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광주비엔날레, 현장서 어떤 작품이 반응 좋을까

입력 2024.11.12. 15:01 김혜진 기자
■도슨트 추천 작품 8선
사유의 장 제공하는 작업물과
시각적 아름다움 지닌 작품 등
다양한 전시물, 관람객과 소통
하루 다섯번 정기 해설 운영
QR 작품가이드도 마련 '눈길'
비앙카 봉디 작 '길고 어두운 헤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 개최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 관람객들을 매일 만나고 있는 도슨트들이 호응이 좋은 8작품을 각 전시실 별로 추천한다.

사유의 장을 제공하는 작품부터 아름다운 미감을 드러내는 작품까지 다양하다.

도슨트 전시해설은 별도의 예약 없이 매표소 앞에서 선착순 20명 내외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전 10시·11시, 오후 1시·2시·3시 등 총 5차례 운영된다. 도슨트 해설 외에도 작품마다 QR코드를 찍으면 국영문 오디오 작품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피터 부겐후트 작 '맹인을 인도하는 맹인'

◆1전시실

피터 부겐후트(Peter Buggenhout)의 '맹인을 인도하는 맹인' 연작은 피터르 브뤼헐 더 아우더(Pieter Brueghel de Oude)의 작품에서 차용한 제목이다. 잘못된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을 묘사한 브뤼헐의 그림처럼 부겐후트는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욕심을 지적하며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형상을 만들었다.

노엘 W.앤더슨 작 '흑인 연가를 위한 반론'

◆2전시실

노엘W.엔더슨(Noel W. Anderson)은 사운드 설치 작품과 함께 세 점의 테피스트리 작업 '흑인 여가를 위한 반론'을 선보이고 있다.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에서 영감을 얻어 태피스트리를 제작하고 영화에서 목사 역을 맡은 가수 제임스 브라운의 목소리에 판소리의 북 소리를 얹었다. 흑인 남성의 정체성 개념이 변화하는 그의 작업에서 제임스 브라운의 목소리는 한국 서민의 울분에서 비롯한 판소리와 닮아 이질적이면서도 이질적이지 않게 느껴진다.

케빈 비즐리 작 '현장모듈(신시사이저)'

케빈 비즐리(Kevin Beasley)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션으로 제작된 '현장 모듈(신시사이저) I' '현장 모듈(신시사이저) II'를 통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넓은 미국 땅에 살며 이주를 거듭해 20세기 초중반에 도시로 정착한 미국의 많은 흑인 가족에 대한 기록이다. 천이라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소재에 깃든 노동의 흔적을 들여다본다.

해리슨 피어스 작 '원자가'

◆3전시실

해리슨 피어스(Harrison Pearce)의 '원자가(Valence)'는 부드러운 실리콘을 자극하는 금속성 탐지기의 접촉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유기체와 기계의 끊임 없는 상호변형을 보여준다. 금속 프레임과 기계 구조 안에 있는 실리콘 덩어리가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심장 박동이나 호흡과 같은 신체 리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4전시실

4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비앙카 봉디(Bianca Bondi)의 '길고 어두운 헤엄'. 이 작품은 소금물을 이용한 화학 반응을 이용함과 동시에 일상적 사물을 대치해 극적인 두 세계를 연결한다. 신발을 벗고 올라간 작품 위에서 관람자들은 현실 너머의 세계를 순간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주라 셔스트 작 '초심자 III 가장 짧은 밤의 전야'

주라 셔스트(Jura Shust)의 '초심자 III: 가장 짧은 밤의 전야'는 자연과 소통하던, 고대 전통을 수행하는 영상 속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영상이 상영되는 중 송진으로 가둔 나무 기둥과 정시장 바닥에 흩뿌려진 침엽수 잎은 사람이 죽은 뒤 나무로 들어간 영혼이 나뭇잎을 모두 떨굴 때까지 그곳에 머문다는 믿음을 상징, 해당 공간을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으로 만든다.

미미 박 작 '발광하는 우리'

◆5전시실

미미 박(Mimi Park)의 '발광하는 우리(Shining Us)'는 작은 오브제로 연결된 소우주를 상징한다. 가볍게 여겨지기 쉬운 일상적 사물이 한데 모여 형성한 작은 세계가 호기심을 갖게 만들며 작은 것들을 보듬는 시선을 만든다.

하십 아흐메드 작 '주식 날씨III'

하십 아흐메드(Haseeb Ahmed)의 '주식 날씨III(Stock Weather III)'는 글로벌 경제와 날씨를 연결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사건으로 이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주식 거래소의 데이터 속 숫자가 오르내리는 것에 따라 모래밭 위를 돌아가는 날개의 속도가 변화하며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한 주식이나 날씨 등에 우리가 매달리는 이유를 묻는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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