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에 광주·전남 주력산업 '긴장'

입력 2025.02.10. 17:56 도철원 기자
美수입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대미 수출 비중 각각 30%·7.7%
관세 전쟁 본격화땐 타격 ‘불가피’
시·도 대응팀 구성…“대책 수립중”
광주·전남의 주요 수출항인 광양항 전경.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 추가 관세와 함께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자동차와 가전제품, 철강 등 지역 주력산업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쿼터제 철회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장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발 관세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전반적인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의 대미수출액은 광주 47억 2천200만 달러, 전남 35억 700만 달러 등 82억 2천900만 달러였다.

광주의 미국 수출 비중은 30.3%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은 7.7%로 중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 수준이다.

트럼프 2기 주요 관세정책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10~20%를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관세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교역 상대국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적용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우선 상호관세로 인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로 현재 대부분 제품의 교역 관세가 0%로 관세율 차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입 철강 25% 추가 관세 역시 구체적인 부과방안을 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철강에 대해 연간 263만 톤까지 무관세 쿼터를 적용하고 있으며 쿼터 물량을 넘긴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쿼터제까지 폐지할 경우 포스코 광양 등 지역 철강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가전제품, 철강 등도 미국의 관세 정책의 직간접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자동차 등 일부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호관세로 인해 EU 등에 추가관세가 부과될 경우 유럽산 자동차보다 한국산 자동차가 상대적인 가격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주 주력산업인 자동차의 경우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되는 전체 물량 중 절반 이상이 미국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특히 광주에서 생산되는 스포티지의 경우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 차종으로 가격우위를 전제로 한 수출 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진 유불리를 점치기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가전제품 역시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더 팩토리'인 광주사업장에 집중된 구조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트럼프 관세로 글로벌 물량 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지역 생산 물량 증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발 관세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줄어들고 국내 총생산(GDP)도 0.29%~0.6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광주시와 전남도는 대응팀을 구성하고 대책 수립에 나섰다.

광주시는 가전 및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산업 전반에 대한 선제 대응·종합관리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전남도는 전남연구원, KOTRA지원단등 경제 관련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트럼프 2기 관세정책 대응 TF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 경제계관계자는 "지역주력산업 구조가 완제품 생산이 아닌 대기업 부품 공급 비중이 높은 상황"이라며 "미국의 통상정책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만큼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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