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지는 기후 재앙 내 탓입니다'
시조로 풀어낸 기후 위기

'우리는 보고 싶다 신이 준 맑은 하늘/얼마나 말을 해야 인간들은 실천할까…/제발 좀 살게 해 다오. 객혈 쏟는 진달래'('미세먼지')
담양 출신의 여동구 시인이 최근 시조집 '심해지는 기후 재앙 내 탓입니다'(심미안)를 출간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담은 시조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상식과 경고', '수필' 등을 함께 묶었다.
제1부 '자연 재앙, 그 앞에서'는 '나는 이랬다', '실천하렵니다' 외 100여 편의 시조가 실렸다. 아이슬란드 오크 섬에서 오크 빙하가 사라지고 지난해 6월 광주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37.2℃를 기록하며 6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시조로 표현했다. 이 외에도 '우리 모두 비건하자', '육식을 줄이자' 등의 시조를 통해 과도한 육식은 기후 위기를 초래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이어지는 제2부 '상식과 경고'에는 기후 재앙에 대한 상식과 경고를 전한다. '걷기'와 '달리기'에 차이가 있는 '플로킹'과 '플로깅', 미세플라스틱과 '광프리카' 등 당장 우리가 직면한 오늘날의 기후 위기를 독자에게 전한다.

마지막 제3부에는 수필과 시조가 담겼다. 시인은 수필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특히 '출-혼-요-장의 인생길'에서는 유교적 관점에서 '관-혼-상-제'의 과정을 거치던 것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해 '출생-혼인-요양(원)-장례(식장)'으로 소개하며 씁쓸한 유머를 남기기도 한다.
시인은 저자의 말에서 "인류의 멸종은 과거 공룡의 멸종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생태계 흐름이자 새로운 생명의 시작일 수 있다"며 "원 상태로 돌리지는 못할지라도 더 이상 끓는 지구를 만들지는 말자고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고 밝혔다.
담양에서 태어난 여동구 시인은 조선대를 졸업하고 1984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했다. 지난 2024년에는 '영호남수필문학'지에 작품 '펄펄 끓는 지구, 어찌해야 할까요'가 신인상에 당선돼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홍복학원(대광여고, 서진여고)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시적 감각으로 완성한 일상과 계절의 단상
384
시는 때로 시인 자신의 삶의 발자국과 시간들을 하나의 조각품처럼 새겨내기도 한다.임금남 시인의 시들은 일상의 순간들과 계절의 정경을 담아낸 단상들이 주된 기둥이다.임금남 시인이 제8시집 '당신을 표절하고파'(시와사람刊)를 펴냈다.이번 시집에는 각 소제목 아래 뚜렷하게 대비되는 상황과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 시편들을 수록했다.시인은 해변의 생동감 넘치는 평화로움을 묘사하고, 때로는 뜻밖의 사고로 인한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상황을 그려놓기도 한다.또한 일상적인 소재를 사용, 그리움, 고독, 만남과 같은 보편적인 정서를 깊이 있게 탐색했다.그는 자연물에 인간적인 속성을 부여해 사소한 장면들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이처럼 시들은 시의 특질을 고루 갖추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되도록 이미지 구현을 통해 사물을 보다 생생하고 생동감 있게 해놓고 있으며, 낯설게 하기, 즉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싱그러움을 선물하고 있다."짠내 나는 그늘 맛이 좋아/ 파랗고 노랗고 붉은 여름의 생각들이/ 제 몸에 맞는 그림자를 펼치는/ 비치파라솔에서 마주 앉은 연인/ 커피잔에 얼음 사탕 등장에/ 오후의 태양/ 이맛살 찡그리며 물러선다// 가파른 허공의 물살에 길을 놓칠까 봐/ 비릿한 입술 앙다물고/ 맑은 지느러미 파닥거리며 달려온/ 한 무더기 갯바람/ 해물 한 동이 퍼다 부으며/ 탕 집 재촉하고// 바다 가까이 별장 한 채/ 시큼한 감정 뚝뚝 흐르는 절정이/ 푸른 문장으로 자라는 청포도 한 그루/ 사생활 보호하는 유전자가 제 키 늘리더니// 담장 너머 까치발 디디고/ 바깥 훔쳐보며/ 갈매기 울음 파도 소리에/ 탱글탱글 곱게 익어간다// 서성거리는 불면 속에서/ 날 선 의식의 끝자락 붙잡고/ 꽃피는 이력도 없이 잃어버린 그리움/ 한 소절 이어준 낙서 같은/ 잊지 못할 추억 한 페이지" ('바다가 손짓하는 여름' 전문)지나간 여름날의 추억은 풍성한 감각과 추억을 매개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시간 속에 묻힌 그날의 풍경들은 언어로 되살아나 기억을 깨우며 읽는 이들의 머리를 파고든다.박덕은 시인은 "궁극적으로 그의 시들은 평범한 삶 속에서 발견되는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예기치 않은 순간들을 기록하면서, 독자들에게 익숙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고 있다"고 평했다.임금남 시인은 광주 광산구 임곡에서 태어나 '문학공간' 시 부문 신인문학상, '아시아서석문학' 시·수필 신인문학상, '강원 시조' 시조 부문 문학상 수상, 포랜컬처 문학상 등을 받았고 그동안 시집 '보름달을 삼키다' 등 다수를 출간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 시로 읊어낸 사랑과 삶에 대한 깊은 사색
- · 불법계엄·기후위기···돌아본 한 해 나아갈 한 해
- · "도서관서 놀면 어느새 나도 한강 작가가 된다"
- · 조선 천재시인 백광홍의 사상과 문학 담았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