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사랑하는 말

@김동혁 용두중 교사 입력 2025.12.30. 18:13
김동혁 광주 지산중교사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사랑하라는 말의 의미를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나는 먼저 '법'과 '도덕'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학급 규칙을 어겼다면, 그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권리를 평등하게 보호하기 위한 약속을 훼손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것이므로 규칙이 정한 벌칙을 수행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법의 영역'이다.

그리고 여기에 도덕의 잣대를 섞지 말라고 강조한다. 규칙을 어겼다고 해서 반드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며, 규칙을 지켰다고 해서 도덕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이를 알고 있다. 레미제라블의 자베르처럼 법을 지키는 행위가 오히려 비도덕적일 때도 있고, 홍길동전의 의적 활동처럼 법을 어겼지만 도덕적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

또 장발장처럼 불법 혹은 탈법의 행위가 있었어도 도덕적으로는 참작해야 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법과 도덕을 결부시키지 말고, 각 영역은 각 영역대로 따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물건을 부쉈다면, 우리는 법의 잣대와 도덕의 잣대를 각각 적용해야 한다. 그래야 장발장처럼 지은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비난을 받는 일을 막을수 있고, 임꺽정과 홍길동 같은 인물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같은 맥락에서 아이들에게 설명한다. 법적으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책임을 지게 하되, 도덕적으로는 그 사람이 진심으로 뉘우치고 변화할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인간다운 태도라고 말한다. 법과 도덕을 분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가르칠 때, 내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은 권유이며 안내이고, 토론이며 논쟁을 함께 경험하는 과정이다. "함께 배우고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하며, 나 또한 늘 부족함을 돌아보고 다시 배우려 한다.

내 생활교육 철학은 단순하다. 법의 잣대에서는 정확하고 공정하게, 모두의 자유가 최대화되도록 판단한다. 도덕의 잣대에서는 미움을 최소화하고 사랑을 최대화하려 한다. 이것이 나만의 '개똥 철학'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학급 규칙을 어긴 아이들을 향한 미움의 감정을 줄이고 사랑의 감정을 키우기 위해 요가를 한다. 요가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관대해지며, 사랑할 의지가 조금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한 호흡 내쉬며 속으로 되뇌인다. 한 동작을 마치며 다시 속삭인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사랑하자. 법은 엄정하게, 그러나 마음은 따뜻하게."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