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파악 안돼 피해 보상·입식 늦어
올해 양봉 포기 속출…농작물 피해 우려도

지난해 9~10월부터 발생한 '꿀벌 실종' 사건이 전남 전체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피해가 전남 양봉 농가의 74%에 달하는데다 피해는 10만4천900여 군에 달하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는 14일 전남도가 꿀벌 집단 실종 및 폐사와 관련해 도내 30군(1통당 벌 3만~4만 마리) 이상 양봉하는 1천831 농가, 24만5천여 군을 대상으로 피해 조사를 한 결과 피해 규모가 1천360여 농가의 10만5천900여 군으로 파악했다. 벌통 기준으로 43%, 1군 당 3만 마리로 계산했을 때 꿀벌 개채수로 30억 마리 이상이 집단으로 사라지거나 폐사된 셈이다.
그동안 해남과 강진 등 전남 서부권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조사 결과 전남 22개 시군 중 목포시를 제외한 21개 시군의 양봉 농가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했다.
지역별로는 보성이 124개 양봉 농가가 폐사·사라짐으로 피해가 가장 컸고, 순천 156 농가와 무안 90 농가 각 8천여 군, 강진 61 농가 7천여 군, 장성 100 농가 6천여 군 그리고 구례 66 농가 4천400여 군 순으로 분석됐다. 최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던 해남군은 98개 농가 중 74농가가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 군은 1만1천여 군으로 발생 규모는 가장 높았다.
양봉 농가 중 7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곳은 438농가에 이르렀으며, 80%는 316농가, 90% 이상도 191농가에 이르렀다. 양봉 군 전체에서 벌이 살아진 농가도 108 농가에 달했다.
하지만 꿀벌이 집단 실종 및 폐사한 원인은 이상 기후 등으로 추정할 할 뿐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9∼10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은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 봉군이 약화됐다. 이렇게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의 외부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외부기온이 낮아지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월동기간 일벌들은 공 모양으로 밀집돼 형태를 유지하는데, 강한 봉군들은 단단하게 밀집해 외부환경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약한 봉군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꿀벌 단체 실종으로 올해 전남지역 양봉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5월 초께 꿀을 생산해기 위해 3월 초에 입식해야 하지만, 피해 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아 농가에서 꿀벌을 입식하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꿀벌은 식물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전달하며 식물의 수분을 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꿀벌이 줄어들면 주변 농작물과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쳐 추가 피해 가능성도 있다.
양봉 농가들은 "꿀벌 집단실종과 폐사로 사실상 올해 벌꿀 농사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꿀벌 집단 실종 피해는 단순히 양봉 농가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생태계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올해 벌꿀 농사를 위해 입식에 필요한 자금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남도는 꿀벌산업 육성사업 지침을 변경해 벌통 교체와 여왕벌 입식을 지원할 계획이다. 1군 당 25만~30만원 수준으로 전체 250억~3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 피해 농가 기자재와 입식비 지원, 사교구매 자금 추가 지원, 대출 상환 연장을 비롯해 가축재해보험 꿀벌 특약 사항 개선을 건의키로 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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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제역 암소가 76%···"임신 중 백신 기피?" 구제역 백신 접종하는 공수의사. 뉴시스 전남지역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소 대부분이 암소인 것을 두고 농가들이 암소에 대해 백신접종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임신한 소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조산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방역당국은 암소가 수소 보다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감염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해당 주장과 연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20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 도포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이날 현재 감염농가는 영암 11곳, 무안 1곳 등 모두 12곳으로 늘었다.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소는 54마리, 살처분된 소는 397마리로 집계됐다.확진 판정된 한육우 가운데 41마리가 암소, 13마리는 수소다. 비율로는 암소가 76%, 수소가 24%로 암소가 3배 가량 많다.이를 두고 축산업계 안팎에선 암소 '백신 기피설'이 나온다. 백신을 접종하면 암소의 경우 유산확률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어서 주저하는 농가들이 간혹 있다는 것이다.실제 수정 후 임신 5개월 이상 지나 말기(280여 일)까지는 '유예축'으로 분류해 출산 후 수시 접종으로 백신을 투여하다 보니 공백기가 있을 수 있고 백신 면역이 떨어진 시점과 겹칠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다만 도는 암소의 계체수가 수소 보다 두배 이상 많기 때문에 암소 암소 감염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도 관계자는 "백신접종을 하게 되면 소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산을 하거나 그럴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수소와 마찬가지로 1년에 두 차례씩 정기접종을 빠짐없이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을 유예한다고 해서 암소 확진 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13일 전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도는 백신 항체 형성 시까지 차단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도는 출입통제, 소독, 임상검사 등 신속한 초동방역 조치를 취했으며, 양성축만 선별적으로 살처분한다. 전날 기준 백신 접종률은 97%로, 22일까지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도는 최근 화순 세량제(저수지) 인근에서 주민신고로 발견된 야생 삵 폐사체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당 지역에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반경 500m 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화순군 보유 소독 차량으로 주변 도로에 대해 집중소독을 실시했다.강영구 전남도 도민안전실장은 "백신접종 후 항체 형성 시까지, 매일 소독과 임상예찰, 사람과 차량의 농장 출입 통제 등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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