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들' 화순탄광·한국 정치사 기록
'시와사람' 해방 정국 당시 시인 발굴
'문학춘추' 명사들의 신년 휘호 담아

광주 지역의 문학단체와 출판사들이 한 해를 결산하는 문예지를 잇따라 발행했다. 경사와도 같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하루아침에 국민을 공포로 몰아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등 다사다난했던 지난 한 해, 정치·사회·문화 각종 분야를 지역 문인들의 시선으로 조명해 눈길을 모은다.
◆작가 35호=광주전남작가회의의 반연간지로 첫 번째 특집은 '지역에서 문학으로 살아가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7월에 진행된 '청년문학인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으로, 젊은 작가들이 지역에서 문학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뤘다.
또한 김남주 시인의 30주기를 추모하는 두 번째 특집 '김남주 시인 제30주기를 맞아'도 마련됐다. 이승철 시인이 김남주의 시가 1980대의 엄혹한 공간에서 어떻게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무릅쓰고 그의 시를 알려왔는지 기록했다.
이번 호에는 '올해의 신인상' 당선작 발표도 담겼다. 광주전남 '작가'의 2024년 신인상은 문은희 시인이 '살피꽃 길 따라 걷는 걸음 위에서' 외 1편의 작품으로 당선됐다.

◆문학들 겨울호(통권 78호)='문학들'의 이번 호 특집은 현실의 고통 속에서 자기 존재의 증명을 고단한 글쓰기로 수행하고 있는 작가들의 '글쓰기, 노동, 생계'를 살펴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작가인 동시에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가졌던 문인들의 삶과 노동 환경을 돌아본다.
'장소들'에서는 김서라가 '복암역의 이미지 그리고 화순탄광'이라는 주제로 화순의 탄광촌을 둘러본다. 쇠퇴한지 오래돼 조용한 탄광촌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확인한다.
'뉴광주리뷰'에서 김동춘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둘러싼 갈등을 논의한다. 한국에서 기억과 기념이 어떻게 억압받고 굴절되는지 살펴봄으로써 한국 정치사회의 심층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이야기들' 코너의 '약물과 함께하는 삶과 죽음'은 약물 이슈를 게이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경험·문화·현상으로 다룰 필요가 있음을 직시한 소수의 인원이 시작한 연구모임 'POP(Power of Pleasure)'를 소개한다.

◆시와사람 겨울호(통권 114호)=이번 호 '시인카페'에는 광주의 중진 서연정 시조시인의 시 세계가 소개됐다.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부터 광주의 역사성까지 넓은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또 박태일 경남대 명예교수는 '전남·광주 지역문학사'에서 해방 정국 당시 호남·지리산 지구 전투사령부 제3연대 부연대장을 지냈던 김종문(1919~1981) 시인을 발굴했다. 이 외에도 '주제로 읽는 한국 현대시', '이 시집을 주목한다', '지난 계절의 좋은 시' 등의 코너에서 다양한 작품을 짚어본다.
'시와사람'은 오는 6월 광주에서 전국계간문예지 편집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학춘추 겨울호(통권 129호)=이번 겨울호는 2025년을 맞이해 독자와 작가들의 새해 인사를 전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첫 번째 특집에서는 강우식 원로시인, 노창수 한국문협 부이사장 등 10명의 명사들의 신년 휘호를 담았다. 이어지는 특집에는 권남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의 문학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권 이사장은 한국 수필 문단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문학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세 번째 특집은 '왜 문향 호남인가' 시리즈의 다섯 번째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호에서는 '전환기 우리 문학의 흐름과 호남'이라는 주제로 호남 문인들이 문학의 각 장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전통문학을 현대문학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 과정을 고찰했다.
제127회 문학춘추 신인작품상 당선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김순애, 박찬규, 홍은 당선자는 특유의 신선하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시 세계를 펼쳤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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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동심을 끄집어내 인간을 이해시키는 장르" 동화는 다양한 문학장르 중 의미와 상징이 풍부하고 분명하며 효과적으로 짤 짜인 이야기이자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분야로 '모험 플롯'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이성자 동화작가는 최근 '국제PEN 광주' 22호에 실린 '뜻밖의 선물, 아동문학에서 찾아라- 모험 플롯의 전형은 동화'라는 소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그는 "그림 형제가 수집한 '세 가지 말'은 모험 플롯의 원형적 모형"이라며 "독자들의 초점은 아들이 떠나는 것, 즉 여행에 맞춰지는데 아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보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얼개"라고 주장했다.그는 효과적 모험 플롯 창조를 위해 주인공과 힘께 모험을 떠날 것과 흥미로운 상황에 관심을 집중할 것, 설득력의 결정 요소는 믿음, 주인공과 모험 자체를 즐길 것 등을 주문했다.또 "동화 속 모험 이야기는 시간의 연결고리와 다음에 주어지는 사건에 주된 관심을 보인다"며 "이는 등장인물의 정신적 측면을 고양시키는 내면의 인식이나 성찰 등은 일부러 보이지 않고 다만 이야기의 과정을 보여주는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소설을 동화로 각색한 조나단의 '걸리버 여행기'에서도 인간을 작게 또는 크게 확대해 들여다볼 때 그 불완전함과 역겨움 등을 충분히 표현했다"며 "이처럼 동화 속 모험 이야기에서는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대한 설득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각, 청각, 후각의 감각까지를 완전하게 제공하며 결국 모험 이야기는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푹 빠져 함께 여행을 즐기며 인간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한다"고 역설했다.그는 "동화 속에서는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동심을 불러내어 인간에 대한 고민을 찾는다"며 "오늘날처럼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려면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이 필요한데 그 비판력과 통찰력은 결국 인문학적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으며 인문학의 기본은 아동문학에서 출발한다"고 피력했다.이성자 작가는 영광에서 태어나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동아일보신춘문예와 어린이문화신인대상 문학부문에 당선됐다.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계몽아동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지은 책으로는 '너도 알 거야',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등 다수가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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