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서발전 '플라스틱 배수재' 사용, 전향적 재검토 필요

@무등일보 입력 2025.01.21. 16:17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국내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들도 앞다퉈 친환경경영을 선언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국내 에너지 대표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이 여수 '신호남LNG복합발전소' 건설 현장의 연약지반 개량 공사에서 플라스틱 배수재(PBD·Plastic Board Drain)를 사용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신호남본부 회처리장 부지안정화공사'가 오는 10월 완료를 목표로 여수산단로 인근 14만여㎡에 달하는 부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는 2021년 호남화력발전소 폐지 후 친환경적인 '신호남LNG복합발전소' 건설 부지조성을 위한 지반 안정화 사업으로, 여기에는 PBD공법이 사용될 예정이다. 이 공법은 PBD를 연약지반 속에 심어두면 토압의 영향으로 PBD가 지반 속의 물을 배출하게 돼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때 사용되는 자재가 플라스틱 재질인데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공사가 끝난 뒤에도 제거되지 않는 데다 땅속에서 분해가 되지 않아 그대로 방치돼 대규모 환경오염을 발생시킬 우려가 높다. 이번 공사에서는 20m 길이의 PBD가 1m 간격으로 심어질 예정이며, 이는 11톤 트럭 15대 분량에 달한다고 한다.

사회적 경영에 더 엄격해야 할 공기업이 환경 오염 위험성을 알면서도 땅속에서 자연생분해되는 친환경 자재보다 싸다는 이유만으로 플라스틱 자재를 사용하기로 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친환경 에너지전환 선도기업 한국동서발전'이라고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한국동서발전이 환경오염 우려가 높은 플라스틱 자재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경영철학과 핵심가치에 맞지 않는다.

한국동서발전은 그동안 ESG경영 실천과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 등에 앞장선 공로로 대·중소기업 농어업 협력재단이 주관한 '2025년 농어촌상생기금 워크숍'에서 3년 연속 농어촌ESG실천인정기업으로 선정됐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한 '2022 한국의 경영대상'에서 Innovation Best Practice 부문 'ESG경영리더' 기업으로 뽑혔다.

한국동서발전이 추진 중인 플라스틱 배수재 사용에 대한 전향적 재검토를 촉구한다. 한국동서발전에 친환경 공법을 권장한 여수시도 법적 강제사항이 없다고 하지만 지역의 미래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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