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인, 25m 권총서 금빛 탄환
안세영, 28년만 배드민턴 결승 진출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이 주말동안 무더기 메달 수확에 성공하며 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4일 오후 2시기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로 도합 21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합순위는 중국과 미국, 프랑스, 오스트레일리아, 영국에 이어 6위.
종목별로는 전통의 효자 종목 양궁이 제 몫을 하고 있다. 양궁에서 선수단은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사격도 새 효자 종목으로 거듭났다.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사상 최고 성적을 올리는 중이다. 이외에도 펜싱(금2, 은1), 유도(은2, 동3), 배드민턴(은1) 등의 종목에서 금빛 선전을 펼치는 중이다.
메달 수에서 볼 수 있듯 양궁에서 다관왕이 많이 배출됐다. 특히 임시현(한국체대)은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어 3일 여자 개인전에서 남수현(순천시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3관왕의 위업을 쌓았다. 올림픽 양궁에서 3관왕이 탄생한 것은 지난 2020도쿄대회에서 안산(광주은행)이후 2번째다.
남수현도 여자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은메달을 추가하며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남자 양궁의 김우진(청주시청)도 남자 단체와 혼성 단체를 석권해 2관왕에 올랐다. 김우진은 남자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사격에서도 주말 사이 금빛 총성이 울렸다. 같은 날 양지인(한국체대)이 25m 권총 여자 결선에서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에 명중했다. 종목 3번째 금메달로 대한민국 사격이 5개의 메달을 올림픽에서 획득한 것은 지난 2012년 런던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도 은메달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윤지수-전하영(이상 서울시청)-최세빈(전남도청)-전은혜(인천 중구청)로 나선 대표팀은 4일 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만나 분투했으나 42-45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안세영(삼성생명)은 배드민턴에서 은메달을 확보했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4일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에 세트스코어 2-1로 스일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선수가 올림픽 결승에 오른 것은 1996년 애틀란타 대회(방수현·금메달) 이후 28년만이다.
이외에도 선수단은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이 출전한 배드민턴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 김민종(양평균청)이 출전한 유도 남자 100kg에서 은메달, +78kg급 여자(김하윤·안산시청)동메달, 유도 혼성 단체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종목을 막론하고 메달을 목에 걸며 값진 주말을 보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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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기대주 박세훈 "기록으로 증명하겠다" 공기소총 유망주 박세훈(나주중 2년)이 조준하고 있는 모습. 한경국기자"이 총으로 꾸준하게 기록을 써내고 싶습니다. 최근 성과가 우연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첫 출전한 전국소년체전에서 공기권총 중등부 개인전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박세훈(나주중 2년)이 이렇게 말했다. 박세훈은 올해 소년체전 공기권총 남중부 결선에서 580점을 기록하며, 종전 대회기록 579점을 1점 경신한 사격유망주다.총자루를 잡은 지 불과 1년 6개월. 초등학교 6학년 무렵 무안에서 나주로 전학 오며 사격을 처음 시작한 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소년체전 출전 자격조차 없었다. 하지만 훈련장을 스스로 지키며 집중력을 키웠고, 대회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면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첫 대회인 미추홀기에서 4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창원시장배와 대구시장배에서는 연이어 은메달을 따내며 입상권을 꾸준히 두드렸다.그럼에도 개인전 금메달은 늘 아슬아슬하게 빗겨갔다. 문제는 '멘탈'이었다. 박세훈은 마음의 동요를 줄이기 위해 '자신과 싸우는 훈련'에 몰입했다. 경기 전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고, 10점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한 발 한 발의 완성도를 높이는 훈련이 반복될수록 총 끝은 정교해졌고, 집중력도 깊어졌다.그 결실은 소년체전에서 터졌다. 연습 때 최고였던 579점을 넘어 580점을 찍은 것이다.박세훈은 "결선 사격 전에는 긴장이 됐지만, 그 긴장에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더니 점점 편해졌다.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니 흔들리지 않게 됐다"면서 "우승해서 기뻤지만, 한 발만 더 잘 쐈더라면 581점도 가능했겠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다. 더 높은 기록을 향해 도전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현재 그의 평균 점수는 560점대 중반. 박세훈은 하루 평균 70발, 토요일엔 160발 이상을 소화하며 '평균 570점' 달성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박세훈은 "먼저 570점을 만들고, 그 다음은 575점, 고등학교 가면 580점을 넘겨보고 싶다. 아직 국가대표라는 말은 낯설지만, 하루하루 훈련에 집중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에 어울리는 길이 열릴 것 같다"고 말했다.박세훈의 성장 이면에는 김아름 선생의 지도가 있었다. 동아여고 재학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던 김 선생은 21살에 지도자의 길을 택한 뒤 나주중, 동아여고, 나주상고 등을 거쳤고 2017년부터 다시 나주중에 합류했다.김 선생의 지도 철학은 시합때도 평소처럼 사격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김 선생은"선수시절 연습 때는 잘했는데 시합에서 무너진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선수들에게 조언한다. 중요한 건 자신만의 루틴을 믿는 것이다"고 말했다.박세훈 역시 "긴장이 올라올 때 지도자님이 '평소처럼 해, 네가 해야 할 것만 생각해'라고 말씀해주신 게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이 때문에 훈련 분위기 또한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흥미와 동기 유발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게임 사격도 많이 하고, 총과 친숙해지도록 한다"는 김 선생의 지도 아래, 선수들은 선후배 간에 장난도 주고받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는 훈련장을 만든다. 진지함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이 분위기가 선수들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나주중 사격부가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나주중 사격부의 기반도 단단하다. 김 선생과 박재민 감독이 이끄는 사격부는 현재 3학년 4명, 2학년 3명, 1학년 5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1996년 창단 이후 한때는 선수 수가 2명까지 줄었지만, 2021년부터 선수 보강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도약에 성공했다. 최근 3년간 입상 횟수는 30회가 넘는다.올해는 특히 성과가 두드러진 해다. 3학년 정새아가 창원시장배에서 개인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대구시장배 단체전 1위, 소년체전 금메달까지 휩쓸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나주중 사격부는 졸업생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나아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물론 학교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박세아 나주중 교장은 "운동부 지도자의 성실한 지도와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사격을 통해 학생들이 집중력, 인내심, 자신감을 키우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학업과 운동의 균형 속에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박세훈은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옆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많아 가능했던 일이다. 특히 선생님 덕이 크다"며 "언젠가 저를 보고 사격을 시작한 후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꿈이다.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즐기면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총소리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열정은 누구보다 크다. 오늘도 박세훈은 훈련장 한켠에서 말없이 총구를 들고 있다. 그의 조준선은 이미, 한국 사격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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