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묫자리' 찜한 당사자 불러놓고···'회원들 동의했다' 명분 만든 보훈부

입력 2025.09.03. 07:50 박승환 기자
"5·18 3 단체 간담회 2차례 진행, 동의" 해명
참석자 1명이 묫자리 찜한 당사자...셀프 동의
보훈부가 특정인 저승길 특혜 제공 용인한 꼴
광주 북구 운정동 일대에 조성된 국립5·18민주묘지. 1묘역 2구역에 2013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8년가량 5·18 유족회장을 역임한 정모씨가 자신의 안장될 자리를 선점해둔 모습.

국가보훈부가 세 곳의 5·18단체 회장들이 동의했다는 이유로 일부 5·18 유공자들이 국립5·18민주묘지에 자신들의 안장지를 선점해둔 것을 용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가보훈부는 '회원들이 선출한 만큼 회장이 단체 대표성을 갖는다'며 '묫자리 찜'이 회원들의 합의로 결정됐다는 입장이지만, 당시 회장 중 한 명이 안장지를 확보한 당사자인 만큼 억지 명분 만들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보훈부는 2015년과 2017년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두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일부 5·18 유공자들의 안장지 선점 문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서 국가보훈부는 지난 1997년 광주시가 5·18민주묘지를 조성하며 마련한 부부나 부자, 형제 등 가족관계인 경우 2기 연속 묘지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안장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안장지 선점' 역시 논의돼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는 두 차례의 간담회에 참석한 3단체장 모두 광주시 결정대로 운영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3단체장 모두 회원들의 선택을 받아 선출됐으므로, 회장의 판단이 대외적으로 각 단체 회원들 대다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찬성 의견을 표명한 3단체장 중 한 사람이 안장지를 선점해둔 당사자라는 점이다. 유족회장이던 정모씨는 5·18민주묘지가 조성된 1997년께 1묘역 2구역 78번를 안장지로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후 정씨는 2013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8년 가량 유족회장을 역임했으며, 이 기간 국가보훈부는 두 차례 3단체장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안장지를 선점한 당사자인 정씨가 단체 회장 신분으로 간담회에 참석해 '안장지 선점을 동의한다'고 셀프 승인한 것이다.

유족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회장이었던 정씨가 자신의 안장지 유지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지위를 활용한 것이다.

결국 정씨가 안장지를 선점한 당사자인 사실을 알면서 간담회에서 배제하지 않은 국가보훈부도 정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실상 정씨와 짜고 쳤다고 봐도 무방해서다.

이와 관련 무등일보가 안장지를 맡아둔 4사람 중 1명인 정씨가 두 차례 간담회를 열었을 당시 유족회장으로 자신에 대한 문제인데 특혜 제공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국가보훈부는 "묘지번호 부여자에 대한 사항은 개인정보에 해당돼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국가보훈부의 재량으로 특정 유공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국립5·18묘지 안장지 관련 반론보도]


2025. 9.3. '[단독] '묫자리'찜한 당사자 불러놓고…'회원들 동의했다'명분 만든 보훈부' 기사와 관련, 1997년 4월 15일 제정된 광주광역시 '5·18 묘지조례'는 제8조에 5·18묘지 안장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안장대상, 안장순서 및 지정 등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도록 규정했으며, 1997년 안장심사위원회 회의에서는'부부 간, 부모자 간, 그리고 형제가 각각 5·18 유공자일 경우 2기를 연속해 특별배분'하는 것으로 결정했던 바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편, 전(前) 5·18 유족회장 정 모 씨는"본인은 1997년 안장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사망한 5·18 유공자이자 형제인 동생의 옆자리로 안장지를 신청해 배정받았던 것이므로'법적 근거 없는 안장지 선점'이 아니다. 또한 2015년과 2017년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안장지 선점'을 셀프 승인한 바 없다"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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