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의 열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가 금남로 4가에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까지 광주 금남로 일원에서 전개됐다.
수천 명의 광주시민과 타이거즈 팬들이 금남로에서 옛 전남도청까지 행진하는 오픈카를 호위하며 뜨거운 사랑을 마음껏 과시했다.
프로야구는 광주학살 이듬해인 1981년 전두환의 우민화정책으로 불온하게 출발했으나, 마음 둘 곳 없던 광주시민들은 당시의 연고 구단 해태 타이거즈에 애닯은 사랑을 투영했다. 해태 타이거즈도 신기원적인 기량을 발휘, 만신창이의 광주시민들 가슴을 울렸다. 그렇게 열렬한 사랑과 애환과 상처와 위로가 혼합된 40여 년의 시간이 흘렀고, KIA 타이거즈가 35년 만에, 그곳에서 새로운 세대와 뜨거운 축제의 장을 펼쳤다.
이 일대가 1980년 5·18의 주 공간이자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소년이 온다'의 주 무대 -5·18의 심장부이자 상징공간인 옛 전남도청, 분수대, 상무관 -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4가, 35년 전 타이거즈가 광주시민과 뜨겁게 호흡했던 그 거리, 1980년 권력을 찬탈하려는 전두환 계엄군이 광주시민을 총칼로 학살했던 그 거리가 새로운 열기로 가득찼다. 시민과 KIA팬 수 천여 명이 금남로에 모여 선수단의 오픈카를 기다리고, 환영하고, 응답하며 옛 전남도청으로 나아갔다.
2024년의 그 거리, 금남로에는 갓난둥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계층이 타이거즈의 열 두 번째 승리를 환호했다. 저마다 응원으로 무장한 팬들로 금남로는 흡사 야구장을 방불케 했다. 1.2㎞ 구간의 짧은 카퍼레이드를 마친 선수단과 시민들은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 우승을 축하하며 뜨거운 사랑의 행진을 마무리했다.
참혹한 1980년대에도, 무도한 정치에 서민 삶이 파탄지경으로 내몰린 암울한 2024년에도 타이거즈의 우승과 이를 기리는 퍼포먼스는 풍성한 시간을 전달한다.
광주에서 타이거즈는 야구 이상의 그 무엇이다. 광주시민들의 마음이 담겨있고, 그 곁에 세계 시민들이, 앞으로 올 수많은 소년들과 미래의 기억이 함께 한다. KIA 타이거즈의 카퍼레이드가 거칠 것 없는 축제로, 스포츠 마케팅으로, 나아가 문학 등 이 도시를 담은 도시마케팅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이제 광주시의 시간이다. 보다 체계화된 도시마케팅으로 시민들이 위로와 자부심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다음 행보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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