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0.778

입력 2024.12.05. 14:20 김현주 기자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합계출산율이라 한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78명이다. 여성 한 명이 낳는 아이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합계출산율 하락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4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 2018년 0.98명, 2019년 0.92명, 2020년 0.84명, 2021년 0.81명, 2022년 0.778명으로 그야말로 인구소멸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없어지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당연히 국가 차원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따라붙었다.

실제로 정부는 수십 년간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쳤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책의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새해가 되자마자 정부는 물론 인구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가 앞다퉈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냈다.

정부가 출산율 반등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출산지원금과 성장주기별 양육지원금 지원이다. 광주시도 올해부터 만 2세 미만 아동 보육을 위한 부모급여 지원금을 인상했다.

전국 모든 출산·양육 가정에서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현금성 지원책의 효과는 미미하다. 브레이크 없이 하락 중인 합계출산율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현금성 지원책은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듯 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사회가 양육 부담을 함께 짊어지고 돌봄 시스템이 확립돼야만 현금성 지원책의 효과도 더 커지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모들 역시 다양한 출산·양육 수당과 더불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를 낳고도 직장에서 소외·배제되지 않고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 일과 아이를 키우는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일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데 소홀함이 생기지 않는 환경 등이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여성의 한 사람으로 마음 놓고 출산의 기쁨과 양육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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