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2024년 유아학교를 돌아보며

@김지혜 공립 단설 정덕유치원 교사 입력 2024.12.17. 17:39
김지혜
공립 단설 정덕유치원 교사

지난해 12월, 현장 교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조직법이 졸속으로 통과되며, 교육부의 유보통합 정책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많은 공청회, 토론회, 포럼 등이 열렸지만 보육계와 유아교육계의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교육부조차 각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유보)통합모델, 교사자격체제 개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12월에 유보통합 모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12월은 유아학교도 참 바쁜 달입니다. 내년 유아 모집을 마무리하면서 신입 유아 만남의 날 행사, 크리스마스 행사, 만5세 졸업식을 준비하고,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2024년 예산을 마무리하면서 내년도 운영계획 및 예산을 세우고, 내년 학급편성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였던 유보통합은 더욱더 방향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리더쉽의 부재가 얼마나 조직 및 나라를 위태롭게 만드는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리더쉽이 없는 지도자는 정책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며, 조직원들과 소통하지도 않습니다. 지도자의 일방적인 정책 남발로 예산을 낭비하고,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듭니다. 유보통합 정책도 '질높은 유아교육'이라는 목표에는 접근하지도 못하고, 장시간 돌봄이 교육적인 것처럼 홍보하여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습니다.

유아기는 부모나 주양육자와의 안정된 애착이 형성되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안정된 애착이 형성되지 않으면 평생 되돌릴 수 없는 정서적·발달적 문제를 겪게 된다는 것을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적 시기에 부모와 장시간 떨어뜨려놓는 것이 교육적이라고, 교육전공자가 아닌 대통령, 교육부 장관이 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은 다수의 국민들이 탄핵이 옳다고 말할 때, 정치적 셈법으로 탄핵을 반대하였습니다. 현장의 교사들이 윤석열 식 유보통합은 옳지 않다, 위험하다 말할 때, 다수의 누군가는 그들의 셈법으로 유보통합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처럼 자신은 교육정책들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탄핵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잘못된 것들은 바로잡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들이 국회에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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