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가 굴비 비린내 잡았다···영광·보성, 환상의 콜라보

입력 2021.11.24. 14:51 선정태 기자
녹차염장 굴비 시식회 "잡내없고 맛있다"
상품화 가능성 높아 설 선물 준비 계획
두 지자체 대표 특산물 판매 확대 기대
지자체간 협업 성공 가능성 확인 성과

영광군이 24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영광굴비와 보성녹차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녹차굴비 상품개발 시식품평회'를 열었다. 사진은 굴비를 염장한 녹차 재료들.

영광군은 24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영광굴비와 보성녹차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녹차굴비 상품개발 시식품평회'를 열었다. 사진은 시식용 굴비와 시식평가표.

"굴비가 맛있지만 비릿한 냄새 때문에 집에서 굽기 거북했는데, 녹차로 재웠다더니 냄새가 확 줄었네요. 집에서도 편하게 구울 수 있겠어요."

영광군의 대표 특산물 굴비와 보성군의 대표 특산물 녹차가 만나 큰 시너지를 냈다. 예상보다 더 좋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광군은 굴비의 잡내를 없애고 맛과 향을 살리는 방법으로 녹차를 활용해 대표 밥상 음식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됐고, 보성군은 녹차 활용의 다변화가 가능해져 판로 확대를 기대하게 됐다.

무엇보다 영광군과 보성군은 지금까지 사례를 찾을 수 없었던 지자체간의 협업이 성공적이라고 판단, 협업 대상을 확대할 수 있게 된 한편 전국 지자체들에게도 협업과 협동을 고민하게 하는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광군은 24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영광굴비와 보성녹차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녹차굴비 상품개발 시식품평회'를 열었다. 이날 시식회에 김준성 영광군수를 비롯한 군 직원 40여 명과 박우육 보성 부군수 등 보성군 직원과 보성차생산자조합 관계자 등 10여 명까지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시식회는 지난 1월 영광군과 보성군의 업무협약 이후 10개월만의 성과다. 영광군수협은 올해 초 보성 녹차를 제공받아 제품 개발에 나섰다. 7개월 간의 제품 개발 후 자체 시식에서 상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시식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영광군은 24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영광굴비와 보성녹차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녹차굴비 상품개발 시식품평회'를 열었다. 사진은 사식을 기다리는 시식자들.

시식회에 제공된 굴비는 기존처럼 영광 천일염으로만 염장 골비와 녹차 소금으로 염장한 굴비, 녹차 추출물로 재운 굴비, 녹차소금과 녹차추출물을 섞어 염장한 굴비 등 4가지가 제공됐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된 시식회는 4가지 방식으로 염장한 굴비를 맛보고 맛과 향, 식감, 색태 등 4가지 항목에 각각 1~5점의 점수를 매기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굴비가 준비된 식탁에 앉은 시식자들은 가장 먼저 굴비 접시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곧이어 "(굴비)냄새가 안나네?", "약하지만 녹차 냄새도 나는 것 같아", "굴비 특유의 잡 냄새가 없다"고 평가했다.

영광군은 24일 군청 구내식당에서 '영광굴비와 보성녹차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녹차굴비 상품개발 시식품평회'를 열었다. 사진은 사식을 기다리는 시식자들.

저마다 신중하게 4가지 굴비를 맛보며 평가지에 자신의 점수를 매겼다. 다른 염장 굴비를 맛보기 앞서 입을 행구는 신중함을 보이기도 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듯 연신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식자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맛있다", "좋네" 등 고개를 끄덕이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일부 시식자들은 "기존 굴비와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영광수협은 이번 시식회 평가표를 바탕으로 내년 설까지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서재창 영광수협 조합장은 "주부들이 가정에서 굴비를 구울 때 가장 불편해 하는 잡내를 녹차로 잡을 수 있게 됐다. 설을 앞두고 상품을 개발해 영광굴비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며 "굴비의 잡내를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녹차가 굴비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녹차를 더 다양한 굴비 상품과 결합하는 것도 개발 중이다"고 밝혔다.

영광군과 보성군은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두 지역간의 다른 특산품도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영광군수는 "굴비가 녹차를 만나 굴비의 명품화가 가능해져 소비층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보성군과 좋은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다른 상품 콜라보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보성 부군수는 "보성녹차 음료의 다변화에 이어 음식으로의 변신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굴비의 효과를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어, 부진한 녹차시장의 판로 확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영광군 쇼핑몰에 보성 특산물을, 보성군 쇼핑몰에 영광 특산물을 판매하는 등 모든 방면에서 서로의 특산물을 홍보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영광=한상목기자 alvt71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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