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선진국 함정 그리고 '쉬었음' 청년 증가

입력 2024.12.03. 15:46 최소원 기자
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인재영입이사
석성민 한국청년위원회 인재영입이사

한국은행에서 2일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사람의 10명 중 3명은 25세~34세의 청년층으로 지난해보다 약 8만 6천 명으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해 42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구조적 요인과 고용 상황 자체가 나빠진 경기 요인이 모두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중 20대 이하 신규 채용 일자리는 145만 4천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 6천 개, 8.6% 줄었고 30대 임금 근로자의 신규 채용 일자리는 107만 개로 작년 같은 기간 113만 5천 개보다 감소했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8개월째 수직 하락하며 14만 8000명 대로 추락하였고 건설업 취업자 수는 시국 직격탄을 맞아 11년 만에 최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244만 5천 명으로 역대 10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60세 이상은 25만 7천여 명 증가하면서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편에서 주장하는 '중장년 세대들이 일자리 시장에 버티고 있어 청년세대들이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주장이 과연 사실일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중장년 노동시장의 현황과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55세 이상 근로자는 경비원, 청소부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 분야' 근로자가 14만 8023명에서 27만 8085명으로 13만 명 넘게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공공·행정 등 단순 일자리 취업자에서 1만265명에서 10만2302명으로 10배가량 증가하였다.

정년퇴직 연령이 정해진 기준보다 사회 분위기와 기업 내부의 사정으로 앞당겨지면서 퇴직자들은 전문 분야가 아닌 단순 직무로 몰리게 된 이유는 고용시장에서 그나마 빈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빈자리가 많다는 것은 취업시장에서 그만큼 매력 없는 분야라는 말과도 같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급증하면서 그나마 부족한 내국인 일자리마저 부족해지는 현상을 주장하는 입장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굳이 첨부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내국인이 가장 기피하는 직군으로 집중되어 몰려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은 29일 고교생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만 '건설 분야로 취업(또는 대학, 대학원 진학) 할 생각'이라고 답했으며, 건설과 밀접한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1006명 중 19%만 '건설 관련 분야로 취업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비단, 건설 분야뿐만이 아니다 제조 공장 등에 대한 취업 기피 사유 또한 대등소이하다.

대한민국 산업을 중추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매우 중요 직업이란 핑계로 기피 원인에 대한 환경개선 없이 무작정 청년세대들에게 '의지박약론'을 앞세워 취업을 강요할 수도 없다.

'학벌이 곧 미래 명함'이라는 치열한 교육열 속에 진화한 그들은 현재 인류 역사상 가장 지능이 높고 똑똑한 세대들이다. '이런 직업을 얻으려고 그동안 노력한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에도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현재 '저성장 선진국 함정'에 빠져있기 때문에 신인류들의 선진국형 직장 니즈(일과 삶의 균형)를 충족시켜줄 자리는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백수생활을 지속할 수 없는 청년들은 일단 무작정 취업하고 보자 심리가 강하기 때문에 회사와 직업에 대한 애착이 크지 않아 쉽게 이직을 하거나 또는 염두에 두고 있는 과정 속에 목표했던 방향 키까지 잃어버리며 '쉬었음' 청년이 증가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구조적인 본질을 파악하여 보여주기식 외형 확장이 아닌 내실을 우선시하라 정치계에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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