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소통·양보 통해 함께 나아갈 것
지난해 말 본예산 심의를 두고 파열음을 빚은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최근 조기 추경에 합의한 데 이어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혁신의 동반자'로 거듭나겠다고 밝히며 화해 무드가 짙어지고 있다.
정무창 광주시의회 의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은 30일 열린 제313회 임시회에서 개회사와 시정연설을 통해 의회와 집행부가 소통과 협력을 통해 동반자로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시경 소아 편에 나오는 '유유녹명'을 인용하며 대동정신과 협업정신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사슴은 동물 중 유일하게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서 먹지 않고 배고픈 동료들과 함께 먹기 위해 소리 높여 운다"며 "올해 시의회는 이와 같은 대동·협업 정신이 담긴 시경 소아 편에 나오는 '유유녹명'의 따뜻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잘 살기 위한 전제는 사전소통과 양보, 타협이다"며 "의회와 집행부가 상생과 협치의 기조로 자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시민 행복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3월 조기 추경 편성에 합의한 후 만찬 회동을 통해 시의회와의 묵은 감정을 털어냈던 지난 27일 제2차 광주전략회의를 언급하며 시와 의회가 동반자로 거듭날 것을 역설했다.
강 시장은 "지난 본예산 심의 과정은 시의회와 집행부 모두에게 큰 교훈을 줬다. 그 교훈에 힘입어 지난 27일 제2차 광주전략회의에 우리 모두가 모일 수 있었다"면서 "논의를 통해 광주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혁신의 동반자가 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활한 예산편성과 심의를 위한 대원칙을 확립했고 민생안정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인 재정정책으로 대응하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 기관은 지난해 말 본예산 심의 당시 이른바 '민원성 예산'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민원성 예산을 두고 시의회와 집행부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의회가 광주시 본예산안에서 2천억여원을 삭감하는 등 초유의 본예산 삭감이 이뤄졌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지역발전과 시민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와 관련, 시의회와 집행부는 지난 27일 제2차 광주전략회의를 열고 조기 추경을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어려워지는 민생 경제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 편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예산을 편성하고 심의하는 단계에서 협의도 정례화하기로 하기로 했다. 올해 본예산 편성을 두고 불거진 갈등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이날 제313회 임시회를 개회해 내달 6일까지 8일간의 회기에 들어갔다. 광주시와 시교육청의 올해 주요업무계획 보고·청취와 조례안 45건, 규칙안 1건, 동의안 4건, 의견청취안 3건, 건의안 1건, 보고안 3건 등 총 57건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 강기정 시장 "행정은 투명하게, 시민사회는 신뢰로" 강기정 광주시장이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민관협치협의회'에 참석해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올해 첫 민관협치협의회 회의를 열고 행정과 시민사회계의 공동 대응 의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은 "행정은 투명하게, 시민사회는 행정 신뢰"를 강조했다.광주시는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2024년 광주시 민관협치협의회 제1차 회의를 열었다. 민관협치협의회는 지역발전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과 시가 긴밀히 소통·협력해 정책을 발굴하고 논의하는 자리다.이날 민관협치협의회는 '협치로 더 좋은 광주 만들기'를 주제로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과 민주인권·이주민 분과위원회에서 제안한 5·18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 왜곡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공동의장인 강 시장과 정영일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 비롯해 민관협치 위원, 시 실국장 등이 참석했다. 광주시는 민관협치협의회의 당연직 위원 외에도 전체 실국장을 참여시킴으로써 민관협치협의회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민관협치 활성화에 나섰다.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광주에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민관협력의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민사회의 힘을 언급하며, 시민사회와 협력으로 이뤄낸 민관협치의 성과로 ▲무등산 공유화 운동 ▲민간공원 ▲5·18 등 광주정신 ▲기후위기 대응 등을 꼽았다. 또한 취임 이후 시민사회와 세 번의 끝장토론을 통해 민관협력의 의미있는 한걸음을 내딛었다고 밝혔다.강 시장은 "이런 민관협력의 성취를 이어가기 위해 주목해야 할 시민이 누구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시민은 평범한 생활인이자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려는 다양한 개성의 '나-들'이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마을만들기를 포함해 관심분야가 세분화·다양화된 소규모 단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 시장은 "우리 행정과 민관협치협의회는 새롭게 등장한 '나-들'의 개성을 이해하고 그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네트워크와 소통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민관협력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관계하는 방법'이 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과 시민사회가 사회라는 큰 유기체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강 시장은 "지금 시민사회는 행정을 불신하고, 또 행정은 시민사회를 동원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시민사회는 행정이 처해있는 상황과 행정이 가지고 가는 큰 숲을 못 볼 수 있고, 행정은 민생의 현장과 작은 나무 하나하나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숲과 나무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 민관협력이 지향할 방향이다"고 강조했다.강기강기정 광주시장이 29일 오후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민관협치협의회'에 참석해 민관협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광주시 제공그러면서 강 시장은 "민관협치협의회의 일상적인 주제를 넘어서 민관협력에 대해 다소 긴 말씀을 드린 것은 민관협력과 소통을 통해 광주가 지켜지고, 더 커질 수 있다는 제 신념을 전하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행정에서는 더욱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사회는 행정을 더욱 신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공동의장인 정 이사장은 "광주시 전 실국장의 참여와 강기정 시장의 말씀을 통해 광주시가 민관협치에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며 "전국의 민관협치 상당수가 명맥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의 민관협치협의회는 더 좋은 광주 만들기를 위한 협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타 지자체의 경우 민관협치 조례를 폐지하는 등 민관협치가 전국적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축소되는 반면 광주는 민관협치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전담팀(TF)운영, 분과위원회 재정비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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