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사 피해 온라인신고시스템 운영은 불가능할까?

입력 2024.09.03. 08:17 박승환 기자
10월초까지 2호선 2단계 구간 굴착 돌입
복공판 수없이 깔려 도로 혼잡 가중 불가피
피해 입어 신고하고 싶어도 절차 까다로워
지난 2일 광주 서구 풍암동 지하철 2호선 공사 구간 주변. 사진은 복공판 끝이 날카롭게 튀어나온 모습.

광주 도심 곳곳을 파헤친 지하철 공사 장기화로 불편은 물론 타이어가 찢기는 등 차량 파손 피해가 잇따르면서 시민 편의를 위한 '온라인 신고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공사가 본격화되는 이달부터 공사 피해 민원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광주시가 민원 창구를 일원화해 신속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3일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도시철도 2호선 2단계(광주역~첨단~시청·20km) 구간 도로 굴착 공사가 시작된다.

공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다음달 초까지는 아직 시공사 선정이 되지 않은 7공구(광주역~오치주공 1단지·2.49km)와 10공구(OB맥주공장~양산지구사거리·1.81km)를 제외하고 굴착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굴착 작업이 시작되면 수많은 복공판이 설치되기 때문에 도로 혼잡이 지금보다 가중된다는 점이다.

1단계(시청~광주역·17km) 구간에 깔린 복공판이 올해 12월까지 90%가량 철거되고, 내년 6월이면 도로포장이 완료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10개월가량 혼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처럼 공사 구간이 확대되면서 피해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일 광주 서구 풍암동 지하철 2호선 공사 구간 주변. 사진은 매끄럽지 않은 복공판과 지워졌다가 다시 드러난 유도선의 모습.

공사장 주변에 설치되는 복공판은 소재가 강철이라 표면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보다 상대적으로 미끄러운 데다가 운전자들의 원활한 통행을 돕기 위해 긋는 유도선마저 기존에 지웠던 게 다시 드러나는 등 되레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어서다.

실제 정의당 광주시당이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두 달간 집계한 피해 건수는 183건이었다. 이 중에서 차량 관련 피해는 123건(67.2%)에 달했다.

하지만 지하철 공사 구간에서 피해를 입었음에도 이를 증명하기 어려운 데다 절차 또한 복잡해 실질적인 보상은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피해 사례 중에서도 상당수가 블랙박스가 없거나 사고 장면이 담기지 않아 시공사의 과실을 입증할 수 없어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었다.

현재 지하철 공사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시공사 측에 직접 청구하거나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하는 등 3가지 방법이 있다.

시공사 측에 직접 신고하는 경우 피해를 본 공구의 시공사부터 찾아야 하는데 현재 지하철 공사를 맡은 시공사만 9곳(중복 포함)이다. 시공사를 찾아 대표전화로 전화를 걸어 보상을 청구하려면 담당자가 아니라며 일명 '전화 뺑뺑이'가 시작된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와 국민신문고를 통하는 방법도 담당 시공사를 안내하는 수준일 뿐이다. 과실 여부 입증은 둘째치고 신고 과정 자체가 번거로운 셈이다.

지난 2일 광주 서구 풍암동 지하철 2호선 공사 구간 주변. 사진은 복공판 끝이 날카롭게 튀어나온 모습.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가 온라인 신고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광주시가 온라인으로 운영 중인 전동킥보드 민원신고시스템처럼 사고 지점과 유형, 사진, 간단한 내용 등만 입력해 등록하면 광주시가 시공사를 찾아 접수해주는 방식이다.

시민들을 위한 공사가 되려면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본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40년 경력의 택시 기사 이모(69)씨는 "지하철 공사장 주변을 지나기 무섭다. 공사가 시작된 후 타이어 등 소모품도 전보다 자주 교체하고 있다"며 "한 번은 타이어가 찢어진 적이 있어 아들한테 부탁해 신고를 했는데 블랙박스에 담기지 않아 보상을 못해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억울해서 보상을 받고 싶어도 절차부터 너무 까다롭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불가능할 것 같진 않다"며 "내부적으로 다른 부서와도 상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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