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성 등 고려하면 탄핵뿐
헌재 구성·구속 등 변수지만
14일 탄핵안 통과 가능성 높아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탄핵'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구성과 구속 등 변수가 있으나 혼란스런 국정 상황을 하루빨리 정리하기 위해서는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 탄핵 또는 하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되면, 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즉시 정지된다. 이후 사건은 헌법재판소(헌재)로 넘어가며, 헌재는 접수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최종 선고를 내려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는 91일 만에 선고가 내려졌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인용된다. 그러나 현재 헌재는 후임 재판관 임명이 지연되며 6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헌재법은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해 사건을 심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기능 마비를 막기 위해 해당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둔 상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6명만으로도 심리가 가능하나,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재판 전 재판관 구성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내란죄'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기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하는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여당이 내년 2~3월 하야 시점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는데,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퇴진 시기를 늦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임기단축·책임총리제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질서 있는 퇴진' 방안인 '임기단축개헌'과 '책임총리제'는 야당의 반발과 법적 한계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임기 단축 개헌은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변경하고,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구상이다. 하지만 개헌은 여야 합의와 국민 동의가 모두 필요하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상황에서 국민이 그의 임기를 1년 반 더 연장하는 데 동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책임총리제는 윤 대통령이 국정을 총리에게 위임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헌법상 관련 규정이 없고, 대통령이 총리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진다.
◆결국 해법은 '탄핵'뿐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탄핵 외의 결말은 현실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책임총리제는 대통령이 총리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한 의미가 없고, 다수당인 민주당이 임기 단축 개헌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다"며 "결국 선택지는 탄핵 또는 하야뿐인데, 윤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따라서 탄핵이 유력한 결말"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할 가능성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총선이 불법 선거였고, 불법적으로 당선된 국회의원이 국가를 망치고 있어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할 것이다"며 "하지만 의회 점거와 국회의원 체포 시도 등의 행위는 명백히 위법하다. 탄핵 인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은 기정사실화됐다"며 "12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이후 '친윤계' 권성동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당내 갈등과 이탈표가 늘어 14일 탄핵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법적 근거가 없는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현실성이 없으며, 헌재 선고 시점에 따라 3~4월 벚꽃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경이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탄핵안 의결 전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직무 정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설 밥상 화두 '조기 대선'···광주·전남 정치지형 변화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설 연휴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조기 대선이 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방선거를 약 1년 앞둔 지역 정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 전인 오는 4월 이전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므로, 늦어도 5월에는 조기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민주당 대권 주자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세가 하락하면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조사 결과도 잇따르며 대권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는 28%로 선두를 달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4%, 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각 6% 등이 뒤를 이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38%)이 민주당(36%)을 앞섰다. 정권 교체론이 힘을 잃는 가운데, 비호감도가 높은 이 대표의 대권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에 비명계 대권 주자들에 이목이 쏠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김부겸 전 총리는 지지율 역전 상황에 대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가야 한다. 달라야 이길 수 있다"며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이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김문수 장관도 변수다.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만 18세 1천14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가상 양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김 장관은 38.8%를 얻어 이 대표(41.5%)와 초접전을 벌이며 주목받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국민의힘 주요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제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역 정치권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특히,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판도는 대선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광주·전남 지역은 시장과 구청장, 도지사와 시장·군수 등 단체장 22명 중 2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차기 지방선거에서도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 내 공천 경쟁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방선거 주자들은 통상 1년 전부터 채비에 나서는 만큼, 조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만약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친명계의 당내 권력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선 패배 시 비명계의 반발과 당내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정치인이나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향후 대선 판도에 따라 광주·전남의 정치 지형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주자들은 전략 수립과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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