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의 30년 염원, 이번에는 반드시 이뤄지길

입력 2022.03.27. 18:57 선정태 기자
[윤석열 정부 광주·전남 현안 이것만은 꼭]
③전남 국립의과대 설립
의료 취약지·의료비 유출 전국 최다
의대 분원으로는 의사 수급 불가능
'졸업 후 머무르는' 특화 대학 절실

[윤석열 정부 광주·전남 현안 이것만은 꼭] ③전남 국립의과대 설립

17개 시도 중 국립의과대학 없는 유일한 지역. 전국에서 의료취약지역이 가장 많은 지역. 의료비 역외 유출이 가장 높은 지역.

이런 수식어들은 전남의 안타까운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말이다.

전남도는 1990년대 목포대에 의대 건립을 추진하다 실패한 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국립의대 건립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꼭…', '이번에는 되겠지…'로 바라던 세월이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래서 전남도의 국립의대 건립은 도민의 30년 염원이 됐다.

전남도는 차기 정권에서 국립의대 설립이 가장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섬이 많은 데다 초고령 사회가 된 시군도 늘면서 의료 복지에 대한 요구는 절실하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태부족이다.

전남도의 오랜 바람이 국정 과제로 채택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국립의대 신설 대신 '국립의대 분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에 포함되더라도 예산 등을 세부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실행 시기가 늦어지거나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전남도의 바람은 시작부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공약하지도 않은 현안을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전남도의 낙후된 의료복지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가장 절실하다는 의미다. 이에 전남도는 당선인에 전남의 현실을 알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상급 종합병원조차 없는 전남도 입장에서 윤 당선인의 말대로 전남대 의대 분원이 동부와 서부에 각각 들어서면 지역 의료 복지 혜택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당선인의 말대로 진행하더라도 가장 핵심인 필수 의료인력 확보·보급이 안 된다는 문제에 곧바로 직면하게 된다.

의료 인력을 보급할 수 있는 의과대학 없이 종합병원만 들어서게 되면 배출된 의사들은 곧바로 서울이나 수도권, 가까이는 광주로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필수 의료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전남도민이 소비하는 의료비의 30% 이상이 타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이다. 실제 2020년까지 전남도민이 쓴 4조5천억원의 의료비 중 1조5천억원 정도가 서울이나 수도권 등 상급 병원에서 사용됐다. 그러면서도 기대 수명은 최고 지역과 2.6년이나 벌어질 정도로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는 단순한 국립의과대학이 아닌 취약지역 특화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바라고 있다. 일본의 자치의과대학이나 노르웨이의 취약지 맞춤형 의과대학, 캐나다의 온타리오 의과대학이 전남도가 바라는 형태다. 학생들의 등록금 등을 전액 무료로 해 교육시킨 후 일정 기간을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역 출신 의대생 선발과 취약지 맞춤형 교육, 취약지 실습도 포함된다. 실제로 취약지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의무복무 기간이 끝난 후에도 지역에 머무른다는 보고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보건의료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절호의 기회다. 의정협의체와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등에서 보건의료 발전 기본 목표과 추진방향, 보건의료자원의 조달·관리방안 등을 논의한 내용을 토대로 수립하는 만큼 당선인의 의지가 있다면 실현 가능성은 높을 수 밖에 없다.

강영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은 "전남도의 취약한 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의과 대학이 유일한 해결책이다"며 "국립의과대학신설은 정부의 공공의료서비스가 건강복지와 맞닿아 있는 만큼, 윤 당선인이 거시적인 안목과 큰 틀에서 전남도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잘 검토해서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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