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없는 국립공원위···흑산공항 내년 착공 물건너간다

입력 2021.11.26. 16:21 도철원 기자
22개 국립공원 계속 '심의 중'
다도해공원은 여전히 미지수
올해 사업비 69억원도 이월
내년 81억원까지 150억 '대기중'
흑산공항 예상조감도.

전남의 오랜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을 위한 첫 조건인 공항예정부지의 국립공원 해제가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공항 건설부지의 대체부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기약 없이 늘어지면서 자칫 올해 안에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환경부는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자연공원법'상 10년마다 공원관리청이 공원계획 타당성을 검토, 공원 해제 또는 부지변경 등 공원구역 및 용도지구 조정방안을 담은 '국립공원 계획 변경'이 이뤄지고 있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될 '제3차 국립공원계획 변경'은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이미 끝났어야만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이유로 2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22개 국립공원과 관련된 의견을 담은 지자체별 서류 검토가 10월까지 이어진 데다 최근 내장산국립공원에 대한 공원위원회 심의가 진행되는 등 일부 국립공원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세부 일정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흑산공항 건설부지가 포함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경우 언제쯤 공원위원회가 개최될 수 있을지는 환경부만 알고 있는 셈이다.

공원구역 변경 등 사안의 경우 국립공원위원회에 해당 광역 지자체 부단체장이 심의 위원으로 참여하게 돼 있어 위원회 개최 2주 전에는 공문으로 통보를 하게 돼 있다.

그러나 환경부에서 전남도로 이 같은 내용은 담은 공문을 발송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빨라도 12월 중순 이전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대상으로 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는 열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 속에 올해 안으로 대체부지 문제를 마무리 짓고자 했던 전남도의 계획도 차질이 생긴 건 마찬가지다.

늦어도 10월까지 위원회 심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심의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한 흑산공항 건설도 그만큼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에 올해 흑산공항 건설 사업비로 확보된 69억원이 이월되고, 내년 사업비 81억원 등 150억원의 예산이 확보돼 있어 국립공원위원회 심의가 마무리되면 건설사업은 곧바로 추진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환경영향평가와 턴키 단계에서 중단된 실시설계도 동시에 진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올해 안으로 공원위원회 심의만 마무리된다면 내년 상반기 착공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전남도는 언제 열릴지 모르는 공원위원회 심의에 앞서 관련 정부 부처를 상대로 흑산공항의 당위성과 그동안 발목을 잡아 온 철새 문제에 대한 대안은 담은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환경부에서 언제 공원위원회를 개최하겠다는 연락을 줘야지만 개최 일정을 알 수 있는 상태라서 우리도 일정을 알 수가 없다"며 "올해 안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오랜 숙원사업인 흑산공항은 흑산면 예리 일원의 68만3천㎡(약 20만7천 평) 규모에 1천200m 길이의 활주로를 통해 50인승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소형공항이다. 지난 2018년 10월 국립공원위원회의 공항 건설 심의 중단 이후 3년째 제자리걸음 중이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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