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거부하면 되는 거였구나, 진작 말해주지"

입력 2025.01.07. 17:56 김종찬 기자

윤석열의 체포 불발 소식에 박근혜를 재평가하는 밈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밈'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하나의 콘텐츠로, 윤석열이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하는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와 현 사태를 비교한 조롱성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냥 거부하면 되는 거였구나'라는 제목과 함께 박근혜가 눈물 흘리는 모습의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사진 아래에는 '진작 말해주지 시X'이라는 짧은 문장이 덧붙여 작성돼 있다. '박근혜가 모범 대통령으로 보일 정도라니'라거나 '그나마 박근혜는 법을 만만하게 보진 않았던 것인가', '박근혜, 최서원을 재평가할 일이 생기네', '박근혜도 참 불쌍하다' 등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이같은 밈은 지난해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현직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국회 투표 때도 인터넷에 떠돌았다.

당시 누리꾼들은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마주 보고 앉아 있는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속 박 전 대통령은 "나도 (계엄은) 생각만 했어"라는 대사가 적혀 있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윤 대통령에게 "저기가 서울 구치소예요"라고 알려주는 풍자물도 게시됐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면되기 전 검찰 수사와 헌법재판소 출석은 모두 거부했으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이후에는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 집행에 응했다. 앞서 노태우·전두환·이명박 역시 퇴임 이후 구속됐고, 발부된 영장 집행에는 저항하지 않았다.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가 오히려 착해보이는 시기를 만났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광주시민들의 아픔이 묻어나는 '비상계엄'을 아무렇지 않게 선포한 것도 모자라 입법권을 말살하려한 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행정부 수반이라는 것이 창피하기까지 하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 모두가 연이어 터진 이번 사건들로 깨달았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내편 네편으로 나눠 싸우는 것보다 후보자가 가진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생각과 추진력, 한 개인으로서의 인성 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말이다.

우리는 지금 통한의 시기를 살아내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될지, 기각될지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다음 대통령선거에서는 당리당략이 아닌 인물만을 보고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쳐간다.

김종찬 취재3본부 차장대우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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