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진 그 공간에서 산책하다

입력 2021.10.14. 17:57 김혜진 기자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34> ACC 문화산책로
지상광장에서 지하광장으로 연결된 계단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34> ACC 문화산책로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한지 1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1년 전 즈음 사무소 위치를 정하기에 앞서 조건을 몇 가지 추린 적이 있다. 첫째, 매일 즐겁게 출근 할 수 있는 곳. 둘째, 주변 동네의 환경. 셋째, 볼거리·먹을거리·산책거리가 넘쳐 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무실로서의 최적의 장소라 손꼽았다. 현재 필자의 사무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맞은편 장동에 위치한다.

필자에겐 점심, 저녁 매일 두 번의 반복된 일상이 있다. 그건 ACC 산책이다. ACC는 건물이 외곽을 둘러싸고 그 사이로 넓은 면적의 지하광장과 기존 지상광장 주변의 녹지공간으로 구성된 장소이다. 어린이 문화원에서 문화정보원, 그리고 문화창조원을 걷다보면 높은 층고와 거대한 면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념적인 구 전남도청사만이 보존돼 지상으로 올라와 있고 그밖에 모든 건물은 지하에 묻혀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융화하고 연결하는 건축물로 손꼽을 만하다.

이제는 나의 소중한 일상이 되어버린 휴식하고, 사색하고, 관찰하는 나의 문화 산책길을 소개하려한다.

어린이 문화원에서 바라본 아시아문화광장 모습. 하늘을 향해 뻥 뚫린 모습이 이 공간이 지하임을 망각하게 한다.

Episode 1. 지하광장

앞서 말했듯이 필자의 사무실은 ACC에 가깝게 위치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주변을 걷는다. 날이 좋아서, 그렇지 않아서 거르지 않고 매일 하는 일상이다. 복잡한 동명동을 벗어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ACC로 진입하게 된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잠시 차분한 분위기를 느낀다. 다음은 5·18민주광장을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플리마켓 등 다양한 기능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통로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다. 5·18민주광장을 지나 구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사이에 낸 전당 입구의 통행로를 따라 내려오면 너르게 펼쳐진 썬큰 광장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문화광장이라 부르는 이 공간은 1만9천800㎡ 에 달하는 너른 광장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뻥 뚫려 있어서 딱히 지하에 내려왔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만든다. 이 공간은 ACC 마당처럼 자리하며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모든 공간과 연결되는 소통공간이다.

하늘마당은 잔디가 깔린 동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늘에 걸린 구름을 헤아리기 좋은 작은 언덕으로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다.

Episode 2. 하늘마당

야외마당격인 하늘마당. 보통의 구조와 다른 것은 야외마당의 기울어진 경사이다. 잔디로 자연스런 동산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야트막한 언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하늘마당의 하부공간도, 상부 공간도 각각 다양한 기능을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하늘마당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돗자리와 피크닉가방, 여유로움이 가득한 표정과 웃음소리가 맴돈다. 날씨만 허락된다면 누워서 하늘에 걸린 구름을 헤아리기 좋은 작은 언덕이다. ACC의 모든 구성 공간들은 기념비적인 건축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빛과 숲 등 폭 넓게 시민들이 즐기며 살며 자주 찾아오고 싶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외부 산책로 모습. 녹색의 푸르름이 어디에든 있어 산책하는 내내 눈을 편하게 해주고 도시 안에서 휴식을 느끼게 해준다.

Episode 3. 외부공간

ACC 설계개념은 '빛의 숲(forest of light)'이다. '빛고을' 광주라는 지명이 모티브가 됐다. 이에 ACC에서 '빛'과 '숲'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인지 시민들이 편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녹지공간이면서 어디에든 자연광이 통하는 공간이며, 1층과 지하 어디에서든 나무와 식물이 눈에 띈다. 녹색의 푸르름이 어디에든 있어 산책하는 내내 눈을 편하게 해주고 도시 안에서 휴식을 느끼게 해준다. 그밖에도 아시아의 공연예술과 전시문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문화를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녹지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와 문화의 융복합적인 공간이다. 당선된 설계안에서 두 번의 변경계획이 이뤄져 형태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도심에서의 녹지, 모일 수 있는 광장, 역사적인 건축물, 변화하는 환경, '빛'과 '숲'의 모든 것의 어우러짐은 우규승 건축가가 추구했던 건축물이 아닌가 싶다. 모든 이가 만족하고 이용하고 있으며 나 또한 매일 이 공간들을 즐기며 느끼고 있다. 이훈희 리플랜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훈희 건축사는

기본에 충실하되 가능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인식될 수 있는 건축을 추구한다. 현재 리플랜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보성 석간마을 어울림회관, 축구전용구장 화장실 등을 작업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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