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쓰이지만 헤아릴 수 없는 품격 '이유'
재래시장 내 '요즘 느낌의 공간'에 매력 상승
"손님들 놀라워해…서프라이즈 선물 준 기분"

'무등이 곧 광주이고, 광주가 곧 무등이다'는 말처럼 무등은 그 자체로도 광주의 브랜드입니다. 무등이란 이름으로 무등산의 아랫자락에서 시작된 이 도시에서 무등은 '상징' 그 이상의 무언가로 시민 일상과 삶 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광주에서 무등을 상호명으로 쓰는 기관, 법인, 단체가 300여개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이들에게 무등일보가 묻습니다. 왜 무등인가요? 편집자주.
"평범해 보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로컬, 광주를 대표하기에 이만한 이름이 없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50살을 바라보는 '무등시장'에 자리 잡은 카페 '무등'. 동네의 나이만큼이나 낡은 옛 집들로 빽빽한 골목 어귀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소위 '요즘 느낌의' 카페는 2년 전 최신해 씨(32)가 광주에 돌아온 시기에 맞춰 태어났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최 씨는 7~8년간 타지에서 회사에 다니다가 광주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광주가 좋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기에 카페 이름으로 가장 광주다운 단어인 무등을 썼다.

최 씨는 "무등은 주민분들에게 익숙한 명칭이기도 하고 로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저희 매장에 꾸준히 녹여보자는 목표가 있었기에 무등이라는 이름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등이란 이름은 제게 옛것이라기보다는 어떠한 그리움과 클래식함(전통적)이 혼합된 인상"며 "무등이 '그 이상 더할 수 없다'는 의미도 갖고 있기 때문에 카페의 비전이나 다짐을 제일 잘 녹여낸 단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무등이란 단어는 광주에서 일상적으로 쓰이지만, 그 의미의 품격은 헤아릴 수 없다는 점도 최 씨가 무등에 빠져든 이유다.
최 씨는 "제가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는 아주 모던하거나 트렌디하지 않고, 일상적이지만 소소한 품격이 있는 공간"이라며 "그것이 무등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이미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의미만큼이나 맛이나 서비스, 브랜딩 모든 방면에서 최고가 되자는 바람이 무등이란 이름에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 씨는 무등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무등산이 가지고 있는 고유 재료를 활용한 '로컬 디저트'를 생산하고 있다. 카페 로고부터가 무등산을 상징한다.

처음에는 주변에서는 '너무 흔하다', '옛 이름 같다'고 했지만 오히려 갈수록 반전 매력이 두드러졌다. 특히 재래시장인 '무등시장'에 있는 '무등' 카페에 젊은 사장님이 맞이하니 손님들이 놀라는 일이 많다.
그는 "주변이 시장이고 구도심이기 때문에 처음 오간 이미지를 구상할 때 무등이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는 약간 오래된 이미지를 깨부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실제 손님들이 카페에 들어와 놀라워하시면 약간 서프라이즈 선물을 드린 기분이다"고 말했다.
특히 "손님들이 대부분 무등이란 이름에 재밌어한다. 어쩌다 이렇게 이름을 짓게 됐냐는 질문도 많이 하시는데 이렇게 스토리를 길게 드린 적이 없어 기사를 보신다면 좋겠다"고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이름 때문에 생긴 해프닝도 있다. 카페 초창기 타 지역에 사는 지인들이 놀러 오기로 하고서는 무등이라는 이름만 듣고 무등산 근처에 있는 줄 알고 근처까지 다녀온 경우도 몇 번 있었다.

최 씨에게 무등은 카페 이름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도시의 상징이다. 그는 "무등은 제가 발 붙이고 살고 있는 광주와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저를 포함한 사람들을 의미한다"면서 "무엇보다 로컬을 대표하는 카페가 될 저희의 포부"라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덧붙이는 글: 기획 연재 '당신의 무등' 인터뷰는 오는 9월7일 개막하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광주 파빌리온관에서 전시됩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광주 파빌리온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무등: 고요한 긴장이란 주제로 시민들과 호흡합니다. 공동체, 연대, 포용, 인권 등의 단어로 대표되는 무등(無等) 개념을 다양한 방식과 협업으로 확장합니다. 5·18민주화운동 '비경험 세대' 가 주축이 된 여러 작가들이 광주정신의 예술적 계승 방식을 탐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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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동구 지산유원지·무등산 팔각정 '안전 빨간불' 지산유원지 저수지 주변 쓰레기. 지산유원지 등나무로 덮인 휴게소. 1978년 개장… 시설 낡고 관광 추세 못 쫓아입구 따라 오르면 잡풀 우거지고 곳곳 쓰레기모노레일 탑승역 재래식 화장실도 '위생 엉망'팔각정 나무 테크길 곳곳 구멍나고 지붕 균열“민주 성지·문화수도 광주, 안전에서 시작돼"광주 동구 지산동에 1978년 4월 문을 연 지산유원지의 정비가 시급하다. 광주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산유원지에서 즐겼던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광주를 찾아온 관광객에게도 지산유원지는 아름다운 명소였다. 그러나 1994년 사업자 부도로 유원지 기능을 잃고, 노후화된 시설과 관광 추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서 문제다.리프트카는 2015년 12월 추락 사고가 발생하였고, 모노레일은 2023년 11월 19일 배터리 충전 불량으로 승객 18명이 5m 높이에서 2시간 넘게 매달려 있어야 했다. 사고 후 두 시설은 안전장치를 보강하고 시설을 개선해 운영 함으로써 지산유원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유원지 입구에서 동원사 쪽으로 도로를 따라 오르면 오른쪽에 저수지와 무등파크호텔 옆 옛 수영장 사이 등나무로 덮인 휴식 공간이 있는데, 잡풀이 우거져 정비가 필요하다. 또 도로 옆 지산유원지 내 저수지는 철책으로 막혀있고, 저수지 팔각정 내부로 들어가는 철책 문은 열쇠로 굳게 닫혀 있다. 유리가 사라진 팔각정 아래에서 흐르지 못한 물은 고여 썩어가고, 저수지 주변에는 쓰레기가 나뒹군다. 저수지는 도로 쪽만 철망으로 막아 놓았을 뿐, 뒤로 돌아가면 철책이 없다. 안전시설 대신 여러 종류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라도 저수지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여서 사고 위험이 많다.무등파크 골프연습장 아래 동물 그림 벽화는 관리하지 않아서 여러 곳이 페인트가 벗겨져 있고 경관을 해친다. 돌탑 아래에도 쓰레기가 나뒹굴고, 광주 동구청 마크가 붙은 약수터 옆 나무 아래에도 버려진 나무 가구와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다. 골프연습장을 뒤로 하고 산으로 오르다 보면 계단 옆에서는 배관 연결이 풀려 물이 새고 있다. 지나는 사람에게 물으니 며칠째 저러고 있다고 한다.리프트카를 타고 오른 사람이 하차하는 승강장에서 모노레일 빛고을역으로 향하는 길은 겹벚꽃이 아름다운데 아름다움도 잠시, '모노레일 타는 곳'이란 안내글이 붙어있는 화장실은 청소를 하지 않아 더럽혀진 채 방치되어 있고, 재래식 대변기는 들어가기에 망설여질 정도로 지저분하다.무등산 팔각정 나무데크길 구멍.무등산 팔각정 내 재래식 화장실.무등산 팔각정에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시민의 통행이 빈번한 나무 테크길 곳곳이 틈이 벌어지거나 발이 빠질 정도로 큰 구멍이 나 있어 위험하고, 어떤 나무판자는 일어나 있어 판자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팔각정 내부는 어떨까. 팔각정 출입문 옆 책상 아래는 쓰레기가 가득 담긴 통이 방치되어 있고, 대리석 바닥은 얼룩이 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내부 계단을 통해 올라간 팔각정 맨 위층, A형 사다리가 방치되어 있는 곳을 지나 밖으로 나가면 바닥에는 나뭇잎이 쌓여 있고, 팔각정 지붕 모서리는 여러 곳이 페인트가 벗겨져 있으며, 균열된 모습이 파란 하늘을 대신한다.팔각정 아래에는 두 개의 건물이 있다. 나무 데크가 끝나는 곳, 창문이 사라진 건물 내부에는 뜯겨나간 철망이 방치되고, 먼지가 쌓인 페인트 통은 화재 발생 위험이 크다. 팔각정 아래 또 다른 건물은 말 동상 맞은편을 통해 모노레일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다. 이 건물은 문이 떨어져 나가고 없어서 누구라도 들어갈 수 있다. 이곳 역시 곳곳에 플라스틱통, 깨진 유리 등이 널브러져 있다.지산유원지 리프트카 매표소.동구약수터 옆 쓰레기.광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지산유원지와 무등산 팔각정을 관리하는 지자체장이나 직원이 한 번이라도 살펴보았다면 이렇게 문제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 안전을 위한다면 시급하게 점검 정비를 해야 한다. 민주의 성지이자 문화수도 광주는 안전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정규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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