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성패 가를 '3대 인센티브'는?

입력 2026.01.08. 19:25 이삼섭 기자
수도권·동남권 대응할 광역권 위해선
지방교부세 상향·핵심 공공기관 이전
정부 권한 이양 등 대통령 약속 관건
"산업 전환·생태계 이룰 기관 신설도"
광주·전남특별시 추진위원회(상임대표 오승용)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9일 청와대에서 광주시장·전남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등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시·도 행정통합을 논의하는 가운데 지방교부세 비율 상향과 2차 공공기관 이전, 정부부처 권한 이양 등이 통합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핵심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등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퍼스트 펭귄'을 자처한 광주·전남에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 행정 개편을 넘어 수도권·동남권 등에 대응하는 광역권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성공이 필수적이란 이유에서다.

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전남도는 9일 대통령 간담회에서 행정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로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건의할 방침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재정 주권'을 위해 더 많은 국세를 이양하는 것이다. 시·도는 취약한 산업 기반과 인구 감소로 인해 재정자립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다. 광주와 전남 각각 35.52%, 27.1%에 불과하다. 통합을 하면 행정 수요 증가는 물론 교통망 확충, 자체 산업 구축, 복지·지역균형발전 개선 등에 큰 비용이 따른다.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성장 기반이 확보되지 않으면 통합은 출발 단계부터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시·도가 재정 주권을 위해 가장 크게 요구하는 건 지방교부세율 향상이다. 지방교부세는 국가가 지자체의 재정 부족분을 채워주기 위해 내국세 일정 비율을 무조건적으로 지자체에 교부하는 돈이다. 지자체가 지정된 목적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어 핵심 재원으로 꼽힌다. 현재 지방교부세율은 19.2%다. 지방교부세 중 97%가 지자체가 자율성을 갖는 보통교부세다. 지난해 기준, 지방교부세는 61조7천억원가량이다. 광주시는 1조1천억원, 전남도는 본청 기준 1조3천억원을 각각 받았다. 시·도는 지방교부세율을 특별법을 통해 '10년 또는 20년+알파' 등 일정 기간 동안 대폭 상향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방법인세와 지방소비세 비율을 높이는 것과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내 별도 계정 설치 등도 요구할 계획이다.

강기정(오른쪽)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낭독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재정 주권만큼이나 국가 공공기관 이전도 핵심 인센티브다. 통합 광역단체가 안정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산업 전환과 인구 유입을 동시에 견인할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공공기관 이전은 고용 창출과 지역 산업 연계 효과를 즉각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시·도는 단순히 공공기관 몇 곳을 이전하는 게 아닌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창업·투자 등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핵심 국가 공공기관 이전이 담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2차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서 한국전력 정도의 파급력 있는 공공기관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정부부처도 목록에 올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대통령이 "추가 이전은 없다"고 한 만큼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평가다. AI나 국방 등 산업 생태계를 만들 국책 연구기관을 유치할 가능성도 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북구갑)은 "AI연구소처럼 AI 관련 국책 연구기관을 새롭게 설립하거나 전국에 흩어진 AI 연구·응용 기능 기관을 광주로 집중 재배치하는 방식도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 국방연구소를 설립해 국방 연구 기능을 광주에 배치, 국방·AI융합 생태계를 만들게 해 달라는 요구도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가 쥐고 있는 집행 권한 가운데 지자체 업무와 중복되거나 지역 밀착성이 높은 기능을 통합 광역단체로 이양해 줄 것도 요구할 계획이다. 새로운 권한을 달라는 요구가 아닌, 현장에서 지방이 사실상 수행하고 있는 일을 제도적으로 정리해 달라는 성격에 가깝다. 이병철 광주시 기획조정실장은 "현재 중앙정부 통제 아래서 시책을 수행하는 게 많은데, 지자체 업무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예컨대 중소벤처기업청에서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련된 업무와 같은 경우는 통합 광역단체에 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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