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사고수습 최우선…성급한 판단으로 상처 주지말라” 반박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공원 조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진상규명이 먼저"라고 비판 논평을 낸 것에 대해 전남도가 "성급한 판단으로 유가족과 도민들에게 상처주지 말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 10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후속대책의 최우선인 유가족 지원과 진상규명 등 시급한 사고수습이 마무리된 후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받들어 추모공원 세부 계획을 관계기관과 논의할 방침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지난 6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후속대책 발표는 이제부터가 새로운 시작이라는 각오로 무엇보다 유가족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가장 시급한 유가족 지원과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등을 위한 전남도의 역할과 정부 건의사항을 최대한 세부적으로 제시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 유가족의 심리치료와 생계비 지원을 비롯해, 배·보상금과 위로지원금 등 피해 보상 근거를 담은 특별법 추진 방침을 밝혔다"며 "특별법의 한 골자로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대책의 하나로 추모공원 조성도 포함됐다. 이는 유가족 대표단과 협의된 사안이고, 국토부와도 조성하자는 자체에 대해 협의된 내용이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도 보고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도의 입장문은 민주당 전남도당이 '전남도가 유가족 등의 공감대 없이 추모공원을 관 주도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낸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9일 민주당 전남도당은 "460억원 추모공원 조성보다 참사 원인 등 진상 규명과 도내 공항안전 강화 대책 수립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도의 무안공항 추모공원 조성 추진계획은 본말이 뒤바뀐 관 주도의 일방적 추진 계획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2·29 참사는 국가와 지역사회가 결코 잊어선 안 될 비극"이라며 "이를 기리는 추모공간은 필요하지만 제대로 된 참사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충분한 피해자 배상과 지원 등 시급한 문제를 해결한 뒤에 희생자들과 지역 사회 목소리를 수렴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하는 것이 순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는 지난 6일 심리상담과 긴급생계비 지원, 특별법 제정과 추모공원 조성, 안전시설 확충과 조기 운항 등을 골자로 한 사고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추모공원은 무안공항 인근에 460억원을 들여 7만㎡ 규모로 조성하고 추모탑과 추모홀, 방문객센터를 비롯해 유가족 위로를 위한 숲과 정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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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주·사업자 특혜? 공공성 빠진 규제 완화 '논란' 광주 금남로 전경.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광주시의회가 12일 통과시킨 중심상업지구 주거용 용적률 규제 완화가 자칫 일부 사업자와 토지주의 이익만 높여줄 수 있어 논란이다.침체된 중심상업지구의 사업성을 높여 활력을 높이고 직·주·락 추세에도 부응하지만, 중심상업지구에 한정해 주거용 용적률을 높인다는 점에서 특혜 소지가 다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중심상업지역 내 주거용 용적률을 올려주는 문제는 '공익'에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용적률을 올리는 만큼 이익 환수와 공원·공개공지 등 공공기여를 담보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광주시의회가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은 상업지역 내 주거용도(주거복합건물 주거용, 준주택, 생활숙박시설) 용적률을 540%로 변경하는 게 골자다. 400%인 현재 용적률보다 무려 140% 증가한 수치다. 기존에는 연면적 1만평을 건축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1만3천500평을 지을 수 있다.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도심 내 주거가 많아지면 주거·상업 복합 개발이 활발해지고, 거주·유동 인구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도심 활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광주에서 중심상업지구는 '도심 삼각 축'으로 불리는 충장로·금남로와 상무지구(치평동), 첨단산단(쌍암동)이 해당된다. 세 곳 모두 '주거복합건물' 위주의 재개발이 활발했지만 최근 건축비 폭등에 부동산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하지만 광주시의회가 급작스럽게 용적률을 크게 높여준 데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광주시는 중심상업지구의 급속한 주거지화에 따른 중심상업 기능 악화는 물론 주거 여건 악화, 교통 혼잡, 도시 경관 훼손 등을 우려했다. 이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공공(지자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광주시는 지역 공공주택의 미분양이 급증하는 상황도 크게 걱정하고 있다. 사업성이 좋은 중심상업지에서 대규모 주택이 공급될 경우 그 외 지역의 주택 분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뿐더러, 사업성이 떨어지는 주거지역의 '공동화'를 촉진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무엇보다 용적률을 크게 높여주면 개발업자와 특정 계층(토지주 등)에 막대한 이익이 고스란히 돌아간다. 용적률은 토지 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토지주는 막대한 시세 차익을, 사업자는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그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나 공공기여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혜'로 비칠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충분한 숙의가 필요함에도 의회가 급작스럽게 통과시킨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논의 과정과 의견수렴을 거쳐,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며 "개정안이 과연 도심 공동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또는 오히려 특정 개발 유형을 위축시킬 위험은 없는지에 대한 도시계획, 건축, 사회환경 전문가 등의 검토가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하며 개정안 폐기를 촉구했다.강기정 시장도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일정 기한을 두고 시의회, 집행부 담당자, 전문가들이 TF를 만들고 조금 더 숙의해보자고 했음에도 반영되지 않은 점에 대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광주시와 의회가 얼마든지 대화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해당 사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갖자고 요청했다.단순하게 용적률 증감 문제만 따질 게 아니라 용적률 완화에 따른 이익에 대한 공공 환원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대표는 "중심상업지역의 토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증가한 면적에 대해 공개 공지나 쾌적한 보행 환경 등 공적 이익에 부합하는 공공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광주시와 의회가 전문가들과 실질적인 시뮬레이션을 하고, 심의 과정에서 공적 역할이 반영되게끔 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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