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 한강의 기적'을 기대한다

@무등일보 입력 2024.12.09. 17:58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강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작가에게서 두드러진 것은 뚜렷한 역사의식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년이 온다', 제주4·3항쟁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 작가의 시선이 머문 지점은 묵직하다. 작가의 치열한 역사의식과 예술적 감성이 빚어낸 서사는 잔잔한 울림이 되어 공명하고 있다.

작가의 역사 의식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위해 머물고 있는 스웨덴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는 스웨덴 한림원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2024년에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가가 보여준 역사의식은 '어떤 작품을 쓸 것인가 '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해주고 있다.

'제2의 한강'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다.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지켜보는 많은 문인들이 창작열을 자극받고 있다. 원로 소설가 황석영, 박상영 작가, 김혜순 시인, 김혜란 작가 등은 국제 무대에서 각종 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들이다. K-Pop, K-영화에 이어 K-문학 붐이 조성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셈이다.

지역 작가들의 창작열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를 비롯 광주문인협회, 전남문인협회 등 각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은 구상한 작품을 서둘러 집필하는가 하면 탈고를 앞둔 작품의 출간을 앞당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문학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항의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품으로 현실을 반영하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인지도 모른다.

폭력의 시대에 국가의 거대 폭력을 주목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그 자체로 평화적인 메시지다. 추운 날씨에 거리로 뛰쳐나가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한 손에 펜을 들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제2 한강의 탄생'이 먼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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