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에 어떤 교훈을 남겨야 할지 답할 시간"
강기정 광주시장이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한강 작가의 5·18 관련 소설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소년이 온다'를 건넸다. 시민들이 용기를 내 권력에 맞선 것처럼, '탄핵 부결' 당론을 유지하고 있는 여당이 용기를 내고 대통령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시장은 1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해 '소년이 온다'를 건넸다. 광주 현안에 도움을 줘 '명예시민증'을 받은 의원들과 탄핵 투표에 참여한 의원 등이 주 대상이다. 김상욱 의원을 비롯해 김소희 의원, 성일종 의원 등이 강 시장에게 '소년이 온다'를 받았다. 권영진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안철수·김예지 의원 등 의원실에 없는 의원들에게는 보좌진을 통해 전달했다.
강 시장은 책을 건네며 탄핵 표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앞서 지난 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탄핵 반대'라는 국민의힘 당론에 막혀 표결조차 못 했다.
강 시장이 '소년이 온다'를 선물한 이유는 1980년 광주시민이 용기를 내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에 맞섰던 것처럼,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서서 자당 출신 대통령의 폭압적 행태를 멈춰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강 시장은 도서와 함께 건넨 편지에서 한 작가가 말한 '광주'의 의미를 인용했다. 한 작가는 '광주는 인간의 극단적 잔혹성과 존엄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을 부르는 보통명사'라고 표현했다.
강 시장은 "1980년 5월 광주는 광주시에 국한된 이름이었지만, 2024년 12월 광주는 계엄령이 선포됐던 대한민국의 이름"이라며 "우리가 후대에 어떤 교훈을 남겨야 할지 답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시장은 지난 7일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탄핵소추안 표결이 실패하자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를 거부하면서 '실패한 쿠데타'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저 분인가"···광주 CCTV 관제요원에 포착된 실종 노인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현대식 시설을 갖춘 광주시CCTV통합관제센터 모습. /광주시 "실종된 치매노인을 찾아야 합니다."지난 21일 오후 7시 30분께. 해가 지고 어두컴컴해졌을 무렵 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에 다급한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북구 각화동 한 마트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70대 노인이 갑자기 없어졌다는 신고였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관제센터는 즉시 실종자 찾기에 나섰다.관제요원들의 손과 눈이 바쁘게 움직였다. 실종자의 얼굴과 인상 착의를 전달받고 집중 관제에 들어갔다. 화면 속에는 북구 일대를 비추는 수백 대의 CCTV가 빠르게 전환됐다. 전문 관제요원들은 실종자가 지나갔을 법한 경로를 추적하며 화면 하나하나에 눈을 고정했다. 실종 당시 인상착의와 행적을 토대로 노인의 동선을 추적했지만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다 보니 쉽사리 찾을 수가 없었다.2022년 7월 1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주시CCTV관제센터를 방문해 현장 격려를 하는 모습. /광주시시간만 하염없이 흐르던 자정이 지난 오전 2시께 한 요원의 손길이 화면에서 멈췄다. 각화동에서 도보로 2~3시간이나 걸리는 북구 용강마을의 한 골목을 비추던 모니터 속에 어두운 골목길을 느릿느릿 걷는 노인의 모습이 잡혔다.새벽 시간대 골목을 걷는 걸 수상찮게 여기던 차 실종 신고된 노인의 인상착의를 숙지했던 관제요원이 곧바로 즉시 경찰에 상황과 위치를 전달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실종자인 걸 확인하고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약 8시간 만의 일이었다.광주시 CCTV통합관제센터가 또다시 시민 안전 지킴이 역할을 입증한 순간이다. 특히 CCTV통합관제센터의 상황 공유와 함께 관제요원의 눈썰미가 빛났다.지난 22일 오전 2시 광주CCTV통합관제센터에서 발견한 실종자. /광주시광주CCTV통합관제센터 측은 "실종 신고는 아무래도 정확히 몇 시 몇분에 실종됐는지를 모르고, 모든 곳에 CCTV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CCTV 추적을 통해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다행히 북구 쪽 담당 관제요원들이 실종자 인상 착의를 숙지하고 집중 관제를 통해 찾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에도 7명의 실종자를 찾아 가족 품에 돌려보냈다. 또 지난 19일에는 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광주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광주 전역에 범죄 취약지역과 어린이보호구역 등을 중심으로 3천955곳에 1만1천652대의 CCTV를 설치했다. 전문관제요원은 82명에 달한다.지난 2013년 문을 연 광주CCTV통합관제센터는 지난해 100억원을 투입해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노후화한 시스템을 교체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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