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정치혐오 누가 만드는가?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입력 2025.01.07. 15:38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요즘 애들(청년들)은 민주화를 겪어보지 못해서 나라가 발전하고 후퇴하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기성세대로서 안타깝고 우리 기성세대들이 잘못 교육한 것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을 쓰기 한 달 전인 11월 김건희 특검 천만인 서명운동을 하시던 어른들의 말씀이다.

지역대학교 정문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천만인 서명을 받으려고 청년들에게 아무리 말을 걸고 서명을 해달라고 읍소해도 청년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서명 역시 해주지 않는다며 저렇게 말씀하셨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선 말도 안 되는 계엄 사태가 일어났고 그로 인해 대통령이 8년 만에 탄핵당하는 탄핵정국을 맞이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결론적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 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대통령의 탄핵을 위해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전국 각지에서 열렸던 탄핵 시위에서 형형색색 응원봉을 들고 k-pop 노래를 부르는 청년들의 목소리였다.

불과 한 달 전 영부인의 부당한 행동들을 조사하기 위한 특검을 위한 서명에는 사인 하나 해주기도 거부했던 청년들에게 도대체 1달 만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간의 태도를 갑자기 바꿔서 이 추운 겨울날 그것도 남들 다 쉬는 주말에 밖에 나와 탄핵을 부르짖게 되었을까?

나는 그 이유를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청년들은 기성세대 어른들과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요즘 청년들에게 대구는 빨간색, 광주는 파란색인 지역감정, 니편과 내편으로 편가르기 하는 진영논리 같은 옛 시대적 이야기들은 다른 나라 이야기이다.

어른들은 내편과 니편으로 서로를 가르고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 내 편은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것들을 설파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그러한 그간의 정치풍토를 혐오한다.

정치에 선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나의 대리인을 투표를 통해 뽑아 그들을 통해 내 권익을 보호받는 진짜 대의 민주주의를 알고 있다.

애초에 정치에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한쪽에서 아무리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그 악을 처단해야 된다고 했을 때(물론 그간의 영부인의 행동 역시 악이었겠지만)는 관심을 보이지 않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진짜 악을 보았을 때 비로소 그 악을 처단하기 위해 추운 겨울 밖으로 나와 행동했던 것이다.

청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오는 것을 보고 기성세대들이 '이제야 청년들이 정신을 차렸다.'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청년들이 그간 정치를 혐오하게 된 것 역시 그러한 기성세대들의 오산 때문이었다.

한 달 전 김건희 특검서명운동에 무관심했던 청년들과 지금의 촛불집회에 청년들은 결코 다른 청년이 아니다.

요즘 친구들은 똑똑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요즘 친구들은 '대의민주주의'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다. 특정 정당에 맹목적인 지지를 거부하는 것은 정치인을 나의 대리인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지지'가 아닌 '선택'을 하는 것이다.

지난번 암호화폐 과세, 금투세 폐지 같은 이슈에 유독 젊은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반응했고 결국 거대 야당의 행동을 이끌어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러한 친구들에게 기성세대들의 잣대로 '요즘 친구들은 민주주의를 몰라서 그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청년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기존과는 다른 관점으로, 개별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요즘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왜 사회 발전과 민주주의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라고 질문하기 전에 '우리는 진보적이야,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있어.'라는 선민의식부터 버리고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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