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입주작가 6명 합류…집필실 등 이용시설 모두 무료
전국 최초 민간인 작가가 직접 사재로 만든 창작공간

해남 땅끝마을에 터를 잡은 문학인들의 창작공간 인송문학촌 토문재(吐文齋)가 28일 문을? 연다. 30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박병두(59) 작가가 사재를 들여 고향 해남에 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을 만들었다. 이날부터 분야별 입주작가 6명이 토문재에 거주하며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펼치게 된다.
토문재는 "글을 토해낸다"는 뜻이다. 입주작가를 모집하고 창작공간 등을 지원하는 형태는 기존 문화예술기관이 운영하는 레지던시와 비슷하다.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이 같은 시설을 민간 영역에서 운영·관리하기에는 버거운게 사실이지만, 박 작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토문재는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 일원에 건립됐다. 약 1300평 규모로 전통한옥 양식으로 지은 본관과 별관, 정자 등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1월 착공에 들어가 그해 12월 준공했다. 토지 매입 기간을 더하면 토문재가 들어서기까지 2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10억원이 넘는 토지 매입·건축 비용은 모두 운영자인 박 작가가 사재로 충당했다. 경찰공무원 재직 시절 장만한 집 한채와 저축을 전부 토문재에 쏟아부었다. 전기·수도세, 휴지, 쌀, 치약, 비누 등 운영비 중 일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할 예정이다.
토문재를 구성하는 3개 동 중 본관에는 북카페, 세미나실 등 공용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별관은 입주작가의 문학창작공간(집필실)이며, 박 작가가 유독 심혈을 기울인 정자 인송정(仁松亭)은 휴식공간이다. 그는 산과 바다 등 자연과 어우러진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인송정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줄 최적의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본관 북카페는 작가들만의 공간을 넘어서 땅끝을 찾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커피 등 음료 제공과 함께 작품집, 계간지, 문예지, 인문학 서적, 신문 등을 열람할 수 있게 꾸몄다.

집필실은 작가들의 개인 작업공간이자 숙소로 사용된다. 토문재에는 본관과 별관 포함 총 7개(본관 4·별관3) 집필실이 있다. 이곳은 책상과 의자, 다과 찻상, 개인 화장실, 싱크대를 갖추고 있다. 특징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개별적인 식사와 요리를 할 수 있는 취사도구와 식재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각실마다 입주 기간은 상이하다. 예컨대 하우실은 1년, 국화실은 2개월, 난초실은 1개월, 송정실은 1주일 등으로 나뉜다. 이번 1기 입주작가 모집에는 23명이 신청해 6명(부부 작가 포함)이 최종 선정됐다.
입주작가에게 주어진 모든 혜택은 무료로 제공된다. 자립하지 못한 예비작가나 숨겨진 인재 발굴이 토문재 건립 취지라 비용을 일채 받지 않는다. 이러한 시도는 민간영역에서 토문재가 전국 최초다. 박 작가는 "30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제주도와 강원 횡성 등지에서 유랑생활을 하면서 글쓰기에 몰입했다. 당시에 작가들의 창작공간이 전국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며 "제대로 된 창작공간이 없어 활동을 하지 못하는 서러움을 알기에, 또 조금이나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토문재를 운영하게 됐다"고 했다.

모집분야는 크게 문학과 문학 외(영화, 미술, 사진 등)로 구분된다. 입주작가 선정은 작품실적, 집필계획 적합성, 기대효과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산출한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박 작가는 향후 토문재 옆 빈 터에 전국 최초가 될 '문학작가연수원' 건립을 계획 중이다. 명상센터, 국제세미나실, 도서관, 작가 남녀 숙소, 다실 등 공간을 갖춘 전통한옥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박 작가는 "문학작가연수원이 국내에 단 한곳도 없다. 해남에 작가연수원이 생기면 토문재와 함께 한국문학의 미래를 여는 단추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해당 기획서를 문체부에 제출한 상태"라고 했다.

수원문인협회장을 역임한 박 작가는 1985년 KBS TV문학관 극본작업을 시작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작가의 길을 함께 걸어왔으며 월간문학, 현대시학, 열린시학, 문학세계 등을 통해 작품 활동을 꾸준히 했다. 장편소설 '유리상자속의 외출', 시집 '해남 가는 길', 에세이집 '흔들려도 당신은 꽃', 시산책집 '착한사람을 보면 눈물이 난다' 등 다수 작품을 남겼으며, 공로를 인정 받아 대한민국 예술문화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박 작가는 "물질적인 풍요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정신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세상은 인문주의 정신과 인간성 회복이 시급하다"며 "인문학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책무는 이러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작품을 통해 위로를 선사하는 것이다. 토문재는 인간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해남=박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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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해남' 대도약 시작, 경제도시 비전 완성 " "민선8기 지난 2년은 민선7기에 이어 역대 최대의 군정성과를 거두며, 으뜸해남의 비전을 구체화해 온 시간이었다. 후반기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결집해 더 큰 해남의 미래를 구상하고 장기발전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데 속도를 높여 나가겠습니다."명현관 해남군수는 지난 26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민선8기 2주년 언론인 간담회를 갖고, 전반기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군정발전 방향과 비전을 설명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해남군은 민선8기 출범이후 해남형 ESG 윤리경영을 군정의 전 분야에 도입하고,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에서 최우수(SA) 등급을 6년연속 달성하는 등 신뢰받고 일 잘하는 군정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2019년 예산 1조원 시대를 연 이래 6년연속 전국 군단위 최대 규모 예산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집행 평가 2년연속 전국 시군 지자체 1위, 국도비 6천659억원·공모사업 3천92억원 확보 등 역대 최대 재정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수치상으로 확인해 보면 민선7기가 시작되던 지난 2017년 본예산 기준 4천630억원에서 2024년 8천825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고, 매년 1조 3천~5천억원 규모의 전국 군단위 최대 예산을 운용하고 있다.특히 민선7기가 시작되기 전인 2017년 43건, 200억원에 불과하던 공모사업은 지난해 127건, 1천501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최근 5년간 공모사업으로만 603건, 6천912억원을 확보했고, 2017년 1천852억원이던 국도비도 2023년 3천414억원을 확보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예산규모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집행률 또한 매년 높아져 지난해에는 84.3%의 집행율을 거두는 등 2년 연속 전국 시군 지자체 1위를 차지하며 일하는 군정상을 확립했다.민선8기 전반기 주요 성과로는 ▲고소득 부자농어촌 실현과 지속가능 미래농업의 기반 조성 ▲경제 선순환체계 구축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계절 축제와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관광활성화 ▲지역소멸 극복을 위한 세대별 기반시설 확충과 인구정책 시행 ▲주민참여형 해남형 ESG의 확산 ▲대규모 SOC확충과 장기성장동력 사업 발굴 등이 꼽힌다.가장 최근 눈에 띄는 성과로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이다.솔라시도 기업도시와 화원산업단지 2개소, 총 26만평이 정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됐다. 해남군 기회발전특구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데이터센터 조성 66만㎡(20만평)와 화원산단 해상풍력 배후단지 20만㎡(6만평) 등 총 86만㎡(26만평)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첨단전략산업이 육성된다.기회발전특구 지정은 해남군이 추진하고 있는 2030 프로젝트의 일부로, 해남군은 민선8기 후반기를 해남의 20년, 30년을 좌우할 장기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명 군수는 "솔라시도 기업도시와 화원산단에 첨단 기업들이 들어서고, 일자리를 찾아 젊은 인구가 유입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수준의 관광레저도시로서 관광객들이 북적이며, 청정환경 속 가장 살기 편하고, 스마트한 도시가 해남에 생겨날 것이다"며 "해남의 미래세대는 더 이상 땅끝이 아닌 대한민국의 중심, 유라시아의 시작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당당히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해남군은 민선8기 후반기 역점사업으로, 이미 지정이 완료된 기회발전특구를 비롯해 해양관광레저거점 조성, 고속철도(KTX) 해남노선 국가계획 반영 등 3대 역점사업과 국립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및 농업연구단지 조성, 탄소중립 에듀센터 및 녹색융합 클러스터 조성, 수산양식기자재 클러스터 조성, 김치원료공급단지 조성, 교육발전특구 지정 등 주요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에 더욱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명 군수는 "민선8기 후반기는 해남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세대의 먹거리가 될 성장동력의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대부분 사업이 지금하지 않으면 10년 이상 기다려야 할 어렵고 힘든 사업이지만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첫 단추를 성공리에 꿰게 된 만큼 2030 프로젝트를 통해 사통팔달 살기좋은 경제도시의 비전을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해남=윤창식기자 yjbcs200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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