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사원·로펌 뒤에 숨은 포스코, 사회적 책무가 우선

@무등일보 입력 2025.08.07. 18:12

잦은 인명사고로 '살인기업'이라는 오명을 쓴 포스코이앤씨가 광주 고형폐기물연료(SRF) 시설 분쟁으로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사업 갈등을 넘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공동체와 맺은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비윤리 경영의 민낯이다.

오죽했으면 광주시민사회단체가 '포스코의 시민 혈세 강탈 시도 저지 광주시민대책위'를 꾸려 포스코의 탐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애초 분쟁의 시작은 포스코이앤씨의 운영비 보전 요구였다. SRF의 안정적 수요처였던 나주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이 막힌 것을 빌미로 광주시에 78억 원을 요구했다. 시가 10억 원대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대한상사중재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그나마 여기까지는 계약에 따른 분쟁 해결 절차로 볼 수 있었다.

문제는 포스코이앤씨가 중재 도중 돌연 청구액을 78억 원에서 2천100억 원으로 27배를 증액했다. 근거도 황당했다. 계약 기간인 2031년까지 미래 손실을 다른 지역의 가장 비싼 단가를 적용해 계산한 수치였다.

대책위가 '시민 혈세를 먹잇감으로 여기는 약탈적 발상이자, 단심제인 중재원의 맹점을 악용해 상대를 압박하려는 명백한 꼼수'로 지적하는 배경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순천만국가정원 스카이큐브 운영 당시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청구액을 수십 배 부풀려 순천시를 압박하다 거센 저항에 부딪히자 사업을 포기했던 전례가 있다. 중재원제도를 악용해 자치단체를 길들이려는 포스코의 '상습적 수법'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노동자의 안전을 등한시해 중대 재해를 반복하는 기업이, 시민과의 약속에서는 자신들 잇속을 채우기 위해 대형 로펌을 앞세워 천문학적 금액을 요구하는 행태는 반사회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이앤씨는 대형 로펌을 등에 업고 중재원을 악용하는 전근대적 행태를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빌미로 지자체를 압박해 잇속을 챙기려는 행태는 악의적이고 후진적이다. 기업의 이익 추구가 결코 공동체나 시민 안전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기 바란다.

포스코이앤씨가 반사회적 탐욕의 길을 갈 것인지, 상생의 길로 나아갈 것인지를 결정할 중대한 시험대다.

무엇보다 광주시는 광역시에 걸맞는 대응체계로 시민적 분노를 잠재우기 바란다. 대기업의 한낱 먹잇감이 돼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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