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기반 각종 프로젝트부터
지난해 마련한 '오월공론장'까지
"지역 고유 자원 발굴 필요" 강조

"문화기획자로서 '지역'은 더 척박하고 어려운 곳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열려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문화기획자들에게 수여하는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수상자에 광주를 중심으로 현장기획 활동을 하고 있는 김꽃비 독립기획자가 선정됐다.
지난 2013년 문화기획자 아카데미를 통해 기획자로 일을 시작하게 된 김꽃비 기획자는 ㈜쥬스컴퍼니 10년후그라운드 팀장으로 활동하며 광주 양림동 마을을 기반으로 한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을이 무대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5년간 진행된 '양림쌀롱'의 PM을 맡아 지역 주민, 상인, 아티스트들이 상생하는 복합마을축제의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 양림동 옛 은성유치원 공간을 리뉴얼해 만들어진 10년후그라운드에서 지역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김 기획자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지난해 진행한 '오월공론장 만들기-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를 꼽았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착안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청년들의 시선으로 광주의 오월을 해석해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공론장을 구축하는 기획이었다. 클럽, 독립서점, 어덜트토이샵 등 다양한 공간에서 광주의 오월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마련해 작지만 소란한 공간이 만들어져 다양한 주제로 오월정신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김 기획자는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적은 예산과 한정된 인력 등으로 걱정 어린 시선을 종종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지역은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이 잔재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김 기획자는 "지역은 알려지지 않은 고유한 자원들이 풍부한 곳이다. 이것들을 새롭게 발굴하고 재해석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자기만의 프로젝트를 하려는 기획자들에게는 지역이 훨씬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5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 시상식은 오는 29일 광주 10년후그라운드에서 열린다.
한편 2022년부터 진행된 '내일의 기획자 어워드'는 지역의 문화기획자들을 발굴하고 조명하며 지지와 연대를 표하기 위해 선배 그룹 기획자들이 만든 상이다. 펀딩을 통해 상금과 진행비용을 마련했으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다큐 '어른 김장하'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 "내가 배우지 못했던 원인이 오직 가난이었다면, 그 억울함을 다른 나의 후배들이 가져서는 안 되겠다 하는 것이고, 그리고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다면 그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곧 누구보다도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이윤이겠기에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명신고 이사장 퇴임사 중)시대의 '어른'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묻는 다큐멘터리가 다시금 화제가 되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광주독립영화관은 오는 17일부터 영화 '어른 김장하'를 재개봉해 관객들을 맞이한다.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지난 2023년 개봉한 김현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한약방 대표이자 교육인, 시민활동가로서 일평생을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1944년 경남 사천군에서 태어난 김 선생은 열아홉 살 최연소 한약업사 자격을 얻어 진주시 동성동에 '남성당한약방'을 열고 60여 년간 운영했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해 번 수익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을 실천했다.김 선생은 1984년 100억원이 넘는 사재를 들여 진주 명신고를 설립하고, 10여 년간 이사장으로 지내며 학교시설을 완비한 뒤 1991년 국가에 기부채납했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1천여 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주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외에도 교육·문화·여성·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건 없는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사회 곳곳에 따뜻한 손길을 건네왔다. 김 선생은 2022년 은퇴해 한약방 문을 닫고 현재 평범한 할아버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영화 '어른 김장하' 스틸컷최근에는 김 선생과 문형배 헌법재판관과의 인연이 재조명되며 영화 '어른 김장하'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 재판관은 지난 2019년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선생이 안 계셨더라면 판사가 못 됐을 것"이라며 김 선생에 대한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문 재판관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김 선생을 만나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광주독립영화관을 비롯해 이달부터 전국 영화관 곳곳에서 영화가 재개봉해 다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에서도 '역주행'을 거듭해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순위권에 오르기도 했다.광주독립영화관은 오는 21일 오후 7시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도 진행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기자, 이국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 자신의 선행을 언론에 알리기를 기피했던 김 선생의 이야기를 취재하고 다큐멘터리에 담아낸 김 기자의 취재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광주독립영화관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상영시간과 자세한 정보도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 · '더 나은' 영화로 만들어가는 '더 나은' 삶
- · 적벽의 비경에 '탄성', 방랑시인의 매력에 '풍덩'
- · 토요일엔 무등산서 전통 문화에 빠져볼까
- · "용서와 화합 속, 진정한 민주시대 맞이해야"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