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탐방·워케이션·미식여행
정원박람회 넘어 새로운 판

올해 정부 관광산업 정책의 가장 큰 화두는 '지역 관광시대 구현'과 '관광자원 융복합'이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의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아, 지역 특색을 살린 자원을 융합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골자다.
생태와 정원이라는 독보적인 가치를 바탕으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순천시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흔들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고 있다. 정원을 넘어 음식, 인프라 등 모든 자원을 복·융합해 관광으로 이어지는 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순천만 대자연의 선물, 흑두루미 탐조여행
순천에서는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 천연기념물 228호,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월동 모습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너도나도 관광지 개발에 앞설 때, 순천시는 순천만의 원시성을 강조하고 자연성을 지켜왔다. 이에 화답하듯, 올해 순천만을 찾아온 흑두루미는 7천200여 마리로 역대 최대 개체 수를 갱신했다.
올해, 시는 순천만 대자연의 웅장함과 감동을 관광객에게 선사하고자 한다. 생태관광 마니아를 위해 흑두루미의 먹이활동을 관찰하고 순천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를 상품화할 계획이다.
선진국에서 탐조는 최고급 레저활동이라고 한다. 시는 2월, 흑두루미 탐조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계절별로 변화하는 순천만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오직 순천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품격 탐조여행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정원으로 출근… 워케이션 인 순천
시는 정원박람회 이후 지역의 새로운 먹이를 위해 워케이션 운영 준비에 한창이다. 순천형 워케이션의 차별점은 휴식·관광·일·숙박 모든 것이 한 곳에 집적화돼 원스톱 스테이-워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먼저, 지난해 60만평의 정원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선사했던 가든스테이를 워케이션 센터로 탈바꿈한다. 레스토랑은 공유 오피스로, 캐빈하우스는 숙박과 업무가 가능한 공간으로 조성하고 인근 순천만에코촌과 연계해 업무 몰입도에 따라 다양한 사무공간과 숙박공간을 제공한다.
또 시는 워케이션 이용자를 위해 ▲순천매직패스 ▲웰컴키트 ▲체험시설 쿠폰북 등 각종 혜택을 마련하고 ▲정원 웰니스 프로그램 ▲순천만 철새 탐조 등 순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4월, 워케이션 센터 오픈을 목표로 수도권 기업, 투자유치기관,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팸투어를 실시해 단체 이용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여행의 맛, 순천 미식여행
여행업계에서 제시하는 2024 관광트렌드 중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미식여행'이다. 오직 맛있는 음식을 목적으로 기꺼이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다.
시는 이러한 경향에 발맞춰 오는 4월 순천의 맛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순천 미식주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5일간 진행되는 행사는 관내 인증 맛집을 알리고 영화 콘텐츠와 융합하여 맛의 세계를 소개하는 '순천 미식회'를 비롯해 주제별 전시관 등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는 순천의 맛을 알리기 위해 캠핑, ESG, 가치소비 등 새로운 트렌드가 떠오를 때마다 다양한 메뉴 개발에도 힘써왔다. 순천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산장식 닭구이를 밀키트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으며, 박찬일 셰프와 협업해 여행객들의 아침을 사로잡을 나물 된장죽 등 '순천특화음식'을 개발했다.
또 두부 라자냐, 미나리 튀김 떡볶이 등 식물성 음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외식 음식 레시피도 개발했다. '순천특화음식'과 '식물성 지향 음식'은 오는 4월 국가정원 프리오픈 시기에 맞춰 순천을 찾는 관광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4월은 순천여행이 진리다.
순천=김학선기자 balaboda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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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향들' 입지 선정 놓고 갈등에 행정소송까지 순천시가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 최종 입지 '연향들(연향동 814-25 일원)' 전경. 순천시 제공 오는 2030년부터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됨에 따라 전국 지자체가 공공자원화시설(쓰레기 소각장) 조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순천시가 입지선정을 두고 시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시는 입지선정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이 제동이 걸렸다.21일 순천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월 오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 최종 입지로 '연향들(연향동 814-25 일원)'을 선정했다.순천시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위원회(입지선정위원회)는 지난 3월 해당 지역을 쓰레기 소각장 입지로 최종 확정해 순천시에 통보했다.앞서 지난해 6월 입지선정위원회는 연향들 일원을 공공자원화시설 최적 입지 후보지로 선정했고, 시는 대기, 악취, 수질, 토양 등에 대한 현장조사 및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했다.영산강유역환경청과도 환경영향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으며 공공자원화시설 계획의 적정성 및 입지 타당성 또한 확인받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이후 시는 쓰레기 소각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부는 공원과 문화시설 등의 융·복합 시설을 설치해 연향뜰 공공자원화시설을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조성을 위해 사업을 추진했다.특히 폐기물처리와 문화 공간이 함께 설치된 하남 유니온파크를 벤치마킹해 순천 자원화시설도 수영장과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등을 갖춘 신개념 환경기초시설로 조성하기로 했다.당초에는 구례군 뿐만 아니라 여수시와 광양시까지 4개 시·군이 광역화를 추진했지만 여수와 광양이 불참하면서 구례군과 광역화를 추진 중이다.국가정원옆 쓰레기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가 지난 5월11일 순천시의 쓰레기소각장 추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하지만 시민들로 구성된 '국가정원옆 쓰레기 소각장 반대 범시민연대(범시민연대)'는 전남도에 입지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를 청구해 감사가 이뤄지는 등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전남도는 지난달 21일 감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시와 시민단체 간의 해석에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범시민연대는 "전남도의 감사 결과 경관 및 시설노출 항목의 경우 연향들A 북측 고도 100m 상공에서 바라본 경관은 아파트가 주된 경관임에도 평야로 평가했다"며 "이런 경관을 제대로 평가하면 연향들A가 아니라 연향들B 지역이 1순위가 된다"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범시민연대는 지난달 25일 '폐기물처리시설 입지결정·고시처분 무효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정다툼까지 진행되면서 통상 선고까지 1~2년 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 하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1심 선고가 나오더라도 한쪽이 항소하면 대법원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특히 김문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갑)이 지난 7일 순천시의회에 특위 구성을 통한 행정사무조사권 발동을 권고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사업 추진은 난항이 예상된다.이에 대해 순천시 관계자는 "입지선정위원회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체적인 조망을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가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평야로 판단했다"며 "다만 전남도 감사에서 회의록 비공개 관련해서 지적을 당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현재 공개할지 논의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행정소송 등 여러 걸림돌이 있지만 법원 판단을 받은 후 문제를 최소화해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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