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서 다큐멘터리 3부작 방영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ICHCAP)와 함께 공동기획·제작한 '위대한 유산, 남아시아'가 오는 11일과 12일, 18일 밤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영된다.
'위대한 유산, 남아시아'는 아시아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와 증진을 위해 사라져가는 남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을 기록한 특집 다큐멘터리로 총 3부작으로 구성됐다.

이번 '위대한 유산, 남아시아'는 세 기관 간 협력의 네 번째 결과물이다.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3개국의 무형문화유산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각국의 정부와 NGO, 교육기관 등과 협력해 2년간 조사와 촬영을 진행했다.
먼저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1부 '담벼락에 그린 전설-네팔 미틸라 회화'는 전설로만 남은 '미틸라 왕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벽화 문화 '미틸라 회화'를 다룬다. 네팔 남부 자낙푸르 지역에서 네팔 힌두교의 큰 축제인 '티하르 축제'를 앞두고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이 협력해 미틸라 회화를 그리고, 전통축제 티하르를 즐기는 5일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어 12일 방송되는 2부 '오늘도 무대 위에서-스리랑카 줄인형극 루카다 나트야'는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루카다 나트야'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오는 18일 방송되는 3부 '기후위기를 이겨낸 물 위의 농장-방글라데시 수상 농장'은 방글라데시의 전통 농업 방식인 '수상농업'을 통해 기후변화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지역 사회의 지혜와 노력을 조명한다.
매력적인 남아시아의 무형문화유산을 기록한 EBS 특집 다큐멘터리 '위대한 유산, 남아시아' 3부작은 EBS 누리집에서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위대한 유산' 프로젝트는 ACC가 조사와 연구, ICHCAP은 국가별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EBS는 영상 촬영과 프로그램 제작을 맡아 각 기관의 전문성을 결합했다"며 "도시화와 서구화 속에서도 명맥을 이어가는 아시아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으며 단순한 다큐멘터리 방영을 넘어 ACC의 전시와 교육 사업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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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창조물이 사라진 후···'우리'가 남았다 ACC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 4막에서 관객들이 관측도구를 통해 가상의 일식을 체험하고 있다. 야산의 구덩이에서 빛이 나고, 발 밑으로 검은 물이 밀려들며 하늘에는 거대한 태양이 뜬다. 세상이 창조되는 7일의 시간, 관객은 무대 위에서 재현된 신화를 직접 목도하지만 창조된 모든 것이 사라진 후 암전에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예술극장 극장 1에서 오브제 연극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를 선보였다. 대사 없이 오브제와 퍼포머의 움직임만으로 오월 광주의 본질을 조명하려 한 작품으로 7일간의 천지창조와 7일간의 종말을 극의 구조로 활용했다. 연출은 연출가 적극, 음악감독은 신원영과 해미 클레멘세비츠가 맡았다.극장에 들어서면 관객들은 객석 없는 무대로 바로 올라선다. 무대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원형 관측도구가 줄지어 서 있고 멀리 정면으로는 거대한 원형 나무 스크린과 빛을 상징하는 구조물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관객들은 진행요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스크린 가까이로 걸어간다. 무대 바닥 리프트가 층층이 올라가 있어 마치 산을 오르는 듯하다. 단차를 통해 만들어진 거대한 구덩이 앞에 서면 암전되고 극은 시작된다.1막 '빛이 있으라'는 광주교도소 인근 야산을 재현했다. 구덩이 속에서 퍼포머들은 전선다발로 얽힌 전구를 이리저리 들다가 쓰러진다. 1막은 빛과 통증, 감각에 집중해 다양한 움직임과 도구들을 선보인다. 극의 설정은 메이의 소설 '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속 '사람들이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서 어느 날부터 갑자기 환하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는 문구에서 인용했다.1막이 마무리되고 관객들은 처음 있던 장소로 다시 '산'을 내려가고, 구덩이가 있던 야산은 무대리프트가 내려가며 평평하게 사라진다.2막 '물과 빈 공간이 있으라'는 금남로와 충장로를 표현했다. 모포를 들고 얼굴을 가리고 있는 퍼포머들에게 다가가면 거대한 검은색 비닐 튜브가 관객들 사이를 비집으며 지나간다. 비닐 튜브는 거대한 물길 같기도, 성난 사람들의 물결 같다가도 퍼포머들이 튜브에 칼질을 하는 순간 바람이 빠지며 힘을 잃고 만다.ACC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 3막에서 장교복을 입은 퍼포머들이 풍물을 연주하고 있다.3막 '땅과 나무가 있으라'에서는 김복만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풍물패가 나선다. 동유럽의 장교복을 입고 풍물을 치는 이들은 마치 군대가 대오를 변경하며 진법을 짜듯 무대 위를 이리저리 밟고 다닌다. 연주가 마무리되는 순간에는 패트병 다발로 엮인 줄이 한데 모아져 거대한 탑을 만든다.4막 '해와 달과 별이 있으라' 에서는 6m 지름의 거대한 원형 스크린이 '태양'이 된다. 관객들은 5·18 희생자의 흑백사진을 관측도구에 설치하고 1.5㎝ 크기의 찰흙 달 모형을 이리저리 움직여 가상의 일식 현상을 확인한다. 관객들은 희생자의 눈 속에서 재현된 일식을 통해 시간과 죽음의 거리를 뛰어 넘는다.5막 '새와 물고기가 있으라'는 전일빌딩의 헬기사격을 재현한다. 육중한 물고기 모형이 기계의 힘을 통해 하늘 위로 올라가고 관객들이 추앙하듯 이를 바라본다. 그러다 어지럽게 울리는 총성과 함께 핀조명이 무대 곳곳을 때리며 점멸한다.ACC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 6막에서 5·18 희생자들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선보이고 있다.6막 '동물과 사람이 있으라'는 노아의 방주를 패러디해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선보인다. 배가 띄워지는 강가는 도청의 분수대가 되고 광주의 희생자들이 극중극에 참가하기 위해 여러 동물로 분장한다. 성악을 전공하고 싶던 여고생 현주는 토끼를 맡고, 이마에 총을 맞아 죽은 임신부 미애와 뱃속의 아이는 캥거루로 출연한다. 자살한 공수부대원은 갑옷처럼 찰랑거리는 망토를 매고 닭처럼 무대를 활보한다. 음악감독인 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직접 관객 사이를 지나다니며 기타를 연주하고, 45년의 시간을 지나 무대를 뛰어다닌 희생자들은 기념촬영을 끝으로 퇴장한다.7막의 인터미션 이후 8막의 종말에서는 극이 진행되며 무대에 설치된 창조물들이 역순으로 철거된다.ACC '어디로나 흐르는 광주''어디로나 흐르는 광주'는 고정된 객석 없이 관객이 직접 공간을 이동하며 관람하는 오브제 연극이다. 관객들이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새로운 감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고, 각자의 해석에 따라 작품을 '신화의 재구성'으로 혹은 '광주의 재조명'으로 느낄 수도 있다. 관객이 서 있는 무대 위에서 7일간 천지가 창조됐듯,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광주에서는 45년 전 비극이 써 졌다. 무대 위 구조물이 사라지고 텅 빈 무대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신화를 목격하고 진실을 알고 있는 관객이, 우리가 남아있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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