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양궁의 자랑' 이특영, "제2의 인생은 후배들을 위해"

입력 2022.12.26. 16:35 이재혁 기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특영 은퇴
24년 양궁인생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소중했던 경험·열정 후배들에게 베풀고 싶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특영(광주시청)이 24년간 함께했던 활을 놓는다.

"선수로서 양궁인생은 마감하지만, 광주양궁을 위한 일을 하고 싶습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특영(광주시청)이 24년간 함께했던 활을 놓는다. 지난 23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만난 이특영은 길었던 선수생활을 되돌아 봤다.

이특영은 "올해 초부터 선수생활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오랜 시간 부상과 재활과 싸우며 많이 흔들렸다"고 밝혔다.

두암초 4학년 때 양궁지도자인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활을 잡은 이특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첫 출전한 소년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후 이특영은 중학교 3학년 때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했고, 개인전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한 그해 양궁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이특영은 그때를 양궁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한다. 이특영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박성현, 윤미진 언니를 제치고 1등을 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특영은 광주체고 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여러 대회를 석권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세계무대에서도 통하는 신궁의 반열에 오른 이특영은 2008년 실업무대(광주시청)에 첫 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양궁만을 오직 최선이었던 이특영에게 주위의 기대는 독이 됐다.

실업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훈련을 이어가던 그녀는 어깨부상이라는 악재를 맞는다.

힘든 치료와 재활 속에서도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해 천재성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특영은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1차선발전을 3위를 차지. 2차선발전에서 6위만 차지해도 리우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부상 악재 속에 태극마크를 놓쳤다. 그는 이 순간이 양궁인생서 가장 아쉬웠다고 회고했다.

이특영은 이날 인터뷰에서 '선택'이라는 단어를 많이 말했다.

이특영은 "선수가 사대에서 활을 쏘는 순간도 어쩌면 선택의 연속"이라며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지금 문득 고등학교 졸업 후 선택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고 밝혔다.

화려했던 고교시절 그녀를 향한 LH 등 국내 유수의 실업팀 구애는 끈질겼다.

'많은 연봉과 평생직장'이라는 좋은 조건이 그녀의 선택을 기다렸지만, 당시 '광주 출신이면 광주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야한다'는 주위에서의 무언의 압박은 그녀를 광주시청이라는 목적지로 끌고 갔다.

이제 광주시청에서 15년 추억을 뒤로하고 신분 보장 등 퇴로마저 없이 마치 쫓기듯 떠나야하는 그녀에게는 '가지 않는 길'에 대한 진한 미련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특영은 "그래도 광주시청 선수로서 15년은 선수로써 최선을 다한 값진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직장실업팀도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거나 장기근속을 한다면 신분이 보장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어 줘야한다. 무조건 연고지를 주장하며 마치 당연한 듯이 장기적인 대책 없이 선수들을 요구하기보다는 후배들의 선택도 때로는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특영은 "지난 24년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후회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학생시절 친구들과의 소소한 추억이 없다는 게 때로는 슬프다. 어린 시절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선수로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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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청년 머무는 전남' 위해 2.4조 쏟아붇는다
전남도가 지방 소멸 불안에서 벗어나 인구구조 회복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여건 개선에 10년 동안 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특히 청년 문화센터나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청년창업·활동 등 '청년이 찾는 전남'을 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의 기초를 다진다는 계획이다.9일 전남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지방소멸대응기금(이하 대응기금)과 시군비 등 2조4천억여 원을 마련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인구 유입 등 각종 지원사업과 정주여건 개선 등에 상당량의 기금이 투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역기금 505억여 원에 기초기금 1천200억여 원, 기초기금 40% 수준의 시군비 등 매년 2천400억여 원이 올해부터 10년간 매년 투입된다.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광역기금 883억여 원과 기초기금·시군비 900여 억원 등 1천800억여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에 사용된다.기금 사용 내용의 키워드는 '청년 지원', '정주여건 개선',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등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먼저 총 5개의 사업이 추진되는 청년 지원 사업 중 1순위는 청년문화센터 건립이다. 도내 22개 시군 중 공모를 통해 권역별로 4층 규모의 청년점포와 공유오피스, 공연장, 체육시설, 스튜디오 등 2곳을 건립하는데 400억원을 지원한다.2순위인 청년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눈에 띈다. 구례군·고흥군·해남군 등 3곳에 130여 세대의 공공주택 건립에 360억원을 투입한다.구례군에는 공유사무실과 쉐어하우스, 원룸 등 3층 규모의 공공주택에 82억원을 지원하고, 고흥군 점암면 폐교 부지에 가족형 30호와 원룸형 15호 규모의 임대주택 45동을 건립하는데 127억을 사용한다. 해남군에는 해남읍 체육관 잔여부지에 청년들을 위한 연립주택 3동을 건립하는데 151억을 사용한다.3순위는 전남형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올해 5곳과 2023년 10곳 등 15곳을 조성하는 이 사업에 45억원을 투입하며, 대상지는 공모로 선정한다.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에도 100팀을 선발하는데 45억원이 쓰이며, 청년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데도 200팀에 30억원이 사용된다.전남의 정주여건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대어울림 복합 커뮤니티 센터도 장흥과 완도, 신안 등 3개 군에 건립된다. 예산은 모두 240억원 수준.100억원의 예산이 예상되는 장흥의 커뮤니티 센터는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4층 규모로 신축해 공동육아 나눔터와 키즈맘카페, 여성 거점공간,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서고, 완도 커뮤니티 센터 역시 70억원을 들여 공연장과 청년센터, 놀이방 카페 등이 들어선다. 신안 안좌중 분교를 리모델링해 영유아부터 노인 층까지 전 세대가 두루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또 전남의 노동자들 만을 위한 기숙사를 조성하는데도 210억원을 배분했다. 화순 백신산업특구 근로자들을 위한 50실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특구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도 빈집 등을 리모델링해 3개 권역에 30동이 들어선다. 공모를 통해 농어촌 간호인력 기숙사도 건립한다.뚜렷한 인구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15개 군(무안·신안군 제외)과 순천시에 농산어촌 유학 활성화 사업을 위해 280억원을 투입한다. 농산어촌 유학마을 조성사업은 청년 인구 늘리기 와 함께 전남도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사업비는 유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새 주택을 짓거나 빈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인다.전남도는 어린 자녀들을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산어촌에서 키우려는 도시지역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만큼 향후 농산어촌 유학마을이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선양규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전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농산어촌 유학마을이나 청년주택 등 청소년과 청년들이 찾고 머물 수 있는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줄고, 돌아오는 이들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