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숙원 해결 vs 개발사 이익 극대화
개발 과정과 절차에 각종 의혹·논란만 거세
"지역민 마음 헤아려 더 자세히 설명·소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17년 여수를 경도 일대에 1조 원을 투자해 꿈과 낭만이 가득한 '아시아의 모나코'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6성급 리조트 호텔과 빌라, 물놀이 공원을 새로 만들고 섬을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도 건설하기로 했다. 해양 스포츠의 꽃인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시설도 조성하기로 했다.
당시에는 여수를 중심으로 한 전남과 남해안의 관광 발전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청사진이 그려졌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여수 경도 개발사업은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히 레지던스 건립 문제와 연장선에 선에 있는 경관 훼손,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다양한 찬반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이 경도 진입도로 예산 문제다. 여수시의회는 수차례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가 부활시키는 등 혼돈의 연속이다.

◆ 여수 발전 기회서 논란의 중심으로
경도 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미래에셋그룹이 여수 경호동 일원 2.14㎢에 호텔과 콘도, 워터파크, 인공해변, 해상케이블카, 상업시설 등을 대단위로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추진되는 경도 진입도로 건설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총 사업비 1천195억원을 들여 여수~경도 연륙교를 포함한 길이 1.35㎞의 도로를 2024년까지 짓는 사업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 11일 열린 착공식에서 "여수 경도를 최고의 퀄리티로 창의적으로 개발해 문화를 간직한 해양관광단지로 만들겠다"면서 "경도 개발에 따른 이익은 단 한 푼도 서울로 가져가지 않고 여수에 재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래에셋과 여수시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게임'이었다.
문제가 불거진 건 미래에셋이 레지던스 건립을 추진하면서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을 벤치마킹해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도입해 비수기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남도 건축경관심의위원회는 경도 레지던스의 층수와 규모를 축소할 것을 조건으로 재심의 끝에 조건부 의결했다.

◆ 진입도로 예산, 삭감 부활 다시 삭감
하지만 경도 개발사업의 생활형 숙박시설을 놓고 일부 여수시의원과 지역사회단체가 반대하면서 논란이 일었고, 여수시의회는 예산 삭감 등 구체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여수시의회는 여수시가 경도 진입도로와 관련해 부담해야 할 239억원 중 올해 부담금 73억원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결정을 했다. 미래에셋이 개발하는 경도에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이유다.
이어 지난 2월 9일 여수시의회 해양도시건설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경도 해양관광단지 진입도로 개설 사업부담금 예산안 71억7천800만원을 다시 한번 전액 삭감했지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전액 부활하며, 예산안 통과를 낙관했다. 하지만 같은 달 15일 열린 본회의에서 경도 진입도로 예산이 포함된 추경안 전체가 부결됐다.
여수시의회는 예산 삭감 이유에 대해 "미래에셋이 계획하고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립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주변 경관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3연속 상정 이례적… 절실? 의회 무시?
여수~경도간 연륙교 개설공사를 위한 예산안이 여수시의회에서 연거푸 부결된 가운데 여수시가 3월 임시회에 관련 예산안을 세 번째 상정했다.
시의회는 미래에셋과 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청취한 뒤 연륙교 예산을 다루겠다고 밝혀 양측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여수시는 지난 3일 여수시의회에 오는 15일부터 진행되는 제219회 임시회에서 경도 연륙교 관련 시비 부담액 72억 원을 포함한 133억원 규모의 제3회 추경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지자체가 의회에 3차례 연속 같은 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부결된 예산을 재상정하는 것은 집행부가 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무시하는 처사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여수시는 경도 연륙교 예산이 1조 5천억 원 규모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회기 예산 통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지방재정법상 국도비 사업은 시비 부담을 먼저 반영하도록 조건이 명시돼 있어 이번 달 안에 추경이 편성되지 않으면 향후 여수지역 SOC 국도비 유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수시의회 의장단은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미래에셋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관련 추경 예산 심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여수~경도 간 연륙교 예산을 미래에셋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의 레지던스 건립 철회를 주장해온 여수시의회가 연륙교 예산 시비 분담금 만큼의 사회공헌을 논의하는 것은 일종의 출구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임시회가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임시회인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의장단과 미래에셋 간 간담회가 경도 연륙교 예산 통과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 각종 의혹 휩싸이며 지연
여수시의회와 여수 시민들이 경도 개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원인은, 미래 에셋이 부동산 투기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기 위해 경도를 이용한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 의혹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경도 내 경호초등학교 이전·확대도 레지던스를 크게 짓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오해했다.
'높은 건물을 지어 수익을 최대로 낸다'는 소문이 커지면서 경관 조망을 해친다는 소문까지 퍼지게 됐다. 여수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경고 레지던스를 흉물로 취급하자 대교 측 건물을 29층으로 짓겠다는 애초 계획에서 21층으로 낮추고, 국동항 측 건물은 29층에서 25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2개 건물은 최고층 을 29층에서 27층으로 낮추는 등 1천184개 실을 짓겠다는 계획에서 63개 실을 축소해 1천121개실로 변경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에 대한 의혹의 눈길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수시는 지난 6일 '경도 개발을 위한 간담회'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경도 개발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두차례나 시의회 심의에서 부결된 연륙교 예산 편성의 시급성을 논하고 설득하기 위한 자리였다.
경도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시의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거론됐던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경도 개발을 반대하는 측은 억지 주장과 불통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반발의 속내 '여수시민 무시?'
이날 간담회는 경도 개발을 반대하는 쪽의 주장이 터무니없거나 오해에 비롯된 점이 많아 이를 해명하기도 했지만, 합의점 없이 마무리됐다. 지역민의 저변에는 미래에셋이 여수 시민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짙게 깔린 것이다.
여수 시민단체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경도 개발에 대해 지역민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전남도가 중재자 역할에 나섰다. 최근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미래에셋 관계자를 만나 여수시민들이 경도 레지던스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1조5천억원 투자 계획의 실현 가능성, 차질없는 착공과 완공 시기에 대한 걱정에 대한 해명을 부탁하고, 현장 소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극복할 수 있게 주기적인 간담회 개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박창환 전남도 정무부지사는 "여수시민들은 미래에셋이 약속한 투자 계획에 대한 걱정이 많다. 확대 투자계획을 포함한 종합투자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또 여수에 투자본부를 신설하는 등 사무실 업그레이드와 함께 시민단체와 언론인 등 지역민과의 소통에도 적극적 나서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박 부지사는 "특히 레지던스에서 나온 수익을 지역에 환원한다는 계획도 명확하게 설명하면 오해와 불신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여수=강명수기자 kms305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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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3 위해 힘차게 응원할게요"···순조로운 첫걸음에 챔필 '들썩'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빈자리 찾기 힘든 관중석 신한 SOL BANK 2025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야구 팬들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가득 메운 채 승리기원 응원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2025.03.22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개막전 경기라 더 흥분돼요."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전이 열린 22일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V13 여정의 첫 시작을 직접 목격하기 위한 관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따뜻한 봄 날씨 속 챙겨온 점퍼를 벗고 미리 챙겨온 사인 유니폼이나 V12가 새겨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관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경기 시작을 1시간가량 앞둔 시간임에도 각 출입구를 통해 구름처럼 몰려들기 시작한 관중들은 선수들의 타격연습을 보면서 기대감을 키워가기 시작했다.구름같은 인파는 족발, 떡볶이, 피자 등 구장 내부 점포에서도 이어졌다.100m가 넘는 긴 줄을 이루면서 통행로를 가득 정체가 이뤄지고 스태프들이 다시 줄을 세우기도 했다.수많은 관객들이 저마다의 간식과 음료, 주류 등을 손에 쥐고 자리에 앉아 곧 시작할 경기를 고대하는 듯했다.개막행사가 시작되고 KIA 타이거즈의 우승반지 수여식과 우승 엠블렘이 공개되자 그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22일 이채연(15.여)양과 이서준(12)군 등이 손가락으로 V13을 표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이날 관중석에서 만난 이채현(14·여·양산중)양과 이서준(12·연제초)군은 "운이 좋아 가족들과 함께 첫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너무 기분좋다"며 "오늘 외인 대결에서 경험이 많은 네일이 이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이군은 "김도영이 올해는 40-40(40홈런·40도루)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김은서(27)씨는 "지난해 우승의 감동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개막전이 돌아와서 너무 흥분된다. 이번 예매에 성공해 고흥에서 올라왔다"며 "NC와의 시범경기 전적이 좋았던 걸로 기억해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다. 무실점 승리를 기원한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경기가 시작되고, 2회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KIA 타선이 3연속 안타와 1타점을 터뜨렸고, 온 관중들이 '기아 없이는 못 살아'를 연호하며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하지만 3회 말 김도영이 다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되자 팬들은 걱정과 아쉬움의 탄식을 내쉬었다. 일부 팬들은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6회 초 NC의 역전타로 인해 팬들이 잠시 긴장하기도 했다.22일 야구 팬들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우고 승리기원 응원을 하고 있다.탄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 말 주장 나성범을 시작으로 안타와 홈런 행렬이 이어지고 KIA가 순식간에 재역전을 이뤄내자 관중석에는 웃음꽃이 피었다.타선의 폭발이 이어져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개막전 승리를 거두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즐거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축제를 즐기듯 수많은 관객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어깨동무와 함께 '최강기아'를 외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한 관객은 "첫 시작을 잘 마무리해서 아주 기분이 좋다"며 "올해는 위기 없이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연속 우승을 달성해 해태 왕조 시절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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