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안위, 국정감사서 전남경찰 '기강해이' 질타

입력 2024.10.21. 18:45 이관우 기자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이 21일 오후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1일 전남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올 들어 음주운전과 승진청탁, 개인정보 유출 등 비위 행위가 연달아 발생한 전남경찰 조직의 기강 해이를 강력히 질타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순천 여학생 살인사건과 관련한 내부 문건을 현직 경찰관이 유출했다. 이래서는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도 "순천 박대성 사건의 수사자료가 인터넷에 유출됐는데 심각한 문제"라고 했고,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박대성 사건 보고서 유출은 전남경찰청의 보안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경찰 기강 해이 문제가 불거진 불법체류 외국인 도주, 경찰관 압수물 절도 등 사건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정동만 의원은 "전남경찰청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나주경찰서에서 호송 중 도주한 불법체류 외국인 피의자가 10시간 만에 붙잡혔다. 그 시간에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치안 공백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완도경찰서 경찰관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압수물인 현금 3천541만원을 절취했다"며 "압수물 보관과 점검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4년간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압수물 창고 비밀번호를 한 번도 변경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남경찰청은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기강 해이 지적을 받았는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경찰 기강이 확실히 서야 공권력이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브로커 관련 인사 청탁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전남경찰청 전·현직 경찰관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은 관행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더라. 경찰 사회에서 얼마나 인사청탁 금품이 오고 갔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느냐"며 "전남경찰청장은 국민과 도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찰 인사 시스템이 문제다.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의 과반수를 외부인으로 두는 등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인사 문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전남경찰청의 준법정신과 공직기강 문제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며 "최근 5년간 기소자 수를 보면 전남경찰청은 전국 5번째로 많다"고 했다.

이달희 의원은 "전남경찰의 음주운전 비율이 전국 지방청 중 가장 높다. 공직 기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 세례를 받은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은 "지적에 공감하고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 경찰 개인 비위에 대해선 감찰을 진행 중이다.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제를 분석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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