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지원 편중 '막막'한 광주 4050 창업자, 현실은 도소매 집중

입력 2025.09.02. 10:43 강승희 기자
중년 창업자 비율 가장 크지만, 정보 부족
예산 한계로 창업 교육은 30명 안팎 그쳐
지역 비중 큰 업종 경쟁력 키울 기회 적어
“메뉴도 콘텐츠…체계적 교육은 큰 도움”
한 꽈배기집에서 주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 북구 중흥동에서 사진관을 운영 중인 50대 A씨는 관련 업종에서 수십년간 일해온 베테랑이지만 막상 자신의 가게를 열 때는 전국 체인점 간판을 달 수밖에 없었다. 홍보 등에서 독자적으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씨는 "동일 업종에서 오래 일하며 손님과 인연을 쌓았지만, 체인점의 마케팅을 따라갈 수 없었다"며 "저는 동일 업종으로 시작해 사업자 등록증이나 전월세 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접고 창업에 뛰어든 중년 사장님들은 지인들의 조언이나 입소문에 기대는 경우가 많아 말리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게들에 광고해 준다는 전화가 정말 많이 오는데, 한다고 해도 효과가 불투명하다 보니 광고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묻거나 따라하는 수준에 머무른다"고 토로했다.

광주 창업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4050세대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각종 지원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콘텐츠 분야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창업 지원사업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진 '나홀로'사업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창업자의 연령대는 40·50대가 48.1%로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30대 이하 40.3% ▲60대 10.1% ▲70대 이상 1.6%가 뒤를 이었다. 지난 2년간 역시 40대와 50대 창업자가 연령 분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창업 업종으로는 도매 및 소매업(32.4%), 숙박 및 음식점업(22.5%),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17.8%)이 상위 3순위를 기록했다. 도매업은 농산물·식료품, 의복·섬유 등 재화를 다른 사업체에 공급하는 업종이며, 소매업의 경우 슈퍼·편의점, 백화점 등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업종이다.

그럼에도 현재 중년(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광주 창업 지원사업은 주로 ICT와 문화콘텐츠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역 핵심산업과 육성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실제 지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소매업을 비롯한 창업 상위 업종 종사자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중년 대상 창업교육을 제공하는 '광주중장년기술창업센터'는 고부가 가치 ICT·문화콘텐츠 기업 발굴과 육성을 위해 사무공간 무상제공, 사업화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맞춤형 창업 과정'의 경우 창업 분야 제한 없이 상·하반기로 나눠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부터 전문가 자문 등 창업의 기초적인 부분을 교육하고 있지만, 예산 한계로 분기당 30명 안팎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유일한 창구마저 지원의 폭이 좁다 보니, 중년 창업자들이 정보를 얻거나 경쟁력을 키울 기회는 부족한 상황이다.

중소기업부가 올 1월 발표한 '2022년 기준 창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 확보'(50.3%), '실패에 대한 두려움'(46.0%), '창업 지식·능력·경험 부족'(34.7%) 등이 꼽혔다. 단순 자본 지원뿐 아니라 실질적인 창업 교육과 정보 제공이 병행돼야 함을 방증한다.

실질적인 정보와 지원 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 보니 중년 창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프랜차이즈를 선호하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시지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레시피부터 인테리어, 광고까지 본사에서 진행해 주기 때문에 창업자가 준비할 필요가 없고 메뉴얼만 따라하면 되니까 중년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층의 브랜드 선호에 수익이 보장된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중년 창업자들은 체계적인 교육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광주중장년기술창업센터에서 '맞춤형 창업 과정'을 수료한 후 콘텐츠회사를 창업한 40대 최지연씨는 "창업을 준비할 당시 정보 자체가 굉장히 부족했다"며 "맞춤형 창업 과정을 통해서 사업계획서 작성 방법을 배우고 단기·중기 로드맵을 작성해 보니 회사 운영과 발전 방향에 대한 계획이 체계적으로 세워져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이어 "실제 창업 사례를 보면서 내게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결지어보고,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외식업의 경우에도 메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으니 체계적인 교육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