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력 복원·지역 발전 위해 똘똘 뭉쳐 뛰어라

입력 2024.04.22. 16:10 김종찬 기자
■ 4·10 총선 이후-이제 호남 정치력 복원이다
(하·끝)당선인들 역할과 과제
DJ 퇴임 이후 정치적 위상 추락 '변방으로'
그로기 상태 '호남 정치' 복원 당면 과제
군공항 이전·의대 유치 등 현안들 산적
책임감 막중…"당선인 원팀으로 뛰어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선거 당선자들이 지난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하며 헌화·분향 후 묵념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전남 당선자들과 전남도당 관계자들은 지난 1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제공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전남지역이 파랗게 물들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18개 선거구 전석을 차지했다. 민주당 후보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지역민들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다. '호남 정치 복원과 지역 발전'.

현재 지역에서는 한때 민주당의 중심이었던 호남이 변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 이후 호남의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호남 정치는 변방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텃밭, 심장부, 어머니'라는 수식어도 옛말이 됐다. 더욱이 중앙정치 무대에서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등 호남 정치의 흑역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2대 총선 광주·전남 당선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광주·전남 지역 18명의 당선인들은 출마 당시 모두 정권 심판과 함께 호남 정치 복원을 약속했다.

박지원(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답게 '큰 정치, 혼을 바치는 정치'하겠다"며 "중앙정치에서는 야무진 국회의원으로 해남·완도·진도 군민 여러분의 자존심을 세워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21대 때도 당선인들은 '호남정치 복원'을 약속했지만, 그저 다짐에 그치면서 호남 정치는 그로기 상태다.

지역 중진 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에 급급해 대의보다는 소익을 탐하는 근시안적 정치행보를 보였고, 초선 의원들은 중앙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의원들간 계파 싸움과 지역구 이기주의 등으로 반복되는 갈등과 반목이 호남 정치력 부재를 키웠다.

여실히 보여줬던 사례가 바로 21대 국회에서 치러진 세 번의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이다. 최고위원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권리당원과 전국 대의원이 호남에 집중돼 있는데도, 21대 국회 들어 '호남 단일 후보'로 최고위원에 출마한 호남 의원 3명(한병도·서삼석·송갑석) 모두 지도부 진출에 실패하면서 지역 목소리를 대변할 소통창구 부재가 나타났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풀어야 할 주요 현안도 공전에 공전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호남 정치는 20년 사이 변방에 머물렀고, 중앙정치 무대에서 그림자 취급받는 등 '호남정치 흑역사'가 반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민들이 이번에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데 대해 당선인들은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 9단·영원한 DJ 비서실장' 박지원 당선인이 지난 총선 패배를 딛고 5번째로 국회에 입성하며 호남 정치력 복원에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박 당선인에게만 맡길 순 없다. 4선의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당선인, 3선의 신정훈(나주·화순)·서삼석(영암·무안·신안) 당선인 등 다선 의원들이 든든한 조력자 역할에 나서야 잃어버린 호남의 정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초선이 즐비한 지역 상황을 고려해 당장 해결해야 현안을 앞장서서 챙겨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와 함께 지역 발전도 주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동안 소지역주의에 매몰된 지역 의원들의 무능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정점을 찍은 사례가 바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다. 광주군공항 특별법이 지난해 4월 통과됐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해 12월 군공항 이전 합의문에 서명도 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진척이 없다.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지역 의원들은 표밭관리를 위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기만 하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 해묵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당선인들의 책임감이 그 어느때보다 막중하다.

광주의 경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비롯해 군공항 이전, 인공지능 산업 육성법 제정, 달빛철도 조기 건설, 광주선 지하화·상부 개발 국가종합계획 반영 등의 과제가 쌓여있다. 전남도 윤석열 대통령이 쏘아올린 전남권 의과대학 유치, 군공항 이전, 순천 등 선거구 조정 등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즉,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입장 차가 있더라도 우선 똘똘 뭉쳐 원팀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이 끝났고, 민주당이 21대에 이어 22대에서도 광주와 전남 18석 전석을 차지했다. 전남의 박지원 당선인 등 다선 의원들이 즐비한 만큼 호남 정치력 복원의 동력은 마련됐다"며 "지금부터가 문제다. 광주는 광주대로, 전남은 전남대로가 아닌 광주와 전남 의원들이 힘을 합쳐 호남에 쌓여있는 여러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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