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만난 광주 소각 시설, 이익 공유 모델이 답될까

입력 2025.09.03. 18:37 이삼섭 기자
삼거동 위장전입 의혹 수사에 시도 추진 중지
재공모 가능서 커져…같은 갈등 반복 불보듯
직접 지원 없는 ‘간접 지원’ 위주 인센티브 발목
‘햇빛연금’처럼 이익 공유형 대안 마련 필요
2025년 6월 26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삼도동행정복지센터 2층에 마련된 '광주시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설치사업 전략·기후환경평가 초안 주민설명회' 공청회장 앞에서 삼도동 주민들이 광주시 관계자의 공청회장 진입을 가로막으며 자원회수시설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이 '위장전입 의혹' 복병을 만나면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나온다. 주민 수용성을 높일 체감도 높은 인센티브를 제시하지 않고서는 그간의 갈등 구조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광산구 삼거동에 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하는 절차를 잠정 중단됐다. 입지선정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위장전입을 통해 공모 조건인 '주민 동의율'을 맞췄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재공모보다는 검찰 수사를 신중하게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2030 가연성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에 따라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삼도 소각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등 반대 측은 광주시를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재공모 가능성에도 극심한 주민 반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점은 우려를 키운다. 이미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공모에서 인근 주민은 물론, 광주가 아닌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항의 시위까지 지속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결국 기금이나 편익시설 제공과 같은 '비현금성 지원' 방식으로는 주민을 설득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시는 1천여 억 원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500억원은 해당 부지에 주민편익시설을 설치하는데, 나머지 500억원은 해당 자치 구에 주민숙원 사업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거다.

문제는 주민들이 부동산 가치 하락이나 악취 위험 등에 비쳐 체감 효과가 적다는 불만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현금성 지원이 금지돼 있다 보니 간접 지원에만 머물러 있어서다. 또 기금 집행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나 편익시설 운영 부담 등도 향후 갈등의 씨앗을 품고 있다.

이 때문에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인근 주민과 나누는 '이익 공유형 모델'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익 공유 방식을 통해 '님비 시설'을 기회 시설로 바꿔 주민 수용성을 높인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남 신안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이익을 연금형태로 지급해 오히려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까지 내고 있어서다.

울산에서는 2023년 공영소각장에서 나온 폐열증기를 기업에 팔아 백억대의 수익을 얻었다. 광주시는 광역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할 이익을 추산하진 않았지만 인근 지역에 에너지를 팔게 되면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광주시 또한 '이익 공유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에너지를 팔아 이익을 나눠주는 방식은 아니지만, 주민협동조합을 구성해 주민편익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주는 방식이다. 다만, 공모 단계에서 이익공유 모델을 제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현윤 기후환경국장은 "입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지원 방안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모 단계에서부터 주민에게 돌아갈 편익을 구체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정부와 지자체는 폐기물 시설(자원회수시설) 설치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지역 상생에 맞춰야 한다"며 "지역에 편익이 돌아올 방안을 달성할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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