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내내 주민 일상 유지에 최선
출·퇴근길 1인 시위 및 달리기도 진행
타격 입은 지역 골목상권 살리기도 노력
“착한도시 서구부터 진정한 봄 준비할 것”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광주지역 기초자치단체장도 빛을 발휘했다. 도시브랜드를 '착한도시 서구'로 정하고 선한 영향력 확산에 힘쓰는 중인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122일간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내내 서구 주민들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움직였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시청에서 열린 긴급 연석회의에 참석해 반헌법적 계엄령 선포는 무효임을 확인했다. 이후 구청으로 복귀해 4급 이상 간부회의를 소집, 간부 공무원들에게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일상 유지를 위해 공직자로서의 소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장 대거 이탈로 불성립됐을 때는 탄핵을 촉구하는 1위 시위에도 나섰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매일 출·퇴근 시간 피켓시위를 진행하자고 전국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들과 뜻을 함께한 것이었다.
법원이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했을 때는 정의란 무엇인가 묻기도 했다.
또 민주주의를 짓밟고 민생을 파탄에 빠뜨린 내란수괴가 버젓이 활보하는 세상을 두고만 볼 수 없다며 다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수괴라는 표현을 사용해 자유대한호국단으로부터 국가공무원법 위반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100일을 맞았을 때는 절박함을 알리기 위해 출근길 달리기를 시작했다. 가만히 서서 하는 1인 시위로는 느슨한 탄핵시계에 경종을 울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소중한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다짐했고, 비·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일까지 총 16일간 출근길 달리기를 했다. 주말에는 탄핵촉구 100㎞ 달리기도 실시했다.
김 구청장은 탄핵 정국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지역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엄중한 상황이지만 골목상권을 위해 시민들과 공직자 모두 연말 송년회를 취소하기보다 의미있게 진행해 주라고 부탁했으며, 강기정 광주시장 및 나머지 구청장들과 의견을 모아 광주상생카드 할인율을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착한소비 선(善)결제 릴레이도 추진했다. 선결제 릴레이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1년에 1인당 50만원씩 지원하는 문화체험비 중에서 10만원을 2월 한 달 안에 서구 내 음식점과 카페 등 지역 자영업자들을 위해 먼저 사용하자고 한 것이다. 서구 공직자 수가 1천310명이므로 모두 10만원씩 사용할 경우 서구 골목상권에 1억3천100만원이 풀리는 효과가 난다. 김 구청장도 릴레이 첫 주자로 나서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2월 말 기준 문화체험비 사용 금액은 1억2천873만3천원으로 목표액의 98.2%가 사용됐다.
이외에도 SNS을 비롯한 온라인으로 효도를 한다는 의미의 이른바 '랜선효도' 게시글을 보고 틈틈이 자영업을 하는 주민들을 찾고 있기도 한다.
김 구청장은 "탄핵 정국이 끝난 지금부터는 오직 민생이다. 골목상권 살리는 일에 올인하겠다"며 "아직 혼란스럽지만 주민들이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세심하고 꼼꼼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 착한도시 서구에서부터 주민의 일상을 온전히 지켜내며 진정한 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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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떠올라 앉아 있을 수 없었다"···문인, 4개월간 뚝심 행보 "1980년 5월을 떠올리게 하는 밤이었습니다."문인 북구청장이 되돌아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심경이었다. 전국에 울려퍼진 비상계엄과 포고령 선포는 평화롭던 광주에 마치 총성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문 구청장은 "계엄 선포를 바라보면서 번뜩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활동에 대한 금지 명령이 있었지만 곧바로 5·18 단체와 종교단체, 학계 지도자, 정계 관계자 등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면서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의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비상계엄 해제 이후 문 구청장은 파격적인 행보로 인지도를 높였다.문 구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부터 파면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122일간의 여정 동안 매주 서울 집회에 참여했다.문 구청장은 "매주 서울과 광주를 오가는 길이 힘들 수 있었겠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에 끌려가듯 서울로 향했다"며 "현장을 가득 채운 2030 청년들과 곳곳에서 빛나는 응원봉을 바라보며 감동했고,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주먹밥을 나눠드리는 순간 나의 작은 행동은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문 구청장은 계속해서 뚝심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가장 인상적인 행보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청사 현수막 게첨이다.북구청사 외벽에 파면을 요구하는 대형 현수막을 게첨했고, 이에 따른 과태료가 3차례나 부과됐음에도 굴하지 않았다.게첨 기간 국민의힘 관계자들에게서 항의를 받고, 가로세로연구소의 고발을 당하며 수많은 압박을 받았지만 "파면이 될 때까지 흔들리지 않겠다. 극우 보수단체의 고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며 행보를 이어갔다.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이뤄진 직후에는 '국민의 승리', '성장과 통합의 길'이라는 현수막으로 교체하면서 기쁨을 함께하기도 했다.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보면서, 문 구청장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서 의견 피력의 중요성, 민의 대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문 구청장은 "지난 2016년 당시보다도 과격하고 대규모로 이뤄진 극우 단체의 행동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며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공직자의 신분이라 연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정치인 중 한 명이자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마땅한 목소리를 내고 국민을 대변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고 강조했다.문 구청장이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목표는 민생 안정이다.문 구청장은 "윤 전 대통령 파면이 이뤄졌고, 일정이 확정된 지금 개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며 "하지만 당장의 실리를 위해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문 구청장은 "계엄부터 4개월간의 암흑기를 겪었고, 대외 정세와 맞물려 민생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먼저 생각할 것은 민생 안정과 통합을 이뤄내는 것이다"고 말했다.이어 "수 개월간 연대를 통해 결과를 쟁취한 만큼, 앞으로도 진영 구분 없이 국민들과 함께 올바른 선택을 하고, 다시는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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