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족에게도 '쉼'이 필요합니다 - 가족휴가제를 통해 되찾은 일상

@박이랑 우리동네노인복지센터장 입력 2025.08.07. 18:21
우리동네노인복지센터 박이랑 센터장
우리동네노인복지센터 박이랑 센터장

2025년 초겨울, '우리동네노인복지센터'에서 방문간호를 제공받던 가정의 보호자 한 분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줬다. 83세 조모 어르신의 아들이었다. 어르신은 집에서 낙상으로 고관절이 골절된 뒤 병원에서 두 달, 재활을 목적으로 간 요양병원에서 한 달을 더 보냈지만, 재활은 커녕 오랜 침상생활과 질병(당뇨)으로 쇠약해지신 데다 욕창까지 생기며 점점 기력이 쇠해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매일같이 "집에 가고 싶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가족들은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하지만 집으로 모시는 결정은 가족에게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간병에 대한 부담, 의료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 가족은 불안했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힘겨워하고 있었다.

그때 저는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를 안내해 드렸다. 치매나 중증의 수급자를 케어하는 가족이 일시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수급자가 단기보호급여나 종일 방문요양급여를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보호자가 혹시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을까 염려했지만, 하루 12시간 요양보호사 이용 시 본인부담금은 약 1만5천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는 말씀에 큰 안심을 했다. 이는 단지 '돌봄의 시간'을 마련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돌봄의 여유'를 가족에게도 선물하는 제도다.

20일 동안 12시간씩 연속으로 어르신 댁으로 요양보호사가 찾아갔고, 저희 센터의 방문간호도 병행돼 인슐린 주사와 욕창 관리를 꼼꼼히 도와드렸다. 익숙한 집, 사랑하는 가족의 곁에서 어르신은 하루가 다르게 안정을 되찾았고, 2주가 지나자 웃음을 되찾았다. 결국 20일이 지나면서 주간보호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연계됐고, 어르신은 지금도 건강하게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가족은 지금 이 제도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장기요양 가족휴가제 전도사'가 됐다. "이런 좋은 제도를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처럼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는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인 동시에, 어르신에게는 삶의 질을 되찾아주는 따뜻한 돌봄의 시작이 된다. 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이렇게 큰 변화를 만드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가족도 돌봄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쉼의 시간을 통해 어르신도, 가족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동네노인복지센터'는 이 제도를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어르신과 가족이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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