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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터미널 직·주·락 계획 쟁점되나

입력 2024.07.29. 11:26 이삼섭 기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세계, 터미널 복합화에 주거·오피스 포함
“고밀 복합화 자연스럽다” vs “무리한 요구”
조만간 제출할 사업 계획서에 지역민 관심
유스퀘어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전경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복합화하는 사업을 두고 주거·오피스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엿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을 단순히 확장한다는 것을 넘어 광주를 상징할 '관문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광주시와 신세계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가 추진하는 주거·오피스를 두고 일부에서는 '아파트 사업'이라는 부정적 시선을 보내며 갑론을박이 예고된다. 광주신세계가 조만간 사업계획서를 광주시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구체적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세계는 이르면 이 주 안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 계획(사업계획서)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신세계와 광주시, 금호그룹은 버스터미널 부지 10만711㎡를 복합화해 광주시 관문 랜드마크로 만들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지난 1일 금호 소유 터미널 부지 양수 대금 4천700억원을 지급하고 매입 절차를 끝냈다.

터미널은 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유통시설이나 주상복합 등을 세울 순 있지만,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있는 탓에 광주시와 사전협상 절차를 밟아 개발이익을 일부를 공공기여해야 한다.

신세계는 직·주·락(職·住·樂)이라는 고밀도 복합개발이라는 방향성과 그 과정에서 시민 편익을 높일 지상공원화, 특급호텔, 마이스시설 등을 위해 주거와 오피스를 포함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터미널을 지하로 내려 환승시스템을 구축하고 상부를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신세계가 계획한 '주거' 기능을 두고서는 광주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지역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주상복합은 사업자 측에게는 사업성을 높일 확실한 수단이다. 하지만 신세계가 터미널을 복합화한다는 이유로 단기간 수익을 내는 주거 사업을 포함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또 5천여 세대에 이르는 광천동 재개발 사업을 포함해 터미널 부근에 주거 건축물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교통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광주시 인구는 줄어드는 데 반해 주거 공급이 과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세계 측은 국내외 주요 도시와 광주시가 추구하는 '걸어서 15분 도시', 직·주·락(일자리·주거·상업) 등 고밀 복합개발을 위해서는 주거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터미널 지하화나 지상 공원 등 지역민 편익 시설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부지를 사는 데 4천700억원에 백화점 짓는 데만 6천억~7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터미널을 허물고 지하화도 해야 하고, 호텔과 공원도 해야 하는데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수익사업이 아니다"며 "전반적으로 사업 규모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나 현금 흐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신세계 사업계획서 제출까지는 입장을 밝히진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고민이 역력한 모습이다. 애초 신세계백화점을 단순히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터미널 부지 전체를 복합화해 광주 도시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은 광주시의 의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터미널을 지하화할 경우 상부를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허용과 비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도시와 터미널 복합화 비전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남구 전 나무심는건축인 대표는 "주거를 포함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예컨대, 상업시설과 문화 시설, 나무가 있는 휴식공간들이 어우러진다면 시민들이 뭘 사지 않더라도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주거를 높인(허용) 만큼 그런 부분(시민을 위한 공간)을 확실히 챙기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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