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년이 되는 해이자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한 지 80년이 되는 해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우리나라를 어떤 교묘한 수법으로 수탈해갔으며, 그 암울했던 시기를 국민들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광주에서 버스로 1시간, KTX로 30분이면 도착하는 목포로 근대시기 여행을 다녀왔다. 이 외에도 드라마 '호텔 델루나', 소년 김대중의 공부방이 있던 곳까지 다양한 목포의 모습을 구경해보자.
◆'바다와 도심을 한눈에'…목포진에 빠지다
목포진은 조선시대 수군의 진영(鎭營)으로 목포영·목포대라고 불렀다.
지리상으로 볼 때 목포는 영산강 하구를 안고 있으며, 바다로 연결되는 지리적인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호남과 경상남부 지역으로 통하목포진역사공원 전경는 세곡 운반로로 사용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목포는 조선 초기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됐던 곳이기도 하다.
1439년(세종21년) 처음 목포진의 설치가 재가됐으며, 성의 모습이 갖춰진 것은 1502년(연산군 8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1895년(고종 32년) 7월 고종 칙령 제141호에 의해 폐진됐다. 폐진 이후 목포진역사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당 공원은 옛 목포진의 일부를 복원한 것으로, 중앙교회를 지나 가파른 길을 올라가다보면 길 양옆으로 수군기가 도열돼 있어 그 모습이 마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으로 가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공원을 가로질러 전망대로 올라서면 목포 시내와 목포항과 목포외항을 비롯한 시원하고 뻥 뚫린 바다도 한눈에 들어오는데 조선수군이 왜 이곳에 진을 쳤는지 단번에 깨닫는 순간이었다.
전망대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후박나무가 운치를 더했다. 나무에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으니 예쁜 바다와 도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서 전망대를 내려오기 전 나무를 배경으로 인생숏도 건지길 바란다.


◆촌놈 공부하던 곳…'소년' 김대중의 공부방
'보통학교 4학년 때 우리 가족은 드디어 목포로 이사했다. 그전에 나는 틈만 나면 뭍으로 가겠다고 떼를 썼다. 혼자 일본에 가서 공부하겠다며 부모님을 조르기도 했다. 신문 배달을 해서라도 독학을 하겠다고 했다. (중략) 여기에 자식들을 뭍에서 공부시키겠다는 어머니의 의욕이 합쳐져 생활터전을 옮기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뭍으로, 큰 곳으로 터전을 옮긴다는 것은 정말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청운의 뜻을 품고 배에 올랐다. 1936년 가을이었다.'
1936년부터 1945년까지 하의도에서 부모님과 올라와 공부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린시절 머물렀던 '소년 김대중 공부방'의 소개에 적혀 있던 자서전 문구 중 일부다.


소년 김대중 공부방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집터다. 당시 공부를 했던 다락방을 복원해 1층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관련된 자료를 전시했고, 2층에는 그의 공부방을 마련했다. 목포공립제일보통학교(현 목포북교초교)에 다녔던 소년기의 김대중 대통령의 공부방에는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좌우명을 적어 놓은 액자와 책상, 시계를 그대로 복원했으며, 그 시절 입었을 듯한 교복도 공부방 한켠에 고이 걸려 있어 그 시절 그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김대중 자서전에는 당시 창문으로 보는 목포 앞바다는 장관이었다고 쓰여 있는데 실제로 2층에 놓인 책상 옆 큰 창 너머에 보이는 목포의 바다는 절경이었다.

건물을 나오면 바로 옆에 높디높은 계단들이 놓여있고, 학창시절 김대중이 고민하던 '창씨개명'부터 다양한 자서전 문구와 그 시절 사진이 기다리고 있다.


◆목포의 근대를 둘러보는 여행
이제는 목포의 근대역사를 알아보러 갈 차례다. 우선은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가보자. 입장료 2천원(목포시민 1천원)이 있지만 입장료를 내면 2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입장 티켓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1관은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898년 10월 목포일본영사관이 목포에 설치됨에 따라 영사관으로 지은 건물이다. 이후 2014년부터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약간의 언덕길 위에 위치해 있으며, 역사관 입구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까마득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일본인들은 굳이 왜 이렇게 높은 곳에 건물을 지었을까. 영사관이라 할지리도 우리나라 국민들을 건물에서도 감시하려 했을까.'하며 올라갈 때 쯤 건물을 등지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관 내부로 들어가자 근대역사의 보물창고라고 불릴만큼 목포의 시작부터 근대역사까지 모든 것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2층 규모에 총 7개의 주제관이 연결돼 있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그시절 모습을 최대한 복원하려는 듯한 건물의 내부 모습이었다. 벽난로부터 전등, 벽의 도색, 창문틀 모습까지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해서 인지 가장 마지막 전시관에서는 드라마 속 옷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곳도 마련돼 있었다.
1관의 하이라이트는 역사관을 나와 건물 뒤쪽에 있는 방공호를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일제는 태평양 전쟁시기 장기전에 대비한 방공호를 전국토 여러곳에 마련했는데 목포에서는 유달산과 고하도에 만들었다. 방공호 내부로 들어서면 희망을 상징하는 듯한 파란색 유리 속 흰 나비들이 바닥에 표시돼 있는데 이를 따라가다보면 당시 참혹했던 모습들의 모형이 방공호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본격적인 일제의 수탈과 구국운동
이제는 입장티켓을 손에 꼭 쥐고 1관을 나와 2관으로 이동할 차례다.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2관은 과거 식민수탈의 대명사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로, 1920년 6월에 건립됐으며 일제가 토지관리를 빙자해 국민들의 손과 발을 묶었던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사리원지점과 함께 가장 중요했던 지점으로 현재 남한 지역에는 부산과 목포 밖에 건물이 남아있지 않다.


현재 1층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수탈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잘못을 자행했는지 적나라하게 시기별로 작성돼 있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업무 위촉장부터 대출금 안내문 등 각종 문서를 비롯해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저울과 토지측량기, 줄자 등 당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유물들 뒤로 1층 마지막 부분에서는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투척한 나석주 열사를 자세히 소개한 장소를 둘러볼 수 있다. 2층 계단을 오르기 전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져 맞추는 게임도 있으니 나석주의 마음으로 폭탄을 던져보자.



2층에 올라서면 목포 시민들의 운동사에 대해 알 수 있다. 소작쟁의 폭압의 정보와 독립가, 신간회 목포지회 창립식 사진, 4·8독립운동 등을 시작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목포 결의문, 경과문, 1897년 민주화운동까지 근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진 목포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2관을 모두 둘러봤다면 이제 주차장으로 이어진 건물 뒤편에 자리한 화장실도 꼭 들러야 한다. 광복 이후 땅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팔굉일우(전 세계가 하나의 집)비와 데리우치 총독 기념 식수비 등 일제 강점기 잔재를 확인할 수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도시 풍경 만드는 나무 심어요" 건축NGO 나무 심는 건축인이 26일 북구 양산호수공원에서 나무 심기 행사를 가졌다. 인본주의 건축을 추구하는 건축인 모임이자 NGO인 나무심는건축인(상임대표 박홍근·공동대표 선정환, 이하 나심건)이 양산호수공원에 주민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나무심기 운동은 도시에 녹지공간을 더하는 행사로 나심건의 철학이 담겨 눈길을 모은다.26일 오전 나심건이 광주 북구 양산호수공원에서 주민 50여명과 함께 나무심기행사를 가졌다.나무심기행사는 나심건의 역사와 함께 하는 뜻깊은 운동이다. 나심건은 지난 1999년 운천저수지를 시작으로 광주시청 신청사 인근, 광송간 도로변, 첨단공원 등에 나무를 심으며 지속가능한 건축문화운동을 펼쳐온 바 있다. 최근에는 분적산 근린공원, 첨단 1동 생태광장 등에 나무를 심었다.특히 이번 행사에는 주민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다. 양산동 주민과 선정유치원생 20여명이 함께 나무를 심고 도시 공간 속 나무와 녹지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다.양산호수공원에 뿌리 내리게 된 나무는 배롱나무 30그루와 황금회화나무 20그루다. 이중 황금회화나무는 어린 묘목으로 이날 나무를 심은 유치원생들과 함께 자라 양산호수공원 뿐만 아니라 지역의 풍경을 만들게 된다.박홍근 상임대표는 "우리의 슬로건인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이 세상을 바꾼다'는 마음으로 올해 식재행사를 가졌다"며 "특히 이번 행사에는 주민과 어린이가 함께 해 지속가능한 도시, 인본주의 건축을 추구하는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행사에는 나심건 회원과 주민 외에도 김종화 광주 북구 부구청장과 지역 건축 원로인 조용준 조선대 명예교수, 천득염 전남대 명예교수가 함께 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 · "청년들의 언어로 얘기하는 오월, 의미 깊어"
- · 실제 '정년이'들이 들려주는 여성국극
- · 스크린서 펼쳐지는 노동과 민중가요
- · 봄 마실 제격··· '맛있는 문화배달'이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