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속도 40%↑·일반차량도 빨라져
도민 "대중교통 타는 입장에선 편해"
짧은 구간 개통에 '효용성' 저하 부각
"길어질수록 효과 커져…현재 과도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일동에 사는 윤승희(60) 씨는 요즘 출퇴근이 부쩍 편해졌다. 올해 5월 서광로에서 운영을 시작한 BRT(간선버스급행체계) 덕분이다. 예전 같으면 승용차와 택시 사이와 뒤엉켜 느리고 답답했던 시내버스가 이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쭉 빠져나가니 출퇴근길 고통을 견딜 필요가 확실히 줄었다. 왕복 6차로 한가운데 중앙버스차로를 따라 버스와 택시가 막힘없이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걸 볼 때마다 속이 뻥 뚤린 느낌을 받는다. 아직은 BRT나 섬식 정류장이 낯설고 구간이 짧아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제주시 전부 이렇게 버스 전용으로 쭉 이어지면 얼마나 편해질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행히 제주 시내 전역으로 확대된다고 하니 기대가 더 크다.
'자동차의 도시'란 오명을 안은 제주도가 적극적인 BRT 확대로 교통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자가용과 렌터카로 온 도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차로 확장이 아닌, 차로를 대중교통과 보행로에 내어주는 사람 중심의 교통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등 새로운 시스템을 실험하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BRT 시행 구간에서의 뚜렷한 성과 또한 내고 있다. 제주도 전역으로 확장될 경우 교통 체증과 도심 공간 활용 방식이 크게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람보다 차가 많은 섬…'제주형 BRT' 추진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래전부터 '사람보다 차가 많은 섬'으로 불려왔다. 올해 10월 기준 제주도 인구는 66만 5천276명이다. 그러나 차량 등록 대수는 72만 324대다. 다만, 30만 대가량은 등록은 제주도에 하고 실제 운행은 다른 지역에서 하는 기업민원차량이다. 기업민원차량을 제외하고도 세대당 차량 보유 대수는 1.3대다. 전국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은 1.09대다. 이에 더해 제주도는 관광객이 연 1천500만 명에 달한다. 더군다나 제주도 관광객 상당수는 렌터카를 이용한다. 제주 여행 시 내국인 관광객의 렌터카 이용 비율은 70~80%대로 알려졌다. 도로 위 차량들로 도시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은 말할 것도 없고, 관광지 인근·도심 진입로는 주말마다 사실상 정체 구간이 된다.
제주도의 BRT 정책은 이 같은 자동차 중심 구조로는 더 버틸 수 없다는 진단에서 출발했다. 신규 도로 개설이나 차로 확장으론 혼잡을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교통량을 늘리는 '유도 수요' 현상이 반복된다는 문제의식이다. BRT는 버스를 일반 차량과 분리해 중앙차로에서 우선적으로 운행시켜 속도를 높이고, 정시성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구축 비용도 도시철도(지하철)에 비해 10분의 1에 불과해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16년 첫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을 통해 BRT 도입을 추진했다. 2017년에는 간선-지선 체계를 재정비하면서 BRT를 첫 도심 구간(공항로 0.8km·중앙로 2.7km)에 도입했다. 2020년 이후에는 이를 한 단계 고도화한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를 목표로 정류장 구조 개선, 우선신호 시스템 도입, 환승체계 강화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국내 최초로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를 도입한 게 관심을 받는다. 도로 중앙 양쪽에 정류장을 설치하는 상대식 정류장이 아닌, 단일 정류장을 설치하고 양문형 버스를 활용해 양방향으로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류장 면적이 줄어들어 보행로를 줄일 필요 없고, 가로수도 보호할 수 있다. 전국이 제주 BRT를 주목하는 이유다.
제주도는 BRT 사업을 총 3단계로 나눠 2026년까지 동·서광로 등 10.6㎞, 2029년까지 연삼로 등 15㎞, 2033년까지 연북로 등 17.7㎞를 목표로 한다. 그 결과로 올해 5월 서광로(3.1km) 구간이 우선 개통됐다.
◆버스기사도, 택시기사도 '엄지척'
제주연구원에 따르면 서광로 BRT 구간 개통 후 2개월간 출근 시간대 버스 이동 속도를 조사한 결과 43%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신제주에서 광양 방면은 시속 14.7㎞로 개통 전 10㎞보다 47%, 광양에서 신제주 방면 이동 속도는 16㎞로 개통 전 11.7㎞보다 37% 빨랐다. 버스전용차로가 아닌 일반차로에서 운행하는 차량 속도도 개통 전 12.6㎞에서 18.5㎞로 4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 중앙차로를 피해 우회하는 차량이 늘어서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중교통 관계자들과 이용자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해했다.
제주에서 1년 반째 택시를 운전하는 홍동국(54) 씨는 BRT 중앙차로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편해졌다고 호평했다. 홍 씨는 "예전 버스전용차로가 갓길에 있을 땐 화물차, 납품차, 우회전 차량이 다 껴들어서 사실상 전용차로 기능을 못했는데, 이제 버스랑 택시는 다른 차들과 안 섞이니까 훨씬 낫다"며 "제주도는 자가용도 렌터카도 넘쳐나는 섬이기 때문에 오히려 승용차가 불편하고 버스가 활기차게 다녀야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퇴근 시간대인 6시 30분께 제주터미널 앞에서 광양사거리까지 315번 BRT를 타 보자 '도로 위 전철'이라는 이름을 곧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일반 차량들이 꽉 막힌 도로에서 느릿하게 달리는 것과 달리 쾌적하고 또 흔들림 없었다. 승객들이 많아 서서 가고 있는데도 차선 변경이나 급가감속이 없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해당 버스를 운영하는 기사 A 씨는 "지금 이 구간만 해도 얼마나 편하게 가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다른 승용차와 얽히지 않고 편리하게 갈 수 있으니 편한 느낌이 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시민 공감대는 과제…노선 확장이 관건
다만 제주지역 내에서는 제주도 BRT 사업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중앙버스차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버스가 기존 1차로 정류장으로 급우회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통체증 등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섬식 정류장에 대한 불편도 있다. 섬식 정류장은 양문형 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기존 정류장과 한동안 '공존'이 불가피하다.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불편에 더해 환승에 번거로움까지 느끼고 있다. 도청 신문고 '제주도에 바란다'에는 연일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는 BRT 서광로 구간에서 나온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때까지 동광로 구간 사업을 잠정 보류하기도 했다.
전문가는 현재 BRT 구간이 짧아 효과를 온전히 체감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충분히 연장을 늘린 뒤에 개통하면 시민 불편이나 시행착오를 덜 겪었을 거란 주장이다.
실제 광주시는 지난 2009년 광산구 수완지구 내 임방울대로에 '버스중앙차로제'를 운영했다가 4년 만에 중단했다. 수완지구 조성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수요 부족도 있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임방울대로 2.7㎞ 구간 운영에만 그친 게 결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주연구원의 B 연구위원은 "BRT(중앙버스차로)는 연장이 길면 길수록 효과가 커지는 구조"라며 "최소 몇 km 이상이어야 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지금 제주도 동광로까지 구간이 더 길어지면 체감 효과가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모니터링을 꾸준히 한 결과 버스 속도는 확실히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또 섬식 정류장과 관련해서도 B 연구위원은 "섬식 정류장은 도로 폭, 정류장 위치, 환승 동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며 "지금은 중앙·가로변 정류장이 혼재된 과도기라 불편이 생기지만, 정류장이 전부 중앙 섬식으로 통합되면 지금 같은 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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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독점 도로와 헤어질 결심, 광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주요 도로 중앙에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도로(道路)를 사람, 차 따위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비교적 넓은 길로 정의하고 있다. 보행이 기본이던 도로에는 차츰 자전거가 다녔고, 이후 자동차와 버스, 오토바이크를 거쳐 지금은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와 전동 휠체어 등이 이동하고 있다. 도로는 많은 이동 수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러나 어느새 도시의 도로는 자동차가 독점하기 시작했다. 자동차가 편리하게 다닐 수 있도록 차로(車路)를 넓히는 데 집중했고, 보행과 자전거 등은 좁은 길 하나로 내몰렸다. 그 길마저도 넘쳐나는 차들이 선을 넘어 점령하기 시작했다. 보행은 차와 자전거 모두에 위협받고 있고, 길이 없는 자전거는 위험과 눈치를 떠안았다. 광주는 자동차 빼고 모든 이동수단이 불편한 도시라는 오명이 있다. 이제는 자동차가 독점한 도로와 결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설계, 과감한 정책적 결단, 적극적인 시민 공감대 형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주요 도로 중 하나인 메리디아나(Meridiana). 바르셀로나시가 차로 가운데 2~3차선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든 모습이다. 바르셀로나시는 주요 도로를 이 같은 방식으로 재편하는 중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차로 줄여 공원·자전거도로, 바르셀로나의 용기전 세계에서 도시경쟁력으로는 손꼽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은 광주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바르셀로나는 대중교통과 자동차, 자전거, 보행이 공존하는 대표적 도시다. 여느 도시처럼 자동차 도로를 확장하며 성장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도로를 줄여 그 자리에 사람이 쉬고 걸을 수 있는 공원을, 자전거와 PM이 이동할 수 있는 전용도로를 만들고 있다.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은 크게 슈퍼블록(Superilles)과 그린 액시스(Green Axes)라는 두 축이다. 슈퍼블록은 주거와 상업이 복합된 소규모 블록을 묶어 벤치와 나무가 놓인 공원을 조성한다. 그 안에서 자동차 통행을 최소화(차량 시속 10~20km 제한)하고 보행·자전거 중심의 이동을 우선한다. 즉, 통과 교통은 외곽 도로로 유도하고 내부는 보행과 체류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식이다. 집과 가게 밖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휴식하고 이동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크게 올라갔다. 취재진이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주민들은 "거리에 사람들이 많아져 활기가 돈다", "슈퍼블록으로 안전한 느낌을 받고, 녹지 공간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하고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또 다른 한 축인 그린 액시스는 도시의 대동맥 격인 주요 차로를 줄이고 중앙부를 녹지·보행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메리디아나(Meridiana)의 경우 재편 전 왕복 8~10차로에 달하던 자동차 차로를 단계적으로 줄여 중앙부에 수십 미터 폭 규모의 녹지·산책로를 만들었다. 그 양옆에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전거도로를 배치했다. 자동차 이동은 보장하되 더 많은 사람이 도로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로, 자전거도로, 주차장 등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대신 일방향 도로를 통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게 특징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특히 바르셀로나는 최대한 자전거도로를 차로와 보도와 완전히 분리해 이동을 보장한다. 그 결과 자전거뿐만 아니라 전동킥보드와 같은 PM 이용이 크게 늘었고, 일상적 통근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교통사고 역시 감소 추세다. 시는 대로 재편 구간에서 보행자·자전거 사고가 유의미하게 줄었다고 평가했다.수치로 보면 더 분명하다. 바르셀로나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약 7% 내외다. 광주의 경우 1~2%대에 머무는 것과 대비된다. 이는 캠페인이 아닌, 도로 재편이 꾸준히 이어진 결과다.바르셀로나에 거주 중인 한인 유학생 박세아(28) 씨는 "한국과 달리 바르셀로나는 인도가 넓어 처음에는 신기했다. 야외에 공원이 많아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보니 도시가 살아 있는 느낌"이라며 "자전거도로 덕분에 자전거나 스쿠터, 킥보드가 타기 좋은 환경이라 젊은 사람들이 많이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바르셀로나가 도로 재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비아 라이에타나의 경우 차로 축소로 인한 정체 우려가 컸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시는 왕복 5차선을 3차선으로 줄이는 대신 보도 폭을 약 4m까지 넓히고, 버스·자전거 동선을 명확히 분리하는 선택을 했다. 대신 왕복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바꿔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유지하도록 보완했다.스페인 바르셀로나 엘 파벨론 델 클롯. 도로 한가운데를 시민이 휴식하고 이동할 수 있는 공원으로 만들고, 양쪽에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車 독점 구조 깰 '과감한 정책' 필요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은 광주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광주는 대중교통·자전거·보행을 앞세운 '대자보'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여전히 자동차가 도로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과 상무광천선,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 추진 등 대중교통 확충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추후 개선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자동차 중심의 도로 구조를 깨고 '공존할 수 있는 설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윤희철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장은 광주의 도시 구조에 맞게 '차량 흐름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바르셀로나의 도로 재편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와 바르셀로나의 도시 형성 과정이 달랐던 만큼, 그대로 적용할 순 없다곤 하더라도 교통 흐름을 유지하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등을 확대하는 원칙은 다를 바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윤 센터장은 전남대학교가 위치한 북구 중흥동 일대 사례를 들어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사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조성돼 바둑판형 도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흥동뿐만 아니라 광주에 이 같은 도로 구조를 가진 곳은 상당하다.윤 센터장은 "이런 지역은 사잇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차량 흐름을 상당 부분 조정할 수 있다"며 "주요 간선도로를 피해 주택지를 통과하는 차량 흐름을 구간별로 막아두면 주택지 안에서는 빠르게 지나가는 차가 거의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과 차량이 줄어들면 보행 안전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교통량 자체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넓은 도로가 필요 없어지게 때문에 최소한의 차로만 남기고 나머지 공간은 보행로나 자전거도로, 노상 주차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는 바르셀로나가 대로와 주거지 내부 도로를 구분해 기능을 재배치한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자동차는 외곽과 간선도로에서 이동하고, 주택지 내부는 보행과 생활 중심으로 재편하는 구조다. 윤 센터장은 "이 자체가 보행 환경 개선이자 주거 환경 개선"이라고 강조했다.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 속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중앙 전용도로를 따라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동하는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어정쩡 말고 확실하게 " 자전거도로 확충 시급하다결국 도로에서 다양한 이동수단이 공존할 수 있으려면 각 기능에 맞게 분리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해진 사실이다. 광주가 자동차 타기 편한 도시인 건 차로가 명확히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과 자전거·PM, 보행이 편리해지려면 전용 도로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대중교통과 차가 섞이고, 자전거와 보행이 충돌하는 구조에서는 이동의 편리성과 안전 모두 보장할 수 없다. 광주가 대·자·보를 아무리 표방해도 도로를 분리하지 않으면 체감하기 힘든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광주는 도시철도 2호선을 추진 중이고 1단계는 2027년, 2단계는 2030년을 완공 목표로 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시철도 2호선이 광주의 주요 대로 밑을 지나가기 때문에 통행량을 분산해준다. 대로들을 과감하게 줄여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윤 센터장은 "광주 제1순환로를 따라 2호선 공사가 진행되는데, 어차피 도로 구조를 손댄 구간"이라며 "환경단체들이 말하듯 도시철도가 다니면 교통량이 줄어드는 만큼 이 구간을 중심으로 도로 다이어트와 자전거도로 확충을 동시에 가야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2호선과 연계해 자전거와 PM 이용이 많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자전거도로 확충과 같은 도로 재편을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남겼다.특히 윤 센터장은 전용도로가 거의 없다시피 한 광주에서 자전거·PM 이용은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자전거 타기 너무 힘들다. 저도 무서워서 차로에서 못 타고 결국 인도로 올라가게 된다"며 "지금처럼 자전거가 인도로 올라가게 만드는 구조에서는 안전도, 이용도 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자전거도로를 보행과 차로에서 분리하고 그 위를 PM도 함께 다닐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실제로 많이 타는 구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며 "그 구간부터라도 시범적으로, 최대한 빨리 자전거도로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전남 순천시 조곡동의 한 자전거전용도로. 차로를 줄여 자전거도로를 만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윤 센터장은 자전거 주차장 확대 필요성도 건의했다. 그는 "광주는 다른 광역시에 비해 자전거 주차장이 현저히 적다"며 "유스퀘어, 송정역 같은 주요 환승 거점에 자전거 주차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 2호선 역사에는 처음부터 자전거 주차장을 계획해야 한다"며 "수원 복합환승센터에 가면 자전거 주차장이 따로 있는데,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인프라가 이용을 좌우한다"고 말했다.대중교통에 대한 과감한 확충 또한 필요하다. 윤 센터장은 "도시철도 2호선은 구간이 길고 수요가 많아 2량(약 150명) 수송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주요 간선버스를 확충하고 환승센터를 통해 BRT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런던은 지하철이 2~3분에 한 대씩 오고, 버스도 10분 안에 다니기 때문에 시민들이 시간에 맞추려 달릴 이유가 없다"며 "대자보를 활성화하려면 대중교통 총량 자체를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강승희기자 wlog@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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