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개발' 가닥 잡히며 가시화 됐지만
"시민 의견 더 들어야" 주장에 '혼돈'
지역민들 피로감 호소, 장기표류 우려

2012년 개막한 여수세계박람회(이하 엑스포)는 80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간 성공적인 행사였다. 연 600만명 수준의 관광객이 찾던 지역의 작은 항구 도시에 불과했던 엑스포 이후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200% 이상 늘어난 전국적인 관광지로 변신했다.
하지만 지금의 '관광 여수'를 있게 한 박람회장은 10년이 되는 시점에 이르기 까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다 낡고 망가진 채 암울한 현실속에 남아 있다.
여기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각자의 목소리만 높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또다시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흉물로 남은 박람회장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은 엑스포 당시 국가에서 빌린 3천700억원 규모의 부채를 떠안고 시작했다. 사후활용을 맡은 박람회재단은 부지 내 2필지를 민간에 매각해 호텔 2곳을 유치했으나, 부지매각 중심의 민간개발 방식에 대해 지역사회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이 모이지 않는 동안 박람회재단의 예산은 해마다 줄면서 박람회장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은 실정이다.
박람회재단 예산은 2014년 60억원이었지만 이후 매년 10억원씩 줄어들다 2020년에는 7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본예산에 반영이 안돼 쪽지예산으로 근근히 지원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단 한푼의 예산도 지원받지 못했다. '국가 행사 5년 지원 후 일몰제' 규정 때문이다. 올 예산은 10주년 기념행사 비용 5억원이 전부다.
예산이 줄어든 동안 박람회장은 낡고 망가진 곳 투성이었지만 수리하지 못한 채 방치됐다. 여수를 찾는 관광객들과 부지내 호텔 투숙객들이 박람회장을 찾았지만 흉물스러운 건물에 아연실색하고 돌아갈 뿐이었다. 1천만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여수의 부끄러운 민낯인 셈이다.

◆ '여수광양항만공사 운영'으로 가닥
그동안 '공공 개발'과 '민간개발'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10년을 방치한 끝에 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가 주체가 되는 '공공 개발'로 가닥이 잡혔다.
박람회장은 2013년부터 부지의 민간 매각을 추진했지만, 박람회 성격과 맞지 않는다며 무산됐고, 2017년 복합상업시설에 여러 업체가 투자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부적격 판단이 나오면서 유치에 실패했다.
그러다 지난해 '여수세계박람회장 공공토자 및 개발용역 결과보고회'에서 "항만공사가 여수광양항과 박람회장을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 중장기 재무 안전성은 양호하고 박람회장 공공개발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공공 개발에 대한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 타당성 용역에서 항만공사가 박람회장을 매입한 뒤 신규투자를 통한 공공개발을 하면 중장기 재무 안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힘을 얻었다.
용역 결과 박람회장 공공개발 종합게획을 수립할 때 수익사업을 발굴하고, 수익사업 투자계획을 조정하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조사됐다.
여수박람회법과 항만공사법이 걸림돌이지만, 주철현 의원이 관련법 개정 법률안을 개정·발의해 법사위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항만공사가 참여하는 걸림돌도 제거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자 김회재 의원은 여수시나 별도 법인이 개발해야 한다는 '민간 개발'을 주장하며 반대했다.
김 의원은 "항만공사에 팔 수 있다면 여수시도 가능하다. 여수시가 맡아 별도 법인을 설치·운영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해묵은 갈등의 재현이 반복된 것이다.
이에 여수시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과 운영비를 시에서 부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시민들도 '공공 개발' 찬반 양분
'공공 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10년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였지만 지역 국회의원들간의 이견에 이어 지역민들의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커지면서 갈등 양상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공론화 추진준비위원회는 지난 3일 "여수의 미래를 담보할 박람회장은 정치권의 일방통행식 결정이 아닌 30만 여수시민의 뜻이 반영된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논의중인 박람회법 개정을 중단하고 이해 관계자가 참여한 숙의공론화를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자"고 주장했다.
TV 토론회와 여론조사를 통해 지역민 의견을 도출, 박람회장의 개발 방향을 정하자는 것이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여수박람회장 공공개발 촉진 시민연대는 이에 반발, 개발 주체는 재정 여력과 공공성, 지역성을 갖춘 항만공사가 대안이라며 주장했다.
이처럼 지역 정치권에 이어 지역 사회도 양분되자 시민들은 또 다른 지역내 갈등 요소로 떠오르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10년 째 허송세월을 보낸 박람회장 사후 활용이 다시 장기 표류할 것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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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3 위해 힘차게 응원할게요"···순조로운 첫걸음에 챔필 '들썩'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빈자리 찾기 힘든 관중석 신한 SOL BANK 2025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야구 팬들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가득 메운 채 승리기원 응원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2025.03.22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개막전 경기라 더 흥분돼요."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NC다이노스의 개막전이 열린 22일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V13 여정의 첫 시작을 직접 목격하기 위한 관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따뜻한 봄 날씨 속 챙겨온 점퍼를 벗고 미리 챙겨온 사인 유니폼이나 V12가 새겨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관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경기 시작을 1시간가량 앞둔 시간임에도 각 출입구를 통해 구름처럼 몰려들기 시작한 관중들은 선수들의 타격연습을 보면서 기대감을 키워가기 시작했다.구름같은 인파는 족발, 떡볶이, 피자 등 구장 내부 점포에서도 이어졌다.100m가 넘는 긴 줄을 이루면서 통행로를 가득 정체가 이뤄지고 스태프들이 다시 줄을 세우기도 했다.수많은 관객들이 저마다의 간식과 음료, 주류 등을 손에 쥐고 자리에 앉아 곧 시작할 경기를 고대하는 듯했다.개막행사가 시작되고 KIA 타이거즈의 우승반지 수여식과 우승 엠블렘이 공개되자 그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22일 이채연(15.여)양과 이서준(12)군 등이 손가락으로 V13을 표현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이날 관중석에서 만난 이채현(14·여·양산중)양과 이서준(12·연제초)군은 "운이 좋아 가족들과 함께 첫 경기를 볼 수 있게 됐다. 너무 기분좋다"며 "오늘 외인 대결에서 경험이 많은 네일이 이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이군은 "김도영이 올해는 40-40(40홈런·40도루)의 대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응원의 마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김은서(27)씨는 "지난해 우승의 감동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개막전이 돌아와서 너무 흥분된다. 이번 예매에 성공해 고흥에서 올라왔다"며 "NC와의 시범경기 전적이 좋았던 걸로 기억해 좋은 모습 보여줄 것 같다. 무실점 승리를 기원한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경기가 시작되고, 2회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듯 KIA 타선이 3연속 안타와 1타점을 터뜨렸고, 온 관중들이 '기아 없이는 못 살아'를 연호하며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하지만 3회 말 김도영이 다리 통증을 호소해 교체되자 팬들은 걱정과 아쉬움의 탄식을 내쉬었다. 일부 팬들은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6회 초 NC의 역전타로 인해 팬들이 잠시 긴장하기도 했다.22일 야구 팬들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가득 메우고 승리기원 응원을 하고 있다.탄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8회 말 주장 나성범을 시작으로 안타와 홈런 행렬이 이어지고 KIA가 순식간에 재역전을 이뤄내자 관중석에는 웃음꽃이 피었다.타선의 폭발이 이어져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개막전 승리를 거두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즐거운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축제를 즐기듯 수많은 관객들이 서로를 얼싸안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어깨동무와 함께 '최강기아'를 외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한 관객은 "첫 시작을 잘 마무리해서 아주 기분이 좋다"며 "올해는 위기 없이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연속 우승을 달성해 해태 왕조 시절의 영광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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