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 성성 오월어머니들 41년 맺힌 恨 풀어냈다···'내 이름은 5·18 어메'

입력 2021.10.31. 14:32 이관우 기자
남편, 자식, 형제 떠나보낸 5·18
15명 공동음반 제작발표회 무대
80~90세 고령에도 불태운 열정
개인·합창 16곡···목표는 3집까지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온 오월어머니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무대에 섰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남편, 자식, 형제를 잃고 무심코 흘러간 41년의 세월에 어느덧 백발노인이 된 어머니들.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어딘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다.

오월어머니들의 사연이 담긴 음반 '오월 어머니의 노래' 제작발표회가 30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선 15명의 오월어머니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5·18 당시 희생된 가족을 기리는 곡을 노래 짝꿍과 함께 불렀다. 무대에 선 어머니들은 붉게 충혈된 눈과 떨리는 목소리로 가사를 덤덤히 읊조렸다.

"세월 가면 잊혀 질까 그리운 당신/ 오월의 꽃으로 져버린 당신/ 잊으려고 애를 써도 사무치는 당신/ 상무관 내 남자 30번의 남자…"(김옥희 어머니의 30번 남자 중에서)

김옥희 어머니의 무대가 끝나자 아들을 잃은 부모의 한 맺힌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 하루도 먼저 간 아들을 잊지 않고 가슴에 품고 살아온 김점례 할머니가 노래 짝꿍 손을 꽉 움켜쥐고 부른 곡 '재철아!'였다.

이 밖에도 37살에 남편을 잃고 세자식을 홀로 키운 박형순 어머니가 먼저 떠난 남편에게 바치는 '걱정 마세요', 여동생을 떠나보낸 박행순 어머니의 '꽃신', 큰아들은 고문 후유증으로, 둘째 아들은 총상으로 세상을 떠난 원사순 어머니의 '내 마음속 꽃 한 송이' 등 그날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곡이 잇따라 연주됐다.

공연은 어머니들이 함께 합창곡 '5·18 어메'를 부르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음반은 민주·인권·평화 가치를 발전·계승하기 위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아시아문화원(ACI),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이 2019년부터 협업한 결과물이다.

옛 전남도청 원형복원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15명의 오월어머니가 1980년 이후 삶을 직접 노래하며 오월 알리미로서 데뷔 무대를 치렀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이들은 대부분 80~90세 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연습 과정과 일정을 소화하면서 열정을 불태웠다.

이렇게 탄생한 1집은 오월어머니 개인곡 15곡과 합창곡 등 16곡이 수록된 CD와 꾸러미 앨범 두 종류로 제작됐다. 음반 제작에 참여한 기관·단체는 3집 발매를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

무대를 마친 오월어머니들은 "우리의 삶이 노래가 된다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는데 음반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니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면서 "노래를 잘하지 못하고 처음 큰 무대에 서니 떨려서 실수할까 두려웠는데 짝꿍이 함께해줘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41년 맺힌 한이 조금은 풀어진 느낌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이 노래가 남아 우리의 삶을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제작발표회 총지휘를 맡은 김동찬 연출 감독은 "젊은 사람도 힘든 무대 준비 과정을 41년의 삶을 충실히 사신 것처럼 진심으로 임한 어머니들이 존경스럽다"며 "이번 공연이 멋진 공연보다도 가슴에 남는 공연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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