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34> ACC 문화산책로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한지 1여년의 시간이 지났다. 1년 전 즈음 사무소 위치를 정하기에 앞서 조건을 몇 가지 추린 적이 있다. 첫째, 매일 즐겁게 출근 할 수 있는 곳. 둘째, 주변 동네의 환경. 셋째, 볼거리·먹을거리·산책거리가 넘쳐 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무실로서의 최적의 장소라 손꼽았다. 현재 필자의 사무실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맞은편 장동에 위치한다.
필자에겐 점심, 저녁 매일 두 번의 반복된 일상이 있다. 그건 ACC 산책이다. ACC는 건물이 외곽을 둘러싸고 그 사이로 넓은 면적의 지하광장과 기존 지상광장 주변의 녹지공간으로 구성된 장소이다. 어린이 문화원에서 문화정보원, 그리고 문화창조원을 걷다보면 높은 층고와 거대한 면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광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념적인 구 전남도청사만이 보존돼 지상으로 올라와 있고 그밖에 모든 건물은 지하에 묻혀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융화하고 연결하는 건축물로 손꼽을 만하다.
이제는 나의 소중한 일상이 되어버린 휴식하고, 사색하고, 관찰하는 나의 문화 산책길을 소개하려한다.
Episode 1. 지하광장
앞서 말했듯이 필자의 사무실은 ACC에 가깝게 위치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주변을 걷는다. 날이 좋아서, 그렇지 않아서 거르지 않고 매일 하는 일상이다. 복잡한 동명동을 벗어나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ACC로 진입하게 된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잠시 차분한 분위기를 느낀다. 다음은 5·18민주광장을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간다.
다리는 코로나 19 이전에는 플리마켓 등 다양한 기능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통로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다. 5·18민주광장을 지나 구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사이에 낸 전당 입구의 통행로를 따라 내려오면 너르게 펼쳐진 썬큰 광장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문화광장이라 부르는 이 공간은 1만9천800㎡ 에 달하는 너른 광장이면서도 하늘을 향해 뻥 뚫려 있어서 딱히 지하에 내려왔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만든다. 이 공간은 ACC 마당처럼 자리하며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 등 모든 공간과 연결되는 소통공간이다.
Episode 2. 하늘마당
야외마당격인 하늘마당. 보통의 구조와 다른 것은 야외마당의 기울어진 경사이다. 잔디로 자연스런 동산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야트막한 언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하늘마당의 하부공간도, 상부 공간도 각각 다양한 기능을 한다. 코로나19 이전의 하늘마당을 생각하고 있노라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 돗자리와 피크닉가방, 여유로움이 가득한 표정과 웃음소리가 맴돈다. 날씨만 허락된다면 누워서 하늘에 걸린 구름을 헤아리기 좋은 작은 언덕이다. ACC의 모든 구성 공간들은 기념비적인 건축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빛과 숲 등 폭 넓게 시민들이 즐기며 살며 자주 찾아오고 싶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Episode 3. 외부공간
ACC 설계개념은 '빛의 숲(forest of light)'이다. '빛고을' 광주라는 지명이 모티브가 됐다. 이에 ACC에서 '빛'과 '숲'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인지 시민들이 편하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녹지공간이면서 어디에든 자연광이 통하는 공간이며, 1층과 지하 어디에서든 나무와 식물이 눈에 띈다. 녹색의 푸르름이 어디에든 있어 산책하는 내내 눈을 편하게 해주고 도시 안에서 휴식을 느끼게 해준다. 그밖에도 아시아의 공연예술과 전시문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등 지금까지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문화를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녹지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녹지와 문화의 융복합적인 공간이다. 당선된 설계안에서 두 번의 변경계획이 이뤄져 형태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도심에서의 녹지, 모일 수 있는 광장, 역사적인 건축물, 변화하는 환경, '빛'과 '숲'의 모든 것의 어우러짐은 우규승 건축가가 추구했던 건축물이 아닌가 싶다. 모든 이가 만족하고 이용하고 있으며 나 또한 매일 이 공간들을 즐기며 느끼고 있다. 이훈희 리플랜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훈희 건축사는
기본에 충실하되 가능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인식될 수 있는 건축을 추구한다. 현재 리플랜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보성 석간마을 어울림회관, 축구전용구장 화장실 등을 작업했다.
- 발레 교과서 '백조의 호수' 어린이 입문자들 모여라 백조의 호수 공연 모습. 발레의 교과서로 불리는 '백조의 호수' 주요 장면을 해설과 함께 즐기는 공연이 펼쳐진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이하 ACC재단)은 다음달 13일과 14일 오후 2시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극장에서 '난생처음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로 해설이 있는 발레 '백조의 호수'를 선보인다.'백조의 호수'는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로 꼽힌다.특히 음악과 안무는 물론 1인 2역의 발레리나,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 환상적인 백조 군무 등 발레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으로 세기를 넘어 현재까지 사랑받는 작품이다.이번 공연은 백조의 호수 중 대표적인 장면인 백조와 왕자의 춤, 네 마리와 두 마리 백조의 춤, 왕자의 신붓감을 고르기 위해 무도회에 등장한 여러 나라 공주들의 춤 등을 선보이는 갈라 형식으로 진행된다.아울러 발레 마스터가 발레의 역사부터 작품의 유래, 무대 뒤 이야기, 발레의상과 토슈즈의 유래, 동작 해설 등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알려주며 관객들이 발레를 더욱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이번 무대는 4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관람료는 1만 5천원이며, ACCF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ACC재단이 기획한 '난생처음 시리즈'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생애 처음 새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된 공연으로 해설이 있는 공연, 체험이 함께하는 공연,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통해 극장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한편 ACC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은 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소재로 다양한 놀이와 체험·예술적 창작활동을 통해 어린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어린이 문화발전소이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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