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뚫렸다' 전남서 첫 구제역 발생···영암·무안으로 확산

입력 2025.03.16. 16:22 이정민 기자
방역당국·축산농가 ‘비상’…사흘 만에 5건 발생
美 소고기 압박·수출길 막혀…농가, 어려움 가중
도, 출입 통제·소독·백신접종 등 확산 차단 총력
16일 전남 무안군 일로읍 지장리 한 한우농장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요원들이 출입통제와 함께 살처분을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청정지역' 전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방역 당국은 해당 지역에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 백신접종 등 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사흘 만에 전남에서만 5건이 발생하면서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업계가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소고기도 수입해야 된다며 압박하고 나선 것에 더해 이번 구제역으로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암 4건, 무안 1건 등 전남에서 총 5건의 구제역이 발생했다.

구제역은 지난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13개 시도에서 435건이 발생했지만 전남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4일 영암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해당 농장은 한우 162마리를 키우고 있다. 농장주가 침흘림 등 임상증상을 확인해 방역기관에 신고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전남도는 첫 구제역 발생 후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열고, 농장단위 차단 방역과 우제류(소·돼지·염소·사슴 등) 전 농가 백신접종을 강조하며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다음날인 15일 첫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1~1.7㎞ 떨어진 영암의 한우농장 3곳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곳 농장에서도 식욕 부진과 침 흘림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이번에 확인된 한우는 총 26마리다.

또 16일 무안에서도 한우 69마리를 사육 중인 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진됐다.

전날 "코흘림 증세가 있다"는 농장주 신고를 받고 정밀검진을 벌인 결과, 이날 최종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 사육 중인 소 중 3마리가 확진됐으며 69마리 모두 살처분됐다.

해당 무안 농가는 지난 15일 예방접종을 완료했고, 최초 발생지인 영암방역대로부터 18㎞나 떨어진 곳이어서 추가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남도는 선제적으로 초동방역팀 2명을 즉시 투입해 해당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에 나서는 한편 발생농장 반경 3㎞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한 전남지역 우제류 농장과 관련 시설, 종사자 등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 일시이동중지 후 일제소독 조치가 내려졌고, 3㎞ 방역대 내 197농가에 대해선 21일간(3주)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임상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도는 무안군과 인접 함평군·신안군의 구제역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상향했다. 전남에 있는 우제류 농장, 관련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공동방제단 99개단과 시·군 보유 소독차량 등 가용한 소독자원 150대를 총동원해 소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수출길이 막힌데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압박까지 제기되면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5일 현장을 방문해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중앙부처와 도·시·군이 협업을 강화해 역학조사와 방역 가능 인원을 총동원하고, 농가 준수사항은 1대 1 전담 공무원을 통해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 1주일이 중요하니, 추가 발생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당부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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