬해 3월에 제조·가공하며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

영광 민물장어

영광군은 다양한 굴비를 개발해 신세대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간편식 굴비만두와 몸에 좋은 녹차굴비, 튜브형 굴비고추장을 선보이고 있다.

영광굴비를 찾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판매량과 매출액이 증가했다. 영광굴비는 국가브랜드 대상(NBA)을 5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영광 보리특구의 보리밭 전경.

◆ 항생제 쓰지 않는, 믿을 수 있는 민물장어

영광굴비 못지않게 많이 생산되는 수산물이 민물장어다. 영광군에만 70곳이 넘는 양만장이 있으며, 전국의 25% 이상인 약 3천500t이 생산돼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광군의 민물장어는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육질과 맛이 뛰어나고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웰빙 건강식품으로 소문났다.

영광군은 민물장어 종자의 이동수역으로, 주변에 하천이 발달돼 있어 민물장어의 종자 구입이 용이하고, 양식에 필요한 풍부한 지하수가 발달돼 있어 양식 여건은 비교 우위에 있다.

싹보리분말

특히 영광 지역 토질은 황토로 조성돼 있어 토양 자체적으로 살균 효과가 있다. 이 덕분에 민물장어 양식에 많이 사용하는 각종 항균·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 영광군은 자연스럽게 무항생제 양식을 많이 하는 대표 지역이 됐다.

영광의 민물장어중 '황토 갯벌장어'는 폐염전 부지 등에 황토를 살포한 노지 양식장을 조성해 자연산과 비슷한 만을 내는 쫄깃한 육질이 특징이다.

황토갯벌장어는 양식 중인 뱀장어를 황토와 갯벌로 조성된 노지 양식장에서 1년 이상 키우면서 새우 등 갑각류를 먹이로 삼는다. 또 양식장도 넓게 활용해 다른 지역 장어보다 1~2㎏ 더 성장하고 있다.


◆유일한 보리산업 메카 제품 탁월

영광군은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 특구이자 지리적 표시제를 통해 그 우수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영광군의 식량작물 생산량 중 맥류는 6천530톤으로, 쌀을 제외하고는 전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재배 면적 역시 1천461㏊에서 71%가 증가한 2천500㏊로 지역 농가소득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리떡

영광군은 보리를 지역특화 작물로 육성하기 위해 융복합 플랫폼 구축과 지역경제 활력 증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향토산업육성사업·농촌융복합지구조성사업 등을 통해 지역단위의 융복합산업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여기에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이나 새싹보리 생산 장려금 지원, 찰보리 구입 택배비 지원 등의 사업을 통해 보리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 지원하고 있다.

이 결과 '보리산업 메카'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고, 보리빵, 보리찜떡, 보리식혜, 보리막걸리, 새싹보리 분말 등 25여 종의 다양한 보리 가공제품들이 생산·판매돼 보리의 부가가치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새싹보리에 항암, 미백, 항산화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생리활성을 가지는 폴리페놀성 물질인 루테오린, 사포나린 등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영광 칠산 갯벌천일염은 타 주산지의 천일염에 비해 미네랄 함량은 높고,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은 알칼리성 소금으로 맛있고 건강에도 좋다. 대마 할머니 막걸리는 친정에서 100년 동안 한약재를 빚던 비법 그대로 전수된 정성이 깃든 막걸리로 달콤하면서도 톡쏘는 맛이 일품이며, 간척지쌀은 갯벌을 막아 만든 칠산 간척지에는 패각류의 부산물이 많아 쌀에 다량의 미네랄을 공급해 영양가가 높다.

비옥한 토질에서 저 농약으로 재배되는 영광 딸기는 일조량이 많아 육질이 단단하고 색상은 물론 당도가 뛰어나고 비타민 C가 풍부하며, 태양초 고추는 색이 붉고 육질이 두텁고 윤기가 나며 감칠맛이 난다. 설도젓갈은 근해에서 어획된 싱싱한 수산물과 미네랑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품질의 영광 천일염으로 가공해 맛이 고소해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 9개 특화 작목 육성도 추진

영광군은 9개 특산물 외에도 9개의 작목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9개 품목은 고추와 딸기, 망고 등 특화작목 3개 작물과 보리·모시·감자·고구마·포도·사과대추 등 6개의 육성 작목으로 나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기술·정보 지원을 집중·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자 조직의 체계적인 육성으로 자생력을 기를 수 있게 힘쓰고 있다.

우선 고추는 지역적응 우량품종 선발을 위한 전시포 운영, 친환경 재배 기술 보급 등을 추진하고, 딸기는 영광농업인대학 운영과 전문가 현장컨설팅을 늘린다. 애플망고 재배기술을 위해 실증시범포 운영, 생산 규모화를 위한 재배단지조성을 진행하다. 모시는 기능성물질을 포함한 신품종 개발과 유전자원 수집·보존, 재래종 모시를 우량품종으로 바꾼다. 보리는 가공업체와 농업인 선호도가 높은 종자를 증식·보급하고 보리 부가가치 증진·소비 촉진을 위한 전문 가공업체도 양성한다. 고구마는 품질 고급화·생산성 향상을 위한 육묘 기반을 다지고, 감자는 조기출하를 위한 재배시설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포도는 샤인머스켓 재배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사과대추는 재배 시설환경 개선 시범사업 등을 통해 영광 농산물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모싯잎송편(통동부)

◆ 온라인 쇼핑몰 판매 지원 우선

영광군은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 판매 지원을 우선시하고 있다. 쇼핑몰을 세울 경우 시행착오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현실적으로 지역 농업인들에게 도움줄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모싯잎송편캐릭터(모시몽, 동부콩이)

우선 온라인 유통경로 다각화를 위해 4개 영농업체에 1천250만원을 지원하는 온라인 판매 확대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타 시·도 소비자가 영광쌀 구매시 택배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영광군 원예농산물 TV홈쇼핑 방송 지원'으로, TV홈쇼핑 방송료 지원, 라이브커머스 방송 지원, 홍보·마케팅 지원, 온라인 쇼핑몰 바이럴 마케팅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영광=한상목기자


김준성 영광군수 "온라인 판매 방향성, 군이 주도적으로 진행"

김준성 영광군수

"코로나19로 가속된 비대면·온라인 판매에 대해 지역 농업인들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판매 전략의 방향을 영광군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겠습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코로나19가 2년째 이어지면서 농산물 판매 방법이 코로나 이전과 크게 바뀌고 있다"며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강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고품질 쌀 생산·안전 축산물 생산 기반 확대'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농촌인력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과 기상이변 영향으로 농산물 생산 감소와 판로 감소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영광의 특산물은 밥도둑으로 유명한 영광굴비, 서해안의 깨끗한 갯바람으로 자란 모싯잎, 무공해 쌀로 정성을 다해 빚은 모싯잎송편, 영광 칠산 갯벌 천일염, 대마 할머니 막걸리, 간척지쌀, 영광딸기, 태양초고추, 찰보리쌀, 설도젓갈 등 9개 품목이다"며 "고품질 농수특산물 생산과 공동출하로 농가소득 증대를 도울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위기에 맞춰 농업경쟁력 확보와 지역특화작목을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곡식 중심의 농업에서 벗어난 '영광군 대표 지역특화작목 육성계획'을 세웠다"며 "고추와 딸기, 망고 등 특화작목 3개 작물과 보리·모시·감자·고구마·포도·사과대추 등 6개의 육성작목을 선정해 기술·정보 지원을 집중·강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자 조직의 체계적인 육성으로 지역 농업의 자생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이렇듯 영광의 특산품을 다양화 하고 있지만, 지역의 특산품을 판매하기 위해 군이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보니 농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마케팅사업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중 '영광군 원예농산물 TV홈쇼핑 방송 지원'을 통해 비대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밴드 라이브 방송과 네이버 라이브 방송을 비롯해 구매 가망 고객 음성DM 서비스를 통해 홍보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농산물 체험단 홍보물 증정 방식도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유명 블로거, 인플루언서, 페이스북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인천공항, 서울시 강남터미널 등에 영광군 특산품 홍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광=한상목기자 alvt71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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