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호남어천가'···당선되면 '나몰라라'

입력 2025.02.12. 20:00 강병운 기자
■조기대선 정국, 민주당 또다시 호남팔이
<상>대권주자들 우후죽순 호남행
조직정비·외연확장 수단 전락
지역 민심 불쏘시개로 활용해
역대 후보들 압도적 지지 불구
무관심에 지역 발전엔 '뒷짐'
"정책·비전 제시 행동으로 보여야"

조기 대선이 가시화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대선 유력주자들의 호남 민심잡기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역민의 반응은 부정적이고 싸늘하다. 선거 때만 '호남 몰표'를 요구하고 당선되면 지역발전과 현안에 대해 나 몰라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무등일보는 조기 대선 정국을 맞아 선거 전후가 다른 민주당의 행태와 함께 전문가들로 부터 지역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제언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내 대권주자들이 '호남어천가'에 집중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비판이 높다.

야권 잠룡들의 집중적인 광주·전남 방문은 대선을 위한 조직정비와 외연확장 및 본인에 대한 민심청취용으로 전락하고 있다. 호남에서 민주당 대선주자 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겠다는 몸부림으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광주·전남을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와 도전을 위한 불쏘시개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다.

호남민심을 얻기 위한 상징적 행보 보다는 호남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많은 정치인과 대권주자들이 정치적 고비마다 탁월한 선택과 집중으로 한국정치를 리드해 온 호남민심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 왔다. 하지만 정작 선거 후에는 지역현안과 발전을 도외시하는 반복된 행태에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

12·3 계엄으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확실시 되고 있는 모양세다.

이로 인해 민주당내 잠룡들의 지역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와 김두관 전 의원,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상임고문 등은 광주·전남 방문 일정을 마쳤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13일부터 1박2일 일정을 진행한다. 이들의 일정은 대부분 5·18 민주묘지 참배와 특강, 제주항공 참사 유족 간담회, 경제인 의견수렴 등 대동소이하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인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 되고 있다. 또한 탄핵정국 임에도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에 뒤지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지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들 정치인들이 선거철만 되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호남민심에 구애해 왔으나 실질적인 지역발전이나 정책으로 이어진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이고 진보정치의 본산인 호남민심을 선거때만 전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역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

과거 정권들도 호남민심을 정략적으로 이용했지만 배려는 부족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된 후 2003년 9월 지역 언론인들과의 오찬에서 "호남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찍었나요. 이회창이 보기 싫어 이회창 안찍으려고 나를 찍은 거지"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대선에서 노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95.17%, 전남에서 93.38%를 획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호남 홀대'의 당사자로 지목, '반문(反문재인)정서' 로 이어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2015년 초 당 대표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와 맞섰던 박지원 대표는 당시 TV토론에서 "문 후보는 청와대 비서실장 때 호남 인사(인선안)가 올라가면 다 잘라버렸다"고 주장한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19대 대선에서 광주에서 61.14%, 전남에서 59.87%를 득표했으나 전북의 64.84%에 이어 2위와 3위였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20대 대선에서 광주에서 84.82%, 전남에서 86.10%를 득표했다. 그러나 호남에 대한 정책과 인사에 대한 배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2기 지도부가 수도권과 영남라인으로 채워지고 광주·전남은 지도부에서 찾아볼수 없다. 이 대표체제에서 호남이 민주당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급격하게 전락하고 있다.

광주지역 한 의원은 대선 예비주자들의 '호남어천가'에 대해 "호남민심을 정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불과하다"면서 "유력 정치인들이 동진정책이나 중도확장 전략도 중요하지만 전통적 지지층을 홀대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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